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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말~이기대 입구 도로 공사 논란

아지빠 2011. 3. 19. 10:46

 

 

 

 

 

[동생말~이기대 입구 도로 공사 논란]

“환경 파괴하는 특혜성 도로 공사 중단하라”

남구청, 동생말~이기대 입구 도로 폭 3~5m에서 8m로 확장 공사 진행

환경단체와 시민들 “생태계와 자연경관 훼손 우려”… 신축 휴게소 특혜 의혹 논란

부산 남구청이 남구 용호동 동생말에서 이기대 입구 간 비포장 산책로를 폭 8m의 아스팔트 도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와 동생말에 신축중인 휴게소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 남구청은 지난 1월 초부터 동생말 입구에서 이기대공원 주차장 솔바람쉼터에 이르는 길이 620m 폭 3~5m구간의 비포장길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예산은 해당 구간에 포함된 사유지에 대한 보상비를 포함해 총 20억 원 상당이 투입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올 하반기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해당 도로는 폭이 기존 3~5m에서 8m로 배 이상 넓어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도로변에 있는 해송 120여 그루가 다른 곳으로 이식되거나 베어지게 돼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도로 개설이 현재 동생말에 신축 중인 개인 소유의 근린시설 휴게소(사진)에 대한 차량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한 특혜성 공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자연경관과 생태계 훼손하는 도로 확장 공사는 시대 착오적 발상”

기존 산책로는 아늑한 숲길로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곳으로 수령이 오래된 해송들이 우거져 있다. 그런데 이런 해송들이 잘려나가고 있다. 또 일부는 옮겨 심는다고 분을 떠 놓고 있다.

부산녹색연합 측은 “타 도시에서는 산에 설치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있는 추세인데 천혜의 절경을 뽐내는 이기대에는 역으로 아스팔트 도로가 개설되고 있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건 폭 8m의 차도가 아니라 아늑하고 한적한 숲 속 산책로이다. 산책로를 걷고 싶지 고작 355m를 차량으로 질주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시민들은 도심 속 있는 그대로의 도시자연공원을 즐기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여자 친구와 다정히 거닐고 있던 강지강(24·좌천동)씨는 “이기대는 부산 시민을 비롯해 전국에서 찾아 오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런 호젓한 숲 속 흙길을 잘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 제주도는 풍경이 아름다운 걷고 싶은 올레길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이런 멋진 길을 큰 돈을 들여 삭막한 아스팔트길로 만들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나들이를 나온 주부 박현경(37·용호동)씨도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줘야 한다. 흙길을 밟을 수 있는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이곳 도로가 넓어지고 차들이 쌩쌩 달리면 이렇게 지금처럼 여유롭게 자연을 느끼며 산책할 수 없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동생말에 건립중인 근린시설 휴게소에 대한 특혜 의혹 논란

한편, 부산녹색연합측은 이번 도로 개설이 현재 동생말에 신축 중인 이기대휴게소에 대한 차량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한 특혜성 공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등산객이 많이 이용하는 길인 만큼 산책로로 정비하는 쪽이 더 나은데 굳이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차량을 위한 도로로 정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기대도시자연공원의 동쪽 끝 지역인 동생말은 부산녹색연합이 동생말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폐기물오염문제와 석면발견지역 일원의 정화 조치 및 특혜의혹에 대한 조사를 위해 감사원에 진정서와 감사청구와 함께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을 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초부터 수많은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한 근린시설이 환경 파괴와 특혜 논란 속에 건립 중에 있다.

부산녹색연합측은 “개인 소유이며 개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근린 시설로 인한 환경 파괴의 도미노가 일어나고 있다. 근린시설과 연결되는 길이 355m, 폭 8m의 도로가 기존 산책로를 따라 개설되면서 대규모 녹지가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근린시설 진입로 이외에는 별 소용이 없는 도로를 ‘동생말-이기대입구간 도로개설공사’란 미명하에 관할 남구청에서 총 공사비 20억에 공사를 발주하여 진행하고 있어 근린시설에 대한 특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정 개인을 위해 시민의 혈세와 소중한 녹지를 훼손하는 자연 파괴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이번 도로 확장이 1974년 도시계획 때부터 이기대공원 순환도로의 일부로 계획돼 있었으며 환경훼손을 우려해 당초 계획인 도로폭 12m에서 8m로 2009년에 줄였다고 설명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주말에 차를 몰고 이기대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도로 확장이 필요했으며, 소나무도 다른 곳으로 이식해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도로를 확장하면서 주민 요구사항인 인도도 함께 만들어 친환경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폭우가 오면 비탈 부분 침식 훼손도 진행되기 때문에 공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곳 도로가 확장 연결돼야 이기대 전체 도로망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