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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위 변천사

아지빠 2005. 10. 13. 17:45

체위의변천사

지금부터 대략 1,500만년전쯤에 지구상에 심각한 기후변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1,000만년간 씩이나 지속된 가뭄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유인원들은 먹을 것을 찾아 그동안 정들었던 울창한 숲이나 푸른 초원을 떠나 큰 강이나 바닷가로 이동했습니다.

강이나 바닷가는 습하여 생활에 부적당하기는 하지만 기슭에 무진장 널려있는 조개들이나 간만의 차이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어류들을 풍부한 식량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 도처에 고대 패총 유적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인류의 조상들은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고 그간 구부정하게 굽혔던 허리를 쭈욱 펴고 걷는 직립보행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로 안해서 인류의 조상들은 오랑우탕과 비슷했던 몸의 내장기관이 침팬지처럼 복부 아래로 이동하는 등 급속한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됩니다.

생식기는 성교시 삽입하기 편하고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정액을 갈무리할 수 있도록 노출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성생활에도 큰 변화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후배위에서 정상위로의 전환입니다.

오랑우탄은 지금도 교미시 후배위를 하는데 이는 허리가 굽고 팔이 길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체 구조로는 정상위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체위의 변화는 인류의 성문화를 바꾸는데 획기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동물과 같이 무리지어 집단생활을 하던 인류가 모계사회로 전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인류는 다른 동물들 처럼 번식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는 먹이 피라미드에서 최상위 계층을 점유하고 있던 특권층에서나 누릴 수 있었던 호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번식기는 먹이조달문제, 천적관계, 기후등 주변 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인류가 아무때나 성교를 하고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는 것은 스스로 먹이사슬의 최상위 계층이라는 자부심 때문일 것입니다.

집단생활의 원시인류는 혼교(混交)와 성을 공유했던 시대로써 원시 남성들은 성에 대한 충동이 일면 아무때나 뒤에서 급습해 성행위를 할 수 있었고 여성은 이에 저항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직립원인으로 신체변화를 겪게 되면서 여성의 협조 없이 후배위를 공략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으며 체위가 정상위로 전환되면서 여성은 원치 않는 남성의 도발을 두 손으로 제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상위에서는 성행위 도중에도 상대를 애무할 수 있어 남녀 쌍방이 효과적으로 성적 감흥을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성테크닉에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이 무렵부터 인류는 사유재산을 인정하게 되었고 이는 성생활에도 파급되어 1부1처제나 1부다처제, 또는 다부1처제가 형성됩니다. 성의 공유가 독점제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당시 인류는 성행위를 움막이나 동굴과 같은 밀폐된 주거공간에서 하지 않고 넓은 들판에서 했습니다. 이는 음기인 땅과 양기인 하늘의 정기를 받아 쉽게 임신하려는 소망에서 비롯되었으니 이를 야합(野合)이라 합니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야합'은 혼전성교나 사통과 같은 불건전한 행위가 아니고 지극히 정상적인 성행위였다고 보여집니다.

원시 인간들에게 있어서 출산을 통한 가족의 확산은 노동력의 증대는 물론 다른 부족과의 세력다툼에 있어 절실한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성행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예를들면 생식기를 닮은 바위나 동굴에 제를 올리고 난 뒤에야 야합을 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경험적 법칙에 의거하여 쉽게 임신시킬 수 있고 튼튼한 자손을 낳을 수 있는 강한 심벌을 선호하게 되었으니, 대물숭배나 왜소콤플렉스의 역사는 인류의 가장 유구한 소망이며 염원인 셈입니다.

이러한 인류의 염원과 필요성이 진화에도 영향을 끼쳐 인류는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멋진 심벌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물을 통해 추정해 볼 때 기원전 100년 전에는 3~4㎝ 내외에 불과했던 남성 심벌의 길이가 중세엔 7㎝ 내외로 커졌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무려 10㎝ 내외로 커졌다는 사실이 이를 잘 반증하고 있습니다.  

 

프로파밀리아에서 교육하는 여성용 피임 도구.

여성 피임도구의 사용법과 사후 피임약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이들 역시 사후 피임약에 대한 부작용은 잘 알고 있다. 성교육 담당자 리터씨는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하도록 교육을 한다”며 “선택 권리는 아이들이 갖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정보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교육이 역효과를 낳지는 않는지 물었다. 그러자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에서 어떤 정보든 찾을 수 있다”며 “구체적인 정보를 제한하기 보다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기관인 발란스(BALANCE)도 비슷하다. 성교육, 의료, 심리상담, 난민·이주민 상담 등 총 4가지 영역으로 분화된 발란스에는 성교육 담당자가 총 6명이다. 교육은 학교나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된다. 비용은 1명에 3유로(약 4000원) 정도다. 성교육은 평일 오전 9시, 11시 두 차례 진행된다.

학교 정규 교육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별도로 시간을 낼 필요는 없다. 발란스는 1년에 3000명 정도의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최소 6개월 전에 신청하지 않으면 예약이 힘들다.

교육은 25년 전 만든 자체 교수법을 바탕으로 하는데 10년 전 부터 시대변화를 조금씩 반영하고 있다. 발란스의 성교육 담당자 얀츠씨는 그 변화를 성교육 교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피부색에 따라 성기의 색깔도 다르게 제작한 발란스의 성교육 교구..

발란스에서 사용하는 여성의 성기 모형은 구체적이다. 다인종 사회가 된 독일의 현실을 반영해 성기 모형을 피부색별로 만들었다. 얀츠씨는 “흑인 아이에게 백인의 몸을 형상화한 교구로 교육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최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교육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발란스의 교육목표는 세 가지다. 우선,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이해다. 자신의 성에 대한 권리를 이해하면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는 타인의 정체성, 다양성 존중으로 확장된다. 두 번째는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는 방법, 세 번째는 성병 예방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다.

얀츠씨는 “독일 공교육은 여전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성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기 어렵다”며 “결국,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전문교육기관을 만들어낸 것이다”고 말했다.

 

 

직접 제작한 교구로 출산 과정을 설명하는 발란스의 성교육 담당자 얀츠씨..

■‘안전 공간’에서 진행되는 의대생 성교육

전문기관을 나와 찾은 곳은 시민사회단체 LORA(Local Officer on 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including HIV/AIDS)였다. 2002년 베를린 지역에 설립된 LORA는 55명의 학생들로 구성됐다. 대부분 베를린 지역 의대생들이다. 이들은 성 교육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다. 수강료는 무료고 필요한 비용은 기부를 받아 충당한다.

교육대상은 12~18살까지의 학생들인데 교육 신청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수업이 결정되면 의대생 4명이 학교를 방문해 5~6시간씩 수업을 한다. 의대생 요나스와 레베카는 “이번 주에만 4개 학교를 방문해 교육을 했다”며 “한 학기에 15~20개 정도의 학교에서 성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의대생 성교육에 가장 궁금한 점은 ‘얼마나 전문적인 교육을 하느냐’였다. 그런데 이들은 ‘생물학적 지식’, ‘전문적인 성 지식’에 앞서 생뚱맞게도 자신들의 ‘나이’를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만 30세 이상의 가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이유를 물었다. 요나스는 “학생들이 성교육 선생님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아무 질문이나 할 수 있어야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며 “3~4년 전까지만 해도 10대였던 우리를 학생들은 형, 누나처럼 느끼고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레베카 역시 “학생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도 금방 알아낼 수 있다”며 “얼마 전 내가 고민했던 내용과 똑같기 때문이다”고 했다.

‘나이’ 외에도 이들 수업의 큰 특징은 교사가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구경하는 것도 안된다. 레베카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한 공간(safe space)’을 만드는 것이다. 밖으로 이야기가 새 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차단해야 아이들이 성고민을 쉽게 털어놓는다”며 “언제든 가족에게 연락할 수 있는 선생님은 안전한 공간을 파괴하는 존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수업은 ‘놀이식 성교육’이라 불린다. 총 10가지 단계로 진행되는데 첫번째는 ‘애널 섹스’와 같은 단어를 칠판에 적고 용어설명을 한다. 두번째는 이 단어에 대해 드는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한다. 세번째는 남녀의 생식기를 그린 그림을 보여주고 설명한다. 네번째와 다섯번째는 여성의 ‘생리’에 대한 설명이다. 생리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삽입형 생리대의 사용법 등에 대해 설명한다.

여섯번째는 섹스를 할 때의 단계에 대한 설명이다. 이 수업의 가장 큰 호응은 일곱, 여덟번째 단계에서 나온다. 남·녀 학생들에게 서로 궁금했던 것을 익명으로 질문하게 한다. 평소 말할 수 없었던 궁금한 점들을 꺼내놓다 보니 기상천외한 질문들이 나온다. 처음 섹스를 할 때 왜 떨리는지, 여학생들도 자위를 하는지 등의 질문부터 흑인과 백인은 정액 색깔이 차이가 있는지까지 등을 물어본다.

아홉번째는 피임방법을 알려주고, 열번째는 다 같이 모여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마무리된다. 요나스는 “놀이식 수업법은 사회교육학에서도 많이 공유된 방법인데 이를 성교육에 접목해 수업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한다”며 “인터넷에서 요즘 10대들에게 유행하는 놀이들을 배우고 성교육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은 ‘난민에 대한 성교육’도 진행한다. 레베카는 “난민 아이들이 독일에 오면 1년여 정도 독일어를 배우게 된다. 이 수업 과정에 참가해 성교육 수업을 한다”며 “독일 사회에서 캣 콜링(길거리에서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행위)이 왜 지탄받는지 등을 알려주는데 성교육이 곧 문화교육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의 성교육에 대한 충고도 남겼다. 요나스는 “우리는 모두 사춘기 시절을 경험한 지 얼마 안 돼서 그 나이 친구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며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같은 또래, 형·누나에게는 얼마든지 상담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교육을 하든 어떤 질문이라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은 평생 배워야 할 주제” 학교 성교육

성교육이 전문기관, 시민단체에 위탁되고 있지만 학교는 여전히 독일 성교육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다. 특히 일부 학교는 ‘성교육을 못한다’는 통념을 깨고 있다. 7학년부터 13학년까지가 다니는 베를린의 중·고등 통합학교 MBO(MAX BECKMANN OBERSCHULE)가 대표적이다.

MBO를 방문한 날, 마티아스 홀트만 교장 일행은 성교육을 보여주겠다며 가장 먼저 ‘화장실’로 안내했다. 9월 학기부터 운영하는 이 화장실은 남자, 여자가 아닌 아직 성 정체성을 확정 짓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홀트만 교장은 “성 정체성과 맞지 않는 화장실을 이용하며 불편을 겪었을 학생들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성교육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MBO는 7~10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45분씩 성교육을 한다. 다양한 교과목과 연계해 성교육이 진행되는데 정치 시간에 ‘낙태’에 대해 논의하고 문학 시간에 게이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을 읽는 식이다. 성교육 담당 교사 마누엘라 슈림프씨는 “생물학적인 성은 전체 교육의 한 부분일 뿐이다”며 “성적 자기결정권, 성적 책임, 존중 등은 다양한 교과목과 연계해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은 학년별로 세분화된다. 7학년 때는 몸과 감정 변화에 대해 배운다. 8학년은 남녀 성기의 모양과 콘돔을 이용한 피임방법 등을 배우는데 이때 성폭력, 성희롱에 대한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을 때 대응 방법을 역할극을 통해 숙지하게 한다. 9학년부터 성 정체성, 다양성 등을 배우고 마지막 10학년 때는 임신과 낙태의 권리에 대해 배운다.

학생들은 성교육 수업에 사용하는 교구의 제작에도 참여한다. 직접 만든 남성의 성기 모형에 콘돔을 씌워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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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O의 마누엘라 슈림프 선생님이 학생이 직접 만든 남성 성기모형에 콘돔을 씌우고 설명하고 있다...

학교에서 다루기 힘든 부분은 전문기관을 방문한다. 전문기관에서 학생들이 한 질문은 익명으로 학교에 전달된다. “남자들은 왜 아침에 발기를 하나”, “생리를 하면 피를 많이 흘리니까 의사를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질문이다. 교사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준비해 다시 성교육을 진행한다. 선순환적 구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성교육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MBO에는 다양한 종교적, 인종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있다. 2019년 현재, 학생들은 30개 국가에서 모였다. 특히 재학생의 30% 정도인 330명은 무슬림 학생이다. 홀트만 교장은 “카톨릭이나 무슬림처럼 순결을 중시하는 종교를 믿는 학생들은 성교육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을 때도 있다”면서도 “다양한 성 관념을 공유하고, 차이를 존중하게 하려면 역시 성교육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다”고 했다.

독일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독일 성교육이 ‘모자이크’를 닮았다고 했다. 각기 다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모자이크’처럼 다양한 교육법으로 ‘성은 곧 권리’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은 한 사람이 평생 동안 다뤄야 할 주제”라며 “시간을 두고 한국 현실에 맞는 성교육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입력 : 2019.10.14 07:48 수정 : 2019.10.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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