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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배설물을 몸에바르고 살아가는 애벌레

아지빠 2005. 5. 22. 18:04
붉나무 잎을 개글스럽게 먹고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눈가림하는 이벌레가 자라고 나면 오배자를 만들어 내는 아주귀한 진디물이 생깁니다

 
자기 배설물로 위장하는 벌레 (붉나무의 독소와 짠맛을 즐겨먹는)귀한 벌레 6월쯤되면 오배자가 만들어 질것입니다
경희대 김성훈 교수팀

국내 연구진이 오랫동안 한약재로 사용돼 온 `오배자(五倍子)'에서 새로운 항암물질을 발견,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BK21 종양연구팀 김성훈 교수팀은 그동안 한방에서 혈전 치료에 주로 활용돼 온 `오배자'에서 새로운 항암물질(PGG.pento-O-galloyl beta-D-glucose)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PGG'라는 물질 이름은 첫 발견자인 김 교수가 붙인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국제특허를 출원했으며 논문은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발행하는 암 발생 연구분야 권위지 `발암(Carcinogenesis)'에 게재했다.

오배자는 옻나무과에 속하는 붉나무 잎사귀에 진드기가 기생하면서 변성된 `벌레집'을 말한다.

진드기 잎사귀에 기생하는 과정에서 색깔이 녹색에서 황갈색으로 변하는 이 벌레집 속에는 죽은 진드기와 진드기의 배설물들이 얽혀 있으며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들어있다.

오배자는 한방에서 주로 출혈이나 종양을 억제하는데 사용돼 왔다.

연구팀은 이번에 추출한 `PGG' 성분과 그동안 암환자들에게 사용돼 온 항암제 `NS398'의 효능을 비교한 결과 PGG 1 마이크로몰(μmol)이 NS398 10 마이크로몰과 비슷한 혈관생성 억제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PGG' 성분은 암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염증관련 효소 `콕스-2'를 억제하는 효과에서도 NS398에 비해 10배 가량 높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폐암을 발생시킨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PGG 4mg과 20mg을 각각 투여하자 종양크기가 각각 57%, 91% 가량 줄어들면서도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이 전혀 없었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김 교수는 "PGG의 항암효과가 혈관형성 및 콕스-2의 작용에 관여하는 유전자 조절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이 물질이 항암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돼 현재 미국의 미네소타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