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가 기술적 측면에서 한국 방어에 백해무익한 이유
한국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시스템을 자국 영토에 설치하기로 한 결정은 모든 동북아 지역에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한·중관계, 미·중관계 그리고 미·일·중 관계에 파장을 미칠 것이며 동북아의 모든 주요 국가 행위자들 사이의 관계를 엄청나게 긴장시켜 대북 공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 배치될 사드 방어 시스템의 능력과 한계에 관해 분명한 기술적 사실관계가 두 가지 있다. 첫째, 한국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적해 즉시 그 정보를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에 전달해주게 된다. 둘째, 사드 방어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중국은 이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고, 중국의 최고위 정치 지도부에 그 의미는 분명하다.
이 두 가지 사실은 사드의 능력에 대한 미국의 주장과는 명백히 배치된다. 미국은 중국을 안심시키는 성명을 내면서도 위협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모순되는 메시지를 준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에 맞서 억지력을 유지할 권리가 있음을 미국이 인정하는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미국의 성명들에 대한 중국의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고, 미국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 등에서 과연 믿을만한 파트너인지에 대해 중대한 의문을 야기할 것이다. 또한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다.
미 당국자들은 사드 레이더가 종말단계 모드로 설정돼 있을 것이어서 북한을 넘어서는 범위를 들여다볼 수 없다고 단언하지만, 불과 몇시간만에 레이더는 전진 배치 모드로 전환될 수 있다. 이 모드에서 레이더는 수천 킬로미터 밖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가속 단계를 감지할 수 있다. 이 레이더는 중국에 좀더 가깝다는 점만 제외하면, 미국이 일본에서 운용 중인 두 개의 X밴드 레이더와 정확히 똑같은 능력을 갖는다. X밴드 레이더들은 미국의 지상 기반 중간단계 방어(GMD)에 직접 연결돼 있다.
중국이 보기에 사드 레이더의 한국 배치는 미국이 탄도미사일 방어의 초점을 명백히 중국에 맞추고 있다는 뜻이다. 이 사드 포대는 일본에 있는 두 개의 X밴드 레이더와 요코스카에 배치된 7개의 미국 이지스함을 통한 미국의 기존 지역미사일방어 능력을 엄청나게 증강시킨다. 사드 미사일은 또한 중국에서 미국 본토의 서부나 중서부 지역으로 향하는 ICBM을 로켓 단계부터 추적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에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 시스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사드 레이더는 처음부터 미국 국가미사일방어와 직접 교신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미국은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레이더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지점에 모든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알래스카에 장거리식별레이더(LRDR)를 배치할 계획이다. 사드 레이더로부터 나오는 단서 정보는 LRDR과 그 외의 대규모 미사일방어 레이더의 필요성을 줄여줄 것이다. 탄두와 유인용 가짜탄두(decoy)의 차이를 식별하려는 LRDR의 임무에도 도움이 된다. 중국에는 이 점이 매우 위협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NMD 시스템의 중간단계 대항조치가 안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LRDR이 중국의 탄두와 유인용 가짜탄두를 성공적으로 구별할 확률은 매우 낮다.
이는 애쉬튼 카터 미 국방장관의 과거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카터는 탄두와 유인용 가짜탄두로부터 나오는 적외선 신호를 구분해야 하는 사드와 같은 미사일방어의 능력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결론내렸다. “적외선 감지기 상에는 똑같이 보이는 탄두 재진입체(RV)와 가벼운 유인용 가짜탄두 세트를 설계하는 것은 간단하다. 적외선 감지기가 이 둘을 구별해내게 할 근본적인 방법은 없으며, 진짜 탄두 재진입체와 가벼운 유인용 가짜탄두를 배치하는 데 원칙적으로 장애물은 없다.”
대기권보다 높은 곳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려고 할 경우 사드에도 같은 문제가 나타난다. 우리는 북한이 로켓 추진체를 여러 파편들로 나눠서 떨어뜨리거나 동력 비행을 완전히 마친 뒤 추진체를 빙글빙글 돌게 해서 추락시킬 경우 사드 요격 미사일들이 쉽게 무력화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북한은 올해 2월 광명성 4호의 발사 때 1단계 로켓 추진체를 조각조각냄으로써 이러한 기술을 이미 입증했다. 사드 요격 미사일들에 수많은 유인용 가짜탄두와 진짜탄두를 섞어버리면 모두 적외선 신호의 멀리 있는 점들로만 관찰된다. 카터가 설명했듯이 요격 미사일이 어떤 지점의 적외선 신호가 탄두이고 어떤 것이 유인용 가짜탄두인지 알아낼 방법은 없다.
시어도어 포스톨 교수(왼쪽)와 조지 루이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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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사드가 상층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기회는 매우 줄어든다. 사드 요격 미사일은 가속도가 늦게 붙기 때문에 대기권 공기가 탄두에 따라오는 유인용 가짜 탄두들을 태워버리기 전에 발사돼야 한다. 사드 포대가 수백기에 달하는 북한의 스커드, 노동 미사일보다 훨씬 적은 요격 미사일들(48기)을 갖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를 논외로 하더라도, 사드 부대를 한국 남쪽에 배치하기로 한 결정만 봐도 사드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시도가 쓸모없다는 점은 분명해진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서울 지역 방어는 패트리어트 포대의 추가 배치로 가능하다는 식의 어색한 입장을 취하게 된다.
미국의 사드 배치가 의미하는 것은 미국이 패트리어트를 자국 군인(미군) 보호를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사드 방어부대를 한국에 배치하도록 허락함으로써 한국은 두 가지 선택지 중에 최악의 것을 택하는 셈이 된다. 한국의 사드 부대는 북한 탄도 미사일을 막을 유용한 수준의 방어 방법이 되지 못한다. 또 중국에게 한국은 미국의 대중국 핵억지 관련 모의에 기꺼이 참여하는 동맹국으로 인식될 것이다. 최종적인 결론은, 한국에 유용한 어떠한 추가 방어 능력도 없으면서 한국과 다른 동북아 국가들에 엄청나게 더 적대적이고 위험한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시어도어 포스톨(MIT 석좌교수), 조지 루이스(코넬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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