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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 모세의 기적

아지빠 2014. 4. 25. 10:52

 

 

                                                            오륙도 유래와전설에서 오륙에 포함되었든 거미섬(나암)과 오륙도 전경

                                                                                              만조시 나암의 모습

                                               

                                                                                     간조시 나암까지 길이 열린 모습

  

                                                                     나암까지 걸어가는 향토사연구위원 왕정문위원이 걸어가고 있다

                                       거미섬(나암)에 있는 해수표와 고기잡이를 끝내고 체온을 올리는 3종류의 가마우지들(가마우지,쇠가마우지.민물가마우지)

 

 

 메롱

부산판 모세의 기적

오륙도 인근 나암, 사리 때 너른 바닷길 열려

방파제축조로 최근 생성…미끄러워 주위 요구

 

 

혹시 나암이라 들어보셨는지? 열도처럼 늘어선 오륙도에서 우편으로 비껴난 작고 평평한 바위섬이다. 근래 이 돌섬이 조석 간만에 따라 바닷길이 열리고 닫힌다. 이른바 부산판 모세의 기적이다.

지난 14일 오후 1시, 며칠 물빠지기를 기다려 그 섬으로 걸어 들어갔다. 부산남구문화원 왕정문 향토사 연구위원이 길잡이를 맡았다. 오륙도선착장에서 해안가를 끼고 5분 정도 걸으면 나암 들머리. 폭 10여m, 길이 100m 남짓의 널찍한 바닷길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나암은 거미를 닮았다고 해서 주민들 입에서 입으로 거미섬 혹은 거무섬(거미의 사투리)으로 불리다 2011년 국토지리정보원이 나암으로 공식 명명했다. 국토포털사이트(www.land.go.kr)에는 ‘섬에 나무가 없고 기반암이 노출되어 있어 오래전부터 나암으로 부른다’고 적혀 있다.

마을 주민 몇몇은 일찌감치 섬 안으로 들어 와 참고둥 같은 해산물을 채집하고 있었다. 톳을 걷어 올리려는 아주머니도 보였다. 어망에 고둥을 한가득 쥔 어느 주민은 “물이 빠질 때 쯤 들어와 세 시간 가량 머물면 저녁거리는 충분히 건진다”고 자랑했다.

왼쪽으로 오륙도 6개 섬과 스카이워크가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바위섬에 앉아 나른한 봄볕을 쬐는 가마우지 떼들이 조금은 생경하다. 얼핏 보면 펭귄을 닮았다. 그 옆으로 일제가 박아 놓은 콘크리트 해수표가 서 있다. 해수표는 일제가 해안포를 발사할 때 조수차에 따른 수위를 기준으로 정확한 사거리를 환산하기 위한 기준점이다. 2차대전 때 대한해협을 건너올 미군 함대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서다. 용호동의 아픈 역사다.

나암에 이런 바닷길이 펼쳐진 것은 언제부터일까. 왕 위원은 ‘최근’이라고 했다. 2000년대 중반 백운포 방파제 축조 때 쓰였던 돌과 자갈들이 바람과 파도 그리고 몇 번의 큰 태풍에 밀려와 길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큰 바위를 제외한 돌들은 모두 방파제에서 흘러 왔을 것”이라는 게 왕 위원의 설명이다. “내 어릴 적에는 헤엄쳐 들어와야 했어. 그땐 조개, 가라비, 참멍게가 지천이었지. 돌 밑에 손을 넣으면 서로 엉겨붙은 낙지들이 걸려들곤 했어.” 그래서일까 섬이 생각만큼 검지 않다. 나암은 섬이 검다해 흑석도로도 불렸다.

바닷길은 나암 본섬을 목전에 두고 ‘사실상’ 끊겼다. 이틀 뒤가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사리. 옷 버릴 각오를 하면 건널 수는 있겠으나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칫 사고로 이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 때 보다 앞서 온 탓도 있지만 바닷길이 완전히 생겨나려면 꽤 세월이 필요해 보인다. 노둣돌 몇 개를 놔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 왕 위원은 “큰 태풍 두어 번 치면 길이 생길 것”이라며 웃는다.

나암으로 걸어 들어가려면 주위가 요구된다. 우선 물때를 잘 맞춰야 하고, 가장 좋은 물때라 해도 바닷물에 일부 옷을 적서야 한다. 그리고 장화 보다는 접지력이 좋은 운동화나 아쿠아샌들이 제격이다. 군데군데 바다이끼가 끼여 꽤 미끄럽다.

                   부산 남구신문  219호     사진 전소진 주무관   편집장 김 성 한 글

 

한 달에 두 번 오륙도 해안가 '모세의 기적'

조수간만 차 큰 음력 보름·그믐, 들머리~나암 100m 바닷길 열려

 

바다가 갈라져 생긴 나암과 해변 사이의 길. 남구 제공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해안가에 작은 '모세의 기적'이라 할 만한 바닷길이 생겨나 주목받고 있다.

23일 남구 용호동 오륙도 인근 해안. 오륙도 왼쪽으로 조그만 바위섬이 홀로 솟아있었다. 예부터 거미섬이라 불리던 이 섬의 공식 명칭은 나암. 나무가 없고 기반암이 노출돼 있다 해서 2011년 국토지리정보원이 명명했다. 들머리에서 나암까지 100여 m 사이에는 바닷물뿐이다. 섬으로 건너가려면 배를 타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 달에 두 번, 음력 보름(15일)과 그믐(29~30일)이 되면 거짓말처럼 바닷길이 드러난다. 이 때가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심한 사리이기 때문이다.

해안과 나암 사이에는 듬성듬성 바위가 놓여 있지만, 폭 10m가량 되는 길이 생겨 옷이 젖지 않고 섬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건 최근 일이다. 길이 갈라지는 비밀은 조류의 흐름에 따른 퇴적이다.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바닷물이 나암을 돌아나오며 섬과 육지 사이에서 부딪힌다. 이런 조류 흐름에 백운포방파제를 축조할 때 쓴 돌과 자갈이 밀려오고, 몇 번의 태풍이 지나면서 지금 같은 길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나암의 역사적 의미도 남다르다. 나암에는 해안포 발사 때 조수 차에 따른 수위를 기준으로 정확한 사거리를 재기 위해 만든 콘크리트 기둥 해수표가 서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일제가 대한해협을 건너는 미군 함대를 타격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또, 조선 시대에는 나암이 오륙도에 포함됐다는 견해도 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2014-04-23 20:29:39

 

 

 

[부산/경남동아일보]부산판 모세의 기적을 아시나요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왼쪽) 오른쪽에 위치한 나암으로 들어가는 길(동그라미 부분)이 생겼다. 보름과 그믐 때면 이곳으로 들어가는 바닷길이 열려 ‘부산판 모세의 기적’이라 불린다. 남구 제공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근처에 위치한 바위섬은 나암으로 불린다. 왼쪽으로는 오륙도 6개 섬과 최근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카이워크가 있다.

최근 이곳에서 이른바 ‘부산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관심을 끈다. 이 섬은 거미를 닮아 거미섬 혹은 거무섬(거미의 사투리)으로 불린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011년 나무가 없고 기반암이 노출돼 있다는 뜻에서 나암으로 이름을 붙였다.

해안에서 나암까지는 100여 m에 불과하지만 평상시에 건너가려면 배를 타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 달에 두 번, 음력 보름(15일)과 그믐(29∼30일)이 되면 바닷길이 열린다.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심한 사리 때 폭 10m의 돌과 자갈길이 드러난다. 인근 주민은 이 길로 나암에 들어가 참고둥과 소라, 톳 등 해산물을 채취한다.

길이 생기는 비밀은 조류의 흐름에 따른 퇴적으로 보인다. 왕정문 부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 근처 백운포방파제를 축조할 때 쓴 돌과 자갈 등이 조류에 밀려와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아픈 역사의 흔적도 있다. 일제가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해수표가 그것. 이는 해안포를 발사할 때 조수 차에 따른 수위를 기준으로 정확한 사거리를 환산하기 위한 기준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한해협을 건너올지 모를 미군 함대를 정밀 타격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판 '모세의 기적' 구경하러 오세요>

부산 오륙도 근처 '나암'까지 한 달에 두 번 바닷길 열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부산 남구 오륙도 근처에서 '모세의 기적'처럼 한 달에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24일 남구에 따르면 오륙도 오른쪽 해안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나암'이라는 작고 평평한 바위섬이 있다.

평소에는 이 사이에 바닷물이 들어차 있지만 음력 보름(15일)과 그믐(29∼30일)에는 물이 빠지면서 폭 10여m 규모로 돌과 자갈로 이뤄진 길이 드러난다.

덕분에 인근 주민은 모세의 기적을 이용해 나암까지 걸어 들어가 소라와 톳 등 해산물을 채취하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부터 시작됐다.

왕정문 부산 남구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 근처 백운포에 방파제를 축조할 때 쓴 돌과 자갈 등이 조류를 따라 나암 근처로 밀려 와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거미를 닮았다고 해 '거미섬' 또는 '거무섬'으로 불리던 나암에는 2차 세계대전 때 일제가 대한해협을 지나는 미군 함대를 타격하려고 사거리 측정용으로 세운 콘크리트 기둥인 '해수표'가 남아 있다.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