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벌레 이기대공원 전역 확산
발견됐던 유충, 성충으로 성장…태풍 등 영향으로 바람에 날려 반대편 용호동 산자락서도 발견
- 남구, 방제 작업 때 일부만 진행
- 전문가 “내년엔 더 심해질 것”
“나뭇가지마다 작은 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은 모습이 혐오스럽네요.”
(이미지 )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에 있는 나뭇가지에 선녀벌레 성충이 붙어 있다. 독자 제공
12일 오전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 일원을 산책하던 김모(62) 씨는 나뭇가지에 붙은 벌레들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김 씨가 본 벌레는 ‘미국선녀벌레’다.
지난달 이기대 갈맷길 2-2구간 일부(오륙도 유람선 선착장~이기대~동생말)에서 발견됐던 선녀벌레 유충(국제신문 지난달 16일 자 8면 보도)이 성충으로 성장했다. 김 씨는 “나뭇가지마다 벌레가 여러 마리 붙어 있다. 산책하는 시민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선녀벌레 유충은 앞서 이기대 갈맷길 인근 나무에서 흰 분비물을 퍼뜨리며 산책로를 어지럽혔다. 이달부터 성충이 된 미국선녀벌레는 잇따라 북상하는 태풍 등 영향으로 이기대공원 전역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기대 앞바다와 반대편 남구 용호동 한 아파트 뒤 산자락에서도 미국선녀벌레가 발견됐다.
이 때문에 남구가 방제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기대 일원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 왕정문(73) 씨는 “남구가 방제 작업에 나섰지만, 제대로 안 됐다. 애초 바다 반대편에서는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기대공원 전역으로 퍼진 것 같다”며 “성충이 알을 낳기 전에 다시 방제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구는 지난달 16, 22일과 지난 6일 3차례에 걸쳐 이곳에서 방제 작업을 했다. 그러나 당시 방제 작업은 이기대공원 내 일부 산책로에서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남구 관계자는 “이기대공원 전체에 방제 작업을 하긴 어렵다. 방제가 안 된 곳에서 미국선녀벌레가 살아 있을 수 있다”며 “아직 추가 대책을 수립하지는 않았지만, 현장 상황을 다시 점검해 방제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돌발 병해충인 선녀벌레는 부산 해안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이 벌레는 가을에 산란해 봄에 부화하는데 유충(4~8월)과 성충(7~10월)의 활동이 활발할 때 나뭇잎을 갉아 먹거나 수액을 빨아 결국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주로 단풍나무 대추나무 밤나무 등 활엽수에 피해를 준다. 또 왁스 물질을 분비해 외관상 혐오감을 주고, 열매에 그을음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제신문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입력 : 2019-08-12 20:39:04 | 본지 8면
'신문스크랍'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혹한 못견디는 배터리,군무전기사업?문제 (0) | 2019.10.07 |
---|---|
124년의 검찰권력 일제가 낳고 보안법이키웠다 (0) | 2019.09.30 |
바다속의 보물선 고선박 (0) | 2019.08.03 |
세월호5주기 특별기고 (0) | 2019.04.17 |
세계에서 가장큰 제트기 스트레토 (0) | 2019.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