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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물 세월호 참사와오버랩

아지빠 2014. 10. 7. 04:26

 

 

2010년 드라마 <대물> '대통령' 고현정의 발언 화제... 세월호 참사와 오버랩

"대통령직 걸고 승조원 구출 그게 내가 대통령된 이유니까"

"대통령직 걸고 승조원 구출그게 내가 대통령된 이유니까"

2010년 드라마 <대물> '대통령' 고현정의 발언 화제... 세월호 참사와 오버랩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구해드리지 못해 유감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최선이요? 지금 최선이라고 하셨어요?"

드라마 <대물> 속 주인공인 아나운서 혜림(고현정 분)의 남편은 카메라 기자다. 남편은 아프간으로 취재를 나갔다 반정부세력에게 피랍되어 목숨을 잃었다.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던 혜림에게 정부 관계자가 찾아와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함께 위로의 말을 건넨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 입에서 '최선'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혜림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일본 취재진은 모두 풀려났는데 우리 그이만 시신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근데 지금 최선이라고 하셨어요? 저깟 조화로 최선을 다하셨다고요?"

혜림은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바닥으로 내팽개쳐 버린다. 그리고 짓밟는다. 조화로 난장판이 된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앉아 혜림은 통곡한다. 옆에서 말리던 아이도 엄마 품에 안겨 엉엉 울고 만다.

"이딴 거 필요 없어, 갖고 가요. 내 남편 살려내라고요!"

"도대체 국가가 왜 존재하는 겁니까

 

드라마 속에서 남편을 잃은 고현정은 "최선을 다했다"는 정부의 말에 분을 삭이지 못한다. 이 장면은 세월호 참사 이틀 뒤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희생자 가족들의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당시 가족들은 호소문에서 "대한민국 재난본부에서는 인원 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으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 했습니다"라고 비판했고, 가족들이 제기한 의혹은 후에 사실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잠수사 532명 투입"... 실제론 76명뿐이었다)

참사 후 열흘이 지나도 살아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해경은 '구조 0명'이라는 수치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동시에 희생자 가족과 국민은 '국가가 누굴 위해 존재하느냐'고 정부에게 따져 물었다.

국가의 존재 의미를 묻는 건 드라마 속 고현정도 마찬가지다. 장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한 혜림은 라디오 생방송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프간에서 일본 취재진들은 다 풀려났는데, 왜 한국 취재진들은 풀려나지 못했을까요? 정부가 무능한 건가요, 미국 눈치만 보는 건가요? 이런 국가가 국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중략) 정부가 도대체 왜 존재해야 하는 겁니까?"

혜림이 대본에 없는 이야기를 꺼내자 녹음 부스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제작진이 바빠졌다. 놀란 표정의 담당 피디는 혜림을 향해 말을 그만두라는 수신호를 끊임없이 보낸다. 하지만 혜림은 개의치 않는다. 담당 피디를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다음 말을 이어간다.

"이 나라에 태어난 게 죕니까? 우리가 나라 없는 백성인가요? 국민들 목숨 하나 보호하지 못하는 나라가 도대체 왜 필요합니까? 대한민국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나라인가요?"

지난2014년 5월 8일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던 유족들이 결국 거리로 나온 날이었다. (관련기사:청와대, 대통령 면담 요청 거절 KBS 사장 "상처드려 죄송하다")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마친 이들은 '진상 규명'과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아스팔트 위에서 밤을 지새웠다.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품고 무릎 담요 한 장으로 추위를 견뎠지만 대통령은 끝내 만나주지 않았다. 이날 이후 유가족들은 거리를 떠돌았다. 그리고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 드라마 <대물>의 한 장면 국회를 지나다 비정규직 반대 시위대열에 합류한 혜림은 잠시 머뭇거리다 국회를 향해 쓴소리를 뱉어낸다. "왜 못 살렸습니까? 왜 구해주지 않았습니까?"라고 절규하는 혜림의 모습이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 회자되고 있다.

▲ <대물>의 한 장면 드라마 속에서 남편을 잃은 혜림은 국회를 향해 소리친다. "대한민국은 대체 누굴 위한 나라입니까.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은 선거 때 찍어주는 한표, 두표 표밖에 안 되는 겁니까?"

 

농성을 시작한 세월호 유가족처럼 혜림 또한 국회 앞에서 성토한다. 국회 앞을 지나다 비정규직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얼떨결에 합류한 혜림은 목이 찢어져라 외친다.

"대한민국은 대체 누굴 위한 나라입니까.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은 선거 때 찍어주는 한표, 두표, 표밖에 안 되는 겁니까? 개가 집을 나가도 찾는데, 이 나라 국민은 개만도 못합니까?"

"왜 못 살렸습니까? 왜 구해주지 않았습니까? 미군 여기자가 북한에 피랍됐을 때는 클린턴이 북한에까지 가서 구했는데, 똑같이 납치됐는데 일본 기자들은 살아서 돌아오고, 왜 우리 남편은 죽어 돌아와야 했습니까?"

드라마 속 '여성 대통령'은 "대통령직 걸고 구조하겠다"는데..

혜림은 남편을 지켜주지 못한 국가를 원망하다 정치인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임기 중에 중국 영해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하던 한국군 잠수함이 좌초돼 승조원들이 목숨을 버려야 하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굴욕 외교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승조원을 구해낸다. 구조대 파견을 반대하는 미국 측과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난 대통령직을 걸고 우리 승조원들을 구해야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더는 국가가 지켜주지 않는 국민들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그게 내가 대통령이 된 이유니까요."

우여곡절을 겪으며 임기를 마친 혜림은 퇴임식에서 정치를 이렇게 정의한다.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이 세 번이나 좌초된 지금 시점에서 곱씹어 볼 만한 대사다.

"정치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의 보다 나은 살림살이와 인간적인 생활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드라마가 현실이 될 수는 없을까.  정치  예언 드라마?

 

 

로이터 “박근혜 의심많은 리더십 슬픈한국 치유 장애”

박근혜 집중분석 “박, 세월호 참사 이후 좁은 이너서클 노출…전국이 슬퍼할때 지나치게 냉정”

최근 세월호 참사를 냉담하게 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해 유력 해외 언론사가 박 대통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주변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주목을 얻고 있다. 특히 그의 냉정함과 의심이 많은 리더십 스타일이 전국적으로 비통함에 잠겨있는 대한민국을 치유하기엔 장애가 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오후 올린 온라인판 ‘세월호참사 한국 대통령에 부담’(Ferry Disaster Weighs on South Korean President)이라는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나는 경험해봤기 때문에 가족잃은 슬픔을 아주 잘 안다”고 한 말을 들어 “이것(발언)은 보통 냉정한 62세의 대통령에게 있어서는 세월호의 침몰과 실패한 구조작업을 두고 전국적으로 분출한 분노와 비통함을 놓고 볼 때, 지나치게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측근과 분석가들 말처럼 전직 대통령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암살당한 비극적 과거에 뿌리를 두는 것처럼 보이는 박 대통령의 무심하고(냉정하고) 의심많은 리더십 스타일은 슬픔에 잠겨있고, 양극화한 나라를 치유하기엔 장애가 돼 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기사엔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도 인용됐다. 로이터는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소 여론개량분석센터 연구원의 말을 빌어 “그녀는 처음에 정말 좋은 몸짓(제스처)을 보여줬지만 나중에 그녀는 아예 부재한 것처럼 보였다”며 “그녀는 동정심을 더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도움이 됐겠으나 아마도 그것은 그녀의 진짜 스타일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대응이 지난해 2월 시작된 그녀의 임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 됐다”고 평가했다.

여권 내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도 이 매체는 실었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박 대통령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리더십을 보여주는 기회였는데, 이를 놓쳤다”며 “그녀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했어야 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뛰어들었야 했는데, 그녀가 그렇게 했다면 이런 혼란에 놓여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손수조 전 새누리당 의원 후보가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몇주일 동안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처럼 정치계산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혐오한다”며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를 즉각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있으면서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의 기원에 대해서도 로이터는 “과적을 했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했던 세월호의 침몰은 50년전 박 대통령의 아버지가 진행한 한국의 경제기적의 최악의 측면 일부를 압축한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부패’, ‘미약한 규제’, ‘느슨한 안전기준’이라고 제시했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의 좁은 인맥이 드러난 점에도 주목했다. 로이턴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내각에 장관을 임명할 수 없었을 때 박 대통령의 이너서클(핵심층) 규모가 작다는 것이 노출됐다”며 “두차례에 걸친 낙마 끝에 결국 그녀는 재임 총리를 붙드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로이터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의 말을 빌어 “이것이 그녀의 가장 큰 약점으로, 그녀는 아주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과만 바로 가까이에서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며 “그녀가 대선후보 때엔 보안과 신뢰상의 이유로 잘 작동했지만, 지금은 극심한 문제”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과거 모습과 현재의 성격이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로이터는 “학생시절 박 대통령은 평범함을 갈망했으며 대통령의 딸로서 드러나지 않으려 했다고 그녀를 가르쳤던 한 교사가 전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 시절 가족의 치과의사로 그녀와 테니스를 치곤했던 양영태씨는 “그녀는 참을성과 인내심이 강하다”라며 “일부 사람들은 그녀 리더십의 귀족적인 면에 초점을 두지만, 박 대통령의 고통의 흉터를 보지 못한다”며 “바로 이것이 그녀를 조용하게 하고, 말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후로 썼던 자서전에 담긴 측근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로이터는 “1993년 출간된 저서에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기에는 그녀가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자신의 가족에 충성스러웠던 것으로 믿었던 사람들에게 부친 사후 느꼈던 배신감에 대해 말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말은 자신의 마음속에 품은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내가 겪은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을 감추기 위해 말한다”고 쓴 책 내용을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했던 심리의 일단을 전하기도 했다.

“내 자신을 반성하고 밀어붙이지 않은 날이 없다…나는 내가 가진 소중한 시간에 이루고 싶은 것을 이뤄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을 끊임없이 밀어붙인다”

[0호] 2014년 09월 24일 (수)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