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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서 화산이 다시 폭발한다면(2018년8월4일기사)

아지빠 2011. 10. 8. 15:57

 



백두산 천지가 끓어오른다"…화산 폭발의 조짐 '최초 공개'

'살아 숨 쉬는 활화산' 백두산 천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실제로 한반도에는 아직 활동력이 있고 앞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활화산이 남아 있습니다. 한반도에 살아 숨 쉬는 화산 중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활화산은 바로 백두산입니다.

최대 깊이 380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화산 호수인 백두산 천지. 천지의 수면은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롭지만 물속의 상황은 좀 다릅니다.

지난 8월 첫날 백두산 천지의 또 다른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중국이 물속 수십 미터 깊이까지 들어가 탐사작업을 하고 그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 건데요. 고요한 수면과 달리 천지의 물속에서는 수많은 공기 방울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바위틈 구석구석에서도 하얀 기포가 뿜어져 나옵니다. 사실 이 공기 방울은 마그마 가스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입니다. 백두산이 지하에 활동하는 마그마를 갖고 있는 활화산이라는 증거이기도 하죠.

■ 2002년부터 들썩이는 백두산…수년간 계속된 화산 폭발의 조짐들

백두산이 폭발한 것은 지금부터 1072년 전인 946년입니다. 그때 생긴 구덩이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된 것이 백두산 천지인데요.

지난 2016년에는 백두산 폭발이 유사 이래 가장 강한 화산 폭발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그전까지는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때보다 더 많은 황 가스가 백두산 폭발 당시 분출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백두산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12cm 정도 융기했다가 가라앉은 백두산이 2015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섭씨 60도를 오르내리던 백두산 천지 주변 온천의 온도는 2015년 83도까지 오르며 뜨거워졌고 온천에서 채취한 화산 가스의 헬륨 농도는 일반 대기의 7배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지진까지 잇따르면서 전문가들은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제기해왔습니다.

■ 시뮬레이션했더니 끔찍한 결과가?…백두산이 폭발하면 위력은?

만약 백두산이 다시 폭발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946년 첫 폭발 당시 백두산의 화산재가 일본 홋카이도 지역에 5cm 넘게 쌓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당시의 절반 정도 양의 황이 분출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봤더니 하늘을 뒤덮은 화산 분출물로 인해 석 달 만에 북반구 평균기온은 0.5도까지 낮아졌습니다. 평균기온의 0.5도 하락은 굉장히 큰 기후변화를 의미합니다.

천여 년 전과 같은 규모로 폭발한다고 가정하면 그 결과는 더 끔찍합니다. 반경 60km 이내 지역은 순식간에 용암과 화산재에 파묻혀 쑥대밭이 되고 폭발 후 8시간이면 울릉도와 독도까지 화산재가 흩날리게 됩니다. 백두산 천지 아래에 있던 고밀도 이산화탄소가 대규모로 분출하면 인근 반경 50km 일대의 주민은 질식사 등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1986년 8월 21일 아프리카 카메룬에 위치한 칼데라호인 '니오스' 호수에서, 하룻밤 사이에 1700명이 사망하고 인근 동물이 모두 폐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호수 밑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반경 25km의 사람과 동물이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은 겁니다.

화산 폭발의 조짐만으로는 폭발 여부, 폭발 시기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귀로 듣고 흘릴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수년간 발견된 화산 폭발의 조짐들. 어쩌면 백두산 폭발은 '설(說)'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백두산에서 화산이 다시 폭발한다면...

- 기상청「백두산 화산 분화 시나리오」마련 -


기상청(청장 조석준)은 최근 백두산 화산의 폭발가능성이 대두되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가함에 따라「백두산 화산 분화시 피해영향과 범위」를 분석한「백두산 화산 분화 시나리오」를 마련하였다. 

최근 세계적으로도 화산 폭발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보도된 바 있다. 지난 ‘10년 4월 아이슬란드 화산분화로 유럽전역에서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올해 1월 일본 큐슈 남쪽 내륙에 위치한 신오메산 화산 폭발로 분화구 인근 1,0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하였다.

백두산은 그동안 화산활동이 멈춘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백두산 화산활동과 폭발시기가 거론됨에 따라, 기상청은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재해의 종류, 화산재의 확산 가능 경로와 영향 수준 등을 제시하였다.

10세기의 백두산 대분화에 대한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립기상연구소에서 마련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천 년 전의 규모로 백두산이 재분화한다면 지상에 영향을 줄 수있는 화산분출물은 용암류가 최대 15km 반경, 화성쇄설류 60km 반경, 이류 180km 이상, 암설류가 100km 이내로 주로 북한 지역과 중국 쪽에 한정되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남한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강해지고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등 간접적인 화산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정확한 화산재 확산 경로와 화산재의 농도 등에 대한 분석결과는 향후 다양한 조건과 방법을 이용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나,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당시 한반도 주변으로 북풍이나 북동풍이 발달하는 기상조건이 형성되어 있을 경우에는 남한 지역이 화산재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나리오 결과에 따르면 화산 폭발이 VEI 2 이하의 수준으로 발생할 경우 남한 지역에는 황사 주의보 또는 경보 발령 수준(400~800㎍/m3)의 미세먼지 농도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10세기의 백두산 화산폭발규모는 VEI 7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백두산이 재폭발한다면 시나리오의 결과보다 훨씬 강한 미세먼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기상청은 지난 2월 국내외 화산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화산대응 종합대책」을 이미 수립한 바 있다. 이번에 마련한 시나리오와 함께 백두산 화산 분화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백두산 화산 분화시 화산정보를 관계기관과 국민들에게 즉시 제공하고 신속하게 위기대응 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기상청은 국내․외 화산활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국․일본 등 국가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화산 공동 관측 및 자료 공유, 화산 및 화산재 확산 예측 기술 교류와 공동 연구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경제적․사회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 기사입력 2011.10.05.12:30 ]

 

 

다시 보는 ‘백두산 이상징후들’ 어떤 게 있나

2002년 이후 진동 급증, ‘내부 마그마 상승중’ 분석도

온천 수온 한때 상승, 가스 분출 등 갖가지 이상현상들

아직 오차 크고, 전체 그림 없어 분출전조 증거론 부족

백두산의 화산 분출 징후를 감시하고 그 가능성을 예측하려는 연구의 중심에는 백두산 땅속의 거대한 마그마 덩어리가 있다. 얼마나 큰 마그마 덩어리가 어느 깊이에서 어디에 모여 있고, 어떤 속도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백두산 화산 분출의 가능성이 얼마나 되며 분출 규모는 얼마나 될지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에서 화산 동향 관측이 본격화한 1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는 잦은 지진이나 온천 수온 상승 같은 여러 이상현상들이 계속 관찰되고 있으나, 아직 마그마의 거동과 관련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어서 화산 분출 가능성의 ‘언제, 얼마나, 어떻게’를 뚜렷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최신호(11월4일치)에서 북한의 백두산 관측 현장을 직접 찾아 취재하고 중국과 한국, 북한의 연구자를 두루 만난 뒤 그동안 제기됐던 백두산 이상징후의 증거와 이에 대한 학계 반응을 간추리는 북한 방문 취재기를 보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글에서는 사이언스의 보도 내용을 간추리고, 이와 관련한 국내 학자들의 얘기를 담았다.

사이언스 보도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백두산 마그마의 거동에 관한 그동안의 연구물이다. 그 중에서도 땅속에 흐르는 지전류를 탐사해 마그마의 규모와 위치를 추적하는 자기지전류(MT) 탐사방법과, 인공 폭발물을 일부러 터뜨려 생기는 지진파의 속도로 땅속의 구조를 추적하는 지진파 방법을 써서 얻는 자료들이 현재 주목받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아직 연구가 충분하지는 않다고 전제하면서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보면 백두산 지하에는 거대한 ‘마그마 방(magma chamber)’들이 납작한 물방울 모양으로 드문드문 아래 쪽으로 흩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략 6~8킬로미터 땅속에 마그마 방이 존재하는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기지전류(MT) 탐사방법으로 들여다본 백두산 내부 마그마의 거동 데이터 일례. 아직은 오차 범위가 너무 크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를 지닌 자료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 출처: 사이언스

사이언스 보도를 보면, 중국 과학자는 “(MT 탐사 결과로 볼 때) 수 킬로미터 밑에 마그마 방이 있다”고 말했으며, 북한 과학자는 “(독자적인 관측 조사를 해보니) 6킬로미터 밑에 마그마 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나라 과학자들은 “마그마가 상승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진파를 이용한 관측조사에서도 섭씨 1천도 안팎의 고온 마그마 때문에 지진파의 속도가 느려지는 이른바 ‘저속도 층’이 백두산 지하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현재 학계에서 신뢰도 높은 연구결과로 주목받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사이언스 보도에서도, 두 나라 과학자들은 마그마의 위기와 거동에 관한 자신들의 연구결과에 대해 아직은 공간 해상도가 매우 낮고 오차 범위가 크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충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초기 연구로는 의미가 있지만 너무 크게 의미를 두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국내 학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조문섭 서울대 교수는 “오차 범위가 워낙 크기 때문에 아직은 알기 힘든 상황”이라며 “여러 그림들이 많이 나오는데 사이언스에 보도된 것도 그것들 중 하나”라며 큰 의미를 달지는 않았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도 “(실제 상태를 직접 보여주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이용해 작성한 모델이자 시뮬레이션의 결과”라며 “더 심각한 상황을 전하는 다른 연구도 많으며 학계에서는 아직까지는 그리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도 “더 정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그마가 상승 중’임을 보여주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올까? 윤 교수는 “온천 수온이 오른다는 것은 열원인 마그마가 가까이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하며 온천 가스를 분석하면 마그마에서 나오는 헬륨 동위원소가 검출되는데 이런 것들이 2002년께 마그마가 일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물론, 마그마의 ‘상승’ 거동 가능성은 백두산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지진파나 지전류 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들에서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백두산 마그마의 위치, 규모, 거동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중국 쪽뿐 아니라 북한 쪽에서도 백두산 내부를 들여다보려는 정밀한 지구물리탐사가 국제협력 연구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지질학자 제임스 해먼드는 사이언스 보도에서 “백두산 내부의 완전한 그림은 지진계와 MT 탐사가 화산 전체를 가로질러 이뤄질 때에만 나올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북한 쪽에도 (더 정밀한 관측기기인) 광대역 지진계 8대가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그마의 거동보다도 더 일반인의 관심을 즉각 끌어모은 것은 지난 2002~2005년 시기에 백두산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던 이상현상이었다. 중국 과학자들의 얘기를 전한 사이언스의 보도를 보면, 이 시기에 중국 쪽 영토에 있는 백두산 지역의 지진계에서는 백두산의 흔들림이 매우 자주 관측되었으며, 그 진동의 원천은 백두산 지하 5킬로미터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도 제시했다. 절정기였던 2003년 5월에만 한 달 동안 500차례 넘게 진동이 관측됐다고 한다. 사이언스는 이 기간에 백두산은 평시보다 5배나 빠른 속도로 6.8센티미터나 솟아올랐다는 관측 결과도 인용해 보도했다. 지진계의 이상징후는 2005년 5월 이후 소강 상태가 되면서 평소 수준으로 돌아왔다.

중국 과학자들은 최근에도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백두산 천지를 둘러싼 가장자리 지역이 몇 센티미터 내려앉은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드물게 가스 분출 현상도 관측됐다는 보고도 나왔다. 백두산 온천수의 온도가 오르는 현상도 중요한 이상현상의 하나로 꼽힌다. 사이언스는 중국 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온천수의 온도가 지난해 섭씨 2도에서 3도로 올랐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두고서는 과학계 안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상현상의) 새로운 증거는 백두산이 활성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 학자들은 “화산 분출이 임박했다는 식의 공포는 지나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사이언스는 전했다.

백두산의 화산 분출 가능성을 주목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 ‘과거 전력’ 때문이다. 그동안 역사기록과 화산재층 연구를 통해, 대략 1천 년 전에 거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있었으며, 그 여파로 화산 분출 물질이 중국과 한반도의 동북쪽으로 3만3천 평방미터에 걸쳐 퍼졌고, 멀리는 일본까지 날아가 화산재가 쌓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사이언스는 이번 보도에서 1천 년 전의 백두산 대폭발을 소개하며 “과거 수천 년 기간에서 가장 거대했던 폭발”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의 규모에 맞먹는 정도”(탐보라 폭발 이후 지구촌에는 이른바 ‘여름 실종’라는 기후 사건이 생겼다)라고 보도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인류 역사에 문자기록이 있은 이후에 가장 큰 규모의 화산 폭발 사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백두산에서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폭발도 100년에 한번꼴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역사기록에서 확인된 것으로, 최근만 해도 1668년, 1702년, 1903년에 소규모 폭발이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 백두산의 상태가 화산 분출의 주기에 들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으며 이 때문에 백두산 화산 동향은 더욱 더 우려 섞인 관심을 끌고 있다.

조문섭 서울대 교수는 지나치게 주기설에 집착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한다. 그는 “1천년 주기설이 맞다면 현재는 1천년 규모 분출 주기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거대 폭발의 실제 주기가 2천년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연의 주기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인터뷰한 사이언스가 ‘1천년 주기설이 맞다면’이라는 단서 표현을 빼놓고 인용 보도해 자신의 말이 단정적인 말로 오해되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줄일 국제협력연구

1천 년 전과 같은 대분출이 백두산에서 벌어지면 동북아 지역에는 크나큰 자연재앙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백두산 화산 분출이 ‘언제’ 일어날지, 그것이 대규모일지 소규모일지는 현재로선 자료와 연구 부족으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국내외 학자들은 대체로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을 걷어내려면 우선 체계적이고 정밀한 백두산 관측 활동이 국제공조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백두산에 대한 본격 관측이 10여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가 부족하다는 게 큰 문제”라며 “지금까지와 다른 정밀한 모니터링이 중국과 북한 쪽에서 이뤄져 정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이 참여하는 국제협력 연구가 이뤄져야 국경과 지역을 넘어서 종합적인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시된다. 특히 주로 북한 지역에 쌓여 있는 백두산 화산 분출 물질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조문섭 서울대 교수는 “1천 년 전 백두산의 대폭발로 생긴 화산재나 화산분출물질이 북한에 쌓여 있는데 연대 측정이나 성분 분석 등을 통해 과거의 분출 규모, 성격,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며 “과거를 알아야 백두산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수 지질연 박사는 직접적인 시추탐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백두산 마그마 연구가 (간접 관측을 통한) 모형이나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것이라 실제값과는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이 아니라 증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마그마 가까운 곳까지 시추해 마그마의 거동을 실제에 가깝게 관찰할 수 있는 시추탐사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관찰 데이터, 그리고 화산과 마그마의 학술연구가 어느 정도 쌓여야만,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과학적 신뢰를 갖춘 분석과 예측, 그리고 대비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겨래BY 오철우    2011.11.09

 

 

백두산 화산 활성화 조짐 뚜렷” 예의주시해야 주장 제기

 

백두산 화산이 활성화하려는 조짐이 최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2009년부터 침강하던 백두산 천지 칼데라 외륜산의 해발이 지난해 7월부터 서서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윤 교수는 중국 국가지진국 지질연구소 활화산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전자 거리측정기(EDM)를 이용해 해발을 측정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상승한 해발이 1㎝에도 미치지 않지만 침강하던 백두산이 다시 융기를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윤 교수는 “백두산 일대에서 한 달에 수십에서 수백 차례 화산성 지진이 발생했던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도 외륜산 해발이 10㎝가량 상승했고 2009년 이후 점차 하강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1990년대 섭씨 69도였던 온천수 온도가 최근에는 최고 83도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그는 온천에서 채취한 화산가스의 헬륨 농도도 일반적인 대기의 7배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화산성 지진이 잦았던 2002∼2005년에도 헬륨 농도가 일반 대기의 6.5배가량 됐다. 윤 교수는 “해발, 온천수 온도, 헬륨 농도가 모두 상승 또는 증가하는 것은 마그마의 뜨거운 기운이 점차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백두산 화산이 활성화하는 조짐이 뚜렷한 만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백두산 폭발 가능성 99%라는데…대비 됐나?

그림-1

 

 

우리 민족의 명산으로 불리는 백두산이 심상치 않습니다. 여러분은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혹은 백두봉)의 높이를 아시나요? 제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해발 2천744미터라고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일제시대 때 측량한 기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 중국에서 통용되는 백두산(중국 명칭은 장백산)의 최고 높이는 2천750미터입니다. 80~90년 만에 6미터가 높아진 겁니다.

 

측정 방식이나 기준의 다름에서 비롯된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백두산이 아래로부터의 어떤 힘에 의해 실제로 조금씩 솟아오르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2009년부터 침강하던 천지 칼데라 외륜산이 융기를 시작하면서 백두산의 해발고도가 지난 해부터는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한국과 일본 연구팀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백두산 천지 주변에 산재한 온천의 온도가 10여 년 전만해도 보통 섭씨 60도를 오르내렸지만 최근에는 급격히 뜨거워져 83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온천에서 채취한 화산가스의 헬륨 농도는 일반적인 대기의 7배나 됐습니다.

그림-2

 

 

[월드리포트] 임상지질 전문가들은 해발, 온천수 온도, 헬륨 농도가 모두 상승 또는 증가하는 것은 마그마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며 휴화산인 백두산 화산이 활성화, 다시 말해 폭발할 조짐이 뚜렷해졌다는 증거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화산 분화의 전조인 지진도 2002년부터 간헐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슨 SF영화 같은 소리를 하고 있냐구요? 물론 조짐만으로 폭발 여부, 폭발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 귀로 듣고 흘릴 문제는 아닙니다.

일본의 화산전문가 다니구치 히로미쓰(谷口宏充) 도호쿠대학 명예교수의 주장은 심각하다 못해 음산하기만 합니다. 다니구치 교수는 리히터 규모 9.0이었던 2011년 3월 동일본 지진 때 생긴 판 운동의 영향으로 백두산이 분화할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니구치 교수는 백두산 폭발 확률이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다니구치 교수는 역사적으로 일본의 지진과 백두산의 분화가 시기적인 연관성을 보여왔다고 말합니다. 일본에 대지진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백두산이 대분화를 일으켜왔다는 겁니다.

그림-3

 

 

[월드리포트] 임상한국과 중국, 일본의 사료에 따르면 백두산은 1천1백여 년 전인 930년에서 940년 사이 대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그 폭발로 인한 피해가 발해의 갑작스런 멸망과도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왕운기'에는 해동성국 발해가 926년 멸망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정확한 멸망 과정을 제시하는 대신 '흑룡'의 출현 등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흑룡이 백두산 폭발 시 분출된 엄청난 화산재를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사학자들도 있습니다. 고대의 기록인 만큼 오차 가능성이 커 백두산 폭발로 발해가 화산재와 용암에 묻혀버렸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당시 1천6km를 날아간 백두산 화산재가 일본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에서 발견했다는 다니구치 교수팀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도 백두산은 잠자고 있지 않았습니다. 1373년, 1597년, 1702년, 1898년, 1903년, 1925년 등 6차례나 분화했고 그 때마다 조금 앞서 일본에서 대규모 지진이 있었습니다.

만약에 백두산이 실제로 폭발한다면 그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요? 1천 1백여 년 전의 규모로 폭발할 경우 반경 60km 이내 지역은 순식간에 용암과 화산재에 파묻혀 쑥대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폭발 후 2시간이면 양강도 혜산, 함경남도 신포, 함경북도 청진 부근까지 덮치고 8시간이면 울릉도와 독도에까지 도달합니다. 천지 지하에 응축되어 있던 고밀도 이산화탄소가 폭발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은 질식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폼페이 최후의 날이 21세기에 다시금 재연되는 겁니다.

그림-4

 

 

[월드리포트] 임상

▲ 백두산 화산폭발 시 예상되는 피해

60km를 벗어났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예상되는 피해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보겠습니다.

 

● 홍수는 중국으로

 

천지가 담고 있는 물은 무려 20억 톤이나 됩니다. 현재의 지형과 지질구조로 추측해보건데 백두산에 폭발이 일어나면 이 엄청난 물 폭탄은 북쪽 그러니까 길림성 쪽으로 쏟아져 들어갈 확률이 크다고 합니다. 천지를 둘러싼 외륜산 중 북쪽에 가장 깊은 골짜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골짜기로 물만 흘러내리는 게 아닙니다. 용암을 품은 진흙과 물이 함께 흘러내리는 라하르가 쏟아지면 그 지난 자리는 폐허로 변합니다. 실제로 길림성 일대에는 1천1백년전 폭발 때 흘러내린 라하르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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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재는 일본으로

[월드리포트] 임상용암이 물을 만나면 급속도로 식으면서 지름 2mm이내의 미립자 화산재로 변하는데 한반도가 편서풍대인 만큼 일본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잿빛 화산재가 눈처럼 쏟아지는 광경을 보게 되는 겁니다. 20km 상공까지 올라 간 화산재는 제트 기류를 타고 북위 60도 상공에 상당기간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 태양을 가려 약 2도 정도 기온을 떨어뜨리고 동북아 항공노선은 폐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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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은 북쪽으로

[월드리포트] 임상갑작스런 자연재해로 터전을 잃고 공황에 빠진 수십만 명의 북한 난민들은 북쪽 국경을 넘어 길림성 등 중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동북 3성에 여기저기 난민촌이 들어서고 이틈을 타고 수백만 명의 탈북자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른바 북한 급변사태입니다. 상상만해도 무시무시한 상황이 펼쳐지는 겁니다.

한중이 먼저 나섰습니다. 양국 지질 연구진은 공동으로 기초 탐사를 거쳐 2018년까지 백두산에 시추공을 뚫고 마그마가 흐르는 지하 10km 근방을 샅샅이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마그마가 있는 지하의 7km 깊이까지 구멍을 뚫어 조사하는 건 백두산이 처음입니다. 또 2017년까지 백두산 지하 1만 km³ 이상의 지역에 대해 3차원(3D) 지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한중일 동북아 3국은 백두산 폭발 문제를 애써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습니다. 매년 수백만이 찾는 백두산(장백산) 관광객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느라 중국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주저해왔습니다.(하지만 내부적으로 원자바오 총리의 지시로 비밀보고서를 작성하게 해 이른바 '장백산 급변 보고'를 만들어 뒀다는 설도 있습니다) 한국 역시 북한과의 긴장관계를 풀어내지 못하면서 이 문제는 항상 뒷전으로 밀어왔습니다. 역사 갈등으로 한, 중과 불편한 관계인 일본도 그동안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오히려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진을 파견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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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임상네팔 대지진 사망자가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재민은 8백만 명이나 됩니다. 여진 공포와 전염병 우려, 치안 불안에 30만 명이 수도 카트만두를 떠나는 등 엑소더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첨단 과학이 지배하는 21세기라도 무시무시한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미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중국과 일본만 해도 매년 몇 차례씩 상당한 규모의 지진 발생으로 적지않은 인적, 물적 피해를 입고 있지만 다행히 그동안 한반도는 재앙에서 한 발 비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무풍지대로 남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난 해 한반도에서는 51회의 지진이 일어났고 역대 4번째로 강력했던 리히터 규모 5.1의 강진도 있었습니다. 확실히 지진 활성기에 들어선 모양입니다. 일본 도쿄 앞 바다에서는 16개월 전 생겨난 용암섬이 곧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계속 팽창해 도쿄돔 52배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에서는 쓰나미를 동반한 지진이 있었습니다. 백두산이 들썩일 법도 합니다. 백두산 폭발설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종말론과는 다릅니다. 제가 괜한 공포감만 조성하는 것 아닌가 우려도 되지만 너무 늦어 만시지탄의 우를 범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리 자판을 두드려 봅니다.

임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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