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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인터뷰

아지빠 2015. 4. 16. 10:36

 

 

 

이완구는 억울하다…대통령이 시켜서 했을 뿐

 

‘성완종 기획수사’ 몸통은 총리가 아니라 대통령

‘부패와의 전쟁’ 선언 전날 밤 청와대로 불러 지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서운함을 진하게 드러냈다. 그는 <경향신문> 기자에게 “(나에 대한 수사는) 이완구 작품이다. 이완구하고 청와대 작품이다, 다들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이 총리가 ‘성완종 죽이기’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배가 아파서 그런 게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며 “반기문(유엔 사무총장)을 의식해 그렇게 나왔다”고 했다. 이 정도면 단순한 섭섭함을 넘어 적개심까지 드러낸 수준이다. 그리고 그 미움이 ‘성완종 리스트’를 만든 주요한 동기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성완종 수사의 몸통이 정말 이완구 총리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검찰 수사의 시발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남기업과 포스코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연말, 늦어도 올 1월 정도부터는 시작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이미 두 번이나 고발을 당한 상태라 충분히 내사를 해놓은 상태였다. 수사 착수 시기만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성완종 회장의 경우 <한겨레>의 1월22일치 기사 ‘탐사기획/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 ④ 눈먼 돈의 비극, 정경유착’에서 성완종 회장 문제를 다루자,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 쪽에서 성공불융자에 대한 첩보 보고서를 만드는 등 내사가 진행중인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검찰의 이런 움직임이 검찰 말대로 “오래 전부터 준비해오던 것이 때가 되어 무르익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청와대의 ‘하명’에 응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수사를 대하는 양쪽의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검찰은 되도록 조용히 소리나지 않게 처리하고 싶었으나,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최대한 ‘치장’을 하고 싶어했다. 검찰 수사에 ‘부패와의 전쟁’ 같은 거창한 깃발을 내걸고 수사팀도 대대적으로 꾸며서 선전 포고의 팡파레를 울리고 싶어했다. 이는 대통령 지지율은 떨어지고, 재벌들은 투자를 부탁해도 한쪽 귀로 흘려듣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을 써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던 당시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서는 검찰 수사를 통해 국민들의 환호를 받고, 국가의 기강을 세워보고 싶었던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요청에 검찰이 모양새를 내려고 시도는 한 것 같다. 3월 6일 김진태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 검사장 간담회’를 연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전국의 검사장들이 모여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주요 수사 방향에 대해 논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직후인지라 기자들의 관심이 다른 데로 가 있었다. 이 행사에 대한 보도는 “검찰총장, 전국 검사장 회의 열어 ‘미 대사 테러 철저히 조사해 엄벌’ 지시” 같은 제목으로 조그맣게 보도되고 말았다. 청와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다.

답답했던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틀 뒤인 11일 저녁 이완구 총리를 청와대로 불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때 대통령이 이 총리에게 많은 말씀을 하셨는데 그 내용이 다음날 이완구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의 뼈대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완구 총리는 12일 총리 취임 뒤 첫 담화를 발표하며 부정부패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선언했다. 하지만 급하게 서두르다보니 여기저기서 ‘구멍’이 났다. 우선 이 담화에 배석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담화 내용을 거의 모른 채 그야말로 ‘들러리’만 서게 됐다. 그래도 황교안 장관은 담화 내용의 제목 정도는 귀띔을 들어 짐작한 상태지만 정종섭 장관은 서울 성북구청에서 오후 2시에 열린 ‘주민참여 정책마당’ 행사를 소화한 뒤 오후 4시 담화 시각에 맞춰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담화내용을 알게 됐다고 한다.

또 담화 50분 전 기자들에게 배포된 이 총리 담화문 초안에는 ‘부패와의 전면전’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었으나 정작 이 총리가 담화문을 발표할 때는 빠졌다. 초안에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언합니다”, “저는 ‘부패와의 전쟁’을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필코 완수하고자 합니다”라는 구절이 담겨 있었다. 이는 이 총리로서도 이 담화가 ‘억지춘향’이었기 때문에 발표 내용의 강도를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청문회에서 온갖 허물이 드러나 곤욕을 치른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게다가 그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60 평생 살았으니 얼마나 흠이 많겠소. 우리나라 압축 성장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흠이 많겠고. 좀 흠이 있더라도 오늘 이 김치찌개를 계기로 덮어주시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로서도 자신의 입으로 ‘부패와의 전면전’까지 선포하기에는 많이 쑥쓰러웠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의 담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닷새 뒤인 17일 국무회의에서 “이번에야말로 비리의 뿌리를 찾아내서 그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특히 이완구 총리에게 “부패 청산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 국민과 나라 경제를 위해 사명감으로 반드시 해달라”면서 이 총리를 직접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뒤 정황을 모르는 성완종 회장으로서는 이완구 총리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완구 총리 담화가 나간 지 엿새만에 검찰이 경남기업 본사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으니 “이완구가 나를 죽이려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수사의 배경으로는, 이완구 총리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같은 충청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기획수사를 벌인다고 생각할 법도 하다. 하지만 지나온 과정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이완구 총리는 그저 ‘얼굴마담’에 불과했을 뿐이다. 그는 심지어 3월12일 담화문을 발표할 때 경남기업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는 것도 몰랐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그러니 반기문 사무총장까지 끌어들인 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번 수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작품이라는 건 박 대통령이 15일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최근에 어떤 극단적인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여기서 그냥 덮고 넘어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자신이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책임을 지는 방식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이전에는 검찰 수사에 직간접적으로 입김을 미쳤다면 이제는 완전히 손을 떼고 검찰 스스로 수사하고 판단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그게 박 대통령의 말대로 “부패 문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뿌리뽑아야 한다”는 원칙을 실현하는 길이다. 게다가 현재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은 검찰 수사를 ‘핸들링’할 역량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무리하게 검찰 수사를 독려하다 ‘성완종 리스트’를 불러온 걸 보니 말이다. 또다시 검찰 수사에 개입하려고 했다가는 더 큰 참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성완종 단독 인터뷰 녹음파일 전문]

(1) “목숨 걸고서 정권 창출 하는데 신뢰 지키는 게 정도 아닙니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한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 녹음파일을 전문 형태로 공개한다. 고인이 된 성 전 회장의 점퍼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기록된 8명의 정치인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터뷰에 언급되지 않았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2013년 4·24 재선거 출마와 관련해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으로만 등장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금품 관련 언급이 없었다. 녹음된 통화 전체 분량은 48분14초, 글로 풀어 쓰면 200자 원고지 84장 분량이었다. 다음은 경향신문 이기수 정책사회부장과 고 성 전 회장의 생애 마지막 인터뷰.

 

(1) “목숨 걸고서 정권 창출 하는데 신뢰 지키는 게 정도 아닙니까?”

(2) “2012년 인수위원회 참여 안 해… 다른 희생 없도록 철저 조사를”

(3) “이완구가 자기 원래 꿈이 컸다… 정치적으로 크는 게 배아픈 거죠”

(4) “청와대·이완구, 짝짜꿍해서… 반기문 의식해 그렇게 나와”

(5) “의리 없이 배신하는 사람들 많아… 박 대통령, 깨끗한 사람 앞세워야”

(6) “25년 장학사업 해온 나를 하루 아침에 잡범 만들어… 그게 제일 가슴 아파요”

 

- 여보세요.

“접니다.”

- 어디 지금 서산에 계신 거예요. 아니면 어디 계신 거예요.

“아니, 서울에 있어요.”

- 오늘 10시 반이더라구요, 보니까.

“예, 그렇습니다. 해서, 내가 어제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너무 억울해요.”

- 예, 제가 어떤 상황에서 막 피를 토하는 심정인지 알겠어요. 잠깐만요. 제가 혹시 녹음되는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구요. 잠깐만요.

“예, 예.”

 

- 여보세요. 제가 아무래도 이런 거에 서툴러 갖구요. 옛날 저기(사람)여 가지고요. 어제 뱅커스클럽에서 (기자회견) 한 얘기는 잠깐 봤어요. 인터넷에 떠 있는 거는. 제가 딱 보니까 만약에 얘기를 하신다고 그러면 지금 이렇게 ○○일보 같은 데는 ‘시위성 메시지였냐’ 막 이런 얘기도 질문한 게 있던데, 그런 거를 좀 넘어서서. 팩트를 좀 얘기하셔야 될 거 같은데요.

“예.”

- 그래서 그거 아침에, 어제 얘기한 걸 쭉 보면서 만약에 300억, 뭐 1조원, 그 다음에 성공불융자 이런 얘기는 쭉 그냥 얘기를 풀어가시면 될 것 같고. 그게 어떤 내용이었고. 왜 그런 부분들은 검찰에서도 소명은 하셨죠.

“예. 그럼요.”

- 근데 그런 것들을 갖다가 왜 물고 늘어지는지 설명을 하시면 될 것 같고. 오히려 ○○일보에도 그렇게 돼 있던데. 그 2007년에 허태열 당시에 직능총괄본부장이요. 허태열 의원 만나서 박(근혜) 대통령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도왔다 그렇게 얘기했고, 근데 이제 그 부분들은 공소시효 지난 게 좀 있는 거고요, 내용적으로는.

“네, 네.”

- 2012년에 이제 표현대로 ‘배지’(국회의원) 다시고요. 그때도 하신 게 뭐 있었던 거예요. 팩트로 얘기해야 되겠던데, 하시려면.

“어제 기자회견은 다 보셨으니까 보시면 참고가 되실 거고요. 중요한 거는 어느 나라나 정치집단이라는 게 의리와 신뢰 속에서 서로, 어떨 때는 참 목숨까지 걸고서 정권창출 하잖아요. 신뢰를 지키는 게 정도 아닙니까. 우리나라도 앞으로 그렇게 돼야 되잖아요. 나는 내가 희생됨으로 해서 앞으로 의리와 신뢰를 지키는, 이거는 시장이 되고 정치권이 돼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제가 시간도 별로 없고 요점만 말씀드리면 사실 우리 박근혜 대통령 우리가 2007년부터 모시고 했고, 또 뭐 공소시효가 지나고 안 지나고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도덕성이 중요한 거잖아요, 국민 입장에서 보면은. 국민들이야 대통령 이 사람이면 좋다 저 사람이면 좋다, 그분들은 신뢰를 존중하고 깨끗하게 해다오, 그게 기본적으로 국민들의 여망이지 않습니까. 근데 그걸 신뢰를 헌신짝같이 버리는 그런 입장이 돼서는 안되잖아요. 기본적으로 그래서 저는 나 하나가 희생됨으로 인해서 앞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리는 거구요.

사실 첫째는 개혁하고 사정한다고 그러는데 사정 대상이 누군지를 모르겠어요. 사정 대상이. 사정을 해야 될 사람이, 당해야 될 사람이 거기 가서 사정한다고 소리지르고 있는 우리 이완구 총리 같은 사람, 사정 대상 사실 1호입니다. 1호인 사람이 가서 엉뚱한 사람. 성완종이 살아온 거하고 이완구 살아온 거하고 쭉 보시면. 비교를 한번 해보십시오. 청문회 자료하고 성완종이 자료하고 조사한 거 다 해서. 이게 말이 되는 거냐. 국민들이 다 알고 있잖습니까. 저는 아주 적절치 않다고 보고요. 뭐 제가 볼 때는 이게 당에서도 성완종이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지배적입니다. 뭐 그거는 알아보시면 알 텐데, 어쨌든 지금 인제 청와대하고 하여튼 총리실하고 주도를 해서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전혀 뭐 그게 말발이 안 먹히고. 아니 내가 나쁜 일을 했으면 괜찮겠는데 그렇지가 않거든요.”

- 근데 왜 그런 거 같아요, 청와대하고 총리실이.

“글쎄 뭐 언론에 보도된 대로 여러 가지 보도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난 보도 보고 아는 내용인데. 왜 그런가. 어저께 (JTBC) 손석희 9시 뉴스엔가 하듯이 뉴스에 뭐 나도 봤는데. 반기문(유엔 사무총장)하고 뭐 반기문 쪽에 서서 그렇다 이런 보도도 나오고. 신문에도 많이 나오잖아요.”

- 그건 좀 웃긴 것 같구요.

“그게 말이….”

- 제가 볼 때 팩트더라도 그건 웃긴 거고.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근데 왜 이완구 총리가 사정한다 그래 가지고 충청도에 있는 회사. 쬐그만 회사, 그것도 그런 회사를 지칭을 하는지 도대체가 나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그래서 제가 아침에 이렇게 쭉 올려놓은 것들 보면서, 저는 사실 어저께 인터뷰한지도 몰랐어요. 사실 죄송한데요. 쭉 보면서 그 만약에 어제 ○○일보 같은 데는 약간 김빼기식으로도 정리를 해놨던데.

“네, 네, 네.”

(2) “2012년 인수위원회 참여 안 해… 다른 희생 없도록 철저 조사를”

김빼는 거죠. 그걸 보면서 이제 중요한 거는 도왔다, 뛰었다, 누구보다도 뛰었다. 중요한 거는 회장님 판단하실 때 오늘 10시 반에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을 때는 아마 성공불융자, 그 다음에 300억, 1조원 (분식회계) 이런 부분을 얘기를 하셔야 할 거예요. 소명을 하셔야 할 건데. 그건 좀 이따 또 물어볼게요, 어떻게 판단하실지는. 근데 그 앞서서 이제 만약 하시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 그때 오히려 2007년에 공소시효를 진짜 떠나서 박(대통령)을 누구보다 열심히 도왔다, 그럴 때 그 팩트 얘기할 수 있으세요. 어떻게 도왔는지요.

“있죠.”

- 그 얘기 좀 풀어가지고.

“우선 그 우리 허태열 실장. 국회의원 당시에 제가 만났잖아요. 물론 뭐 공소시효 같은 거 지났지만, 2007년 대선 캠프 때 제가 많이 도왔어요.”

- 도운 게 주로 그 당시에 직접 많이 뛰시지는 않았을 거고.

“경선 때니까. 잘 아시다시피 기업하는 사람들이 권력의 핵심에 있을 사람들 얘기하면 무시할 수 없잖습니까. 그래서 많이 도왔는데 그때 내가 한 7억. 현금 7억 주고.”

- 그냥 현금으로 주셨어요, 바로.

“네 그럼요. 현금으로. 우리가 그 저 리베라호텔에서 만나서 몇 차례 걸쳐서 7억을 주고. 사실 그 돈 가지고 경선을 치른 겁니다.”

- 그때 여러 사람들이 했겠죠. 그 당시에.

“그렇게 해서. 그렇게 쭉 해서 한 일이 있고요.”

- 그걸 먼저 연락하셨어요. 아니면 예컨대 허태열 실장이 이렇게 저렇게 다 연락 올 때 그 응하시는 걸로 그렇게 하셨어요. 어떻게.

“아니 어떤 사람이 뭐 그렇게 지저분하게, 어떤 사람이 뭐. 돈이 적은 돈이 아닌데 그거 뭐 갖다주면서 할 놈 누가 있습니까.”

- 연락이 오면서 다 됐던 거죠? 그 당시에. 허태열 실장한테요.

“(주변 새소리) 어쨌든 그렇게 해서 내가 참 뭐. 다 압니다. 그쪽에서도 메인 쪽에서는. 그렇게 해서 내가 경선에 참여해서 했는데, 그리고 떨어지고 나서 두번째는 또 합당을 했지 않습니까. 이제 그런 내용이 있었고. 또 우리 김기춘 실장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깨끗한 사람으로 돼 있잖아요.”

- 저는 그렇게 믿진 않고요. 근데 어쨌든 네.

“그 양반도 2006년 9월달에.”

- 이천몇년이요? 2006년?

“2006년 9월, 9월달에. 벨기에하고 독일하고 가셨잖아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그때 그 갈 때. 이 양반 그때 야인으로 놀고 계셨죠. 그 양반 이제 모시고 가게 돼서. 그 양반한테도 내가 10만불, 달러로 바꿔서 롯데호텔 그 헬스클럽에서 내가 전달해드렸고. 뭐 수행비서도 따라왔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이게 신뢰관계에서 이게 오는 일이잖아요. 서로서로 돕자 하는 이런 의미에서.”

- 사실은 그런 부분들은 이제 그 당시에는 성심성의껏 마음의 표현 하셨던 거고요.

“그럼요. 그렇게 해서 서로가 여건이 되는 데까지 십시일반으로. 이렇게 해서 이 양반이 이분 모시고 갔다 온 거고요. 또 대선 때도 우리 홍문종 같은 경우가 그 본부장을 맡았잖아요.”

- 대선 때라고 그러면 2012년이요.

“예, 예. 대선 때. 우리 홍문종 같은 경우도 본부장 맡았잖아요. 얼마나 어렵습니까.”

- 그때는 이제 회장님도 의원 되셨을 때고.

“그럼요. 통합하고 이렇게 같이 매일 움직이고 뛰고. 그렇게 하는데 제가 한 2억 정도 이렇게 줘서. 조직을 관리하니까.”

- 그랬을 거에요. 2억 주셨어요.

“예. 제가 해줬고.”

- 그때도 현금으로 주셨나요.

“그렇죠. 현금으로 줬죠. 줬고. 그 사실 이완구도 이완구도 지난번에 보궐선거(2013년 4·24 재·보선) 했잖습니까. 근데 그 보궐선거 나온다면 머리도 크신 분이고 아무한테나 처신할 수 없고. 다 선거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다 주고받고 그러는 거잖아요. 그래서 나는 성심성의껏 했어요.”

- 그때는 부여 나왔을 땐데, 부여·청양 그죠.

“예, 예. 그때도 내가 참 그 양반 공천해야 한다고 내가 서병수한테,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한테 많이 얘기하고. 나도 많이 거들고. 이 양반은 참 앞으로 큰일 하실 그러한 분이고 그래서, 그렇게까지 했는데.”

- 그때는 얼마나 도우셨어요.

“선거사무소 거기 가서, 내가 한나절 정도 거기 있으면서 내가 이 양반한테도 한 3000만원 주고. 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을 해서, 무슨 뭐 조건이 있고 그런 게 아니고, 내가 참, 이게 참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하고. 뭐 많이 있습니다. 많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잖아요. 저는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참 내가 선진당으로 됐지만 그 이전에 내가 한나라당에 열심히 하려고 하는 그런 입장, 그렇게 하려고 한 사람 중에 하나인데, 그렇게 아주 힘들게 하고 있고.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한나라당을 옛날부터 신한국당 때부터 사랑하고 아꼈잖아요. 솔직히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이제 그런 심정을 서로가 이해를 하고 그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전혀, 너무너무.

- 저도 어제 인터뷰하실 때 나는 ‘MB(이명박 대통령)맨’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셨던데. 실제로는 기업하는 입장에서는 MB맨들도 많이 아시고 했던 거잖아요. 옛날에.

“아 알죠. 대통령도, MB도 알고 잘 알죠. 다 잘 아는데.”

- 왜 그 만약에 저도 그 부분은 묻고 싶더라고요. 그 당시에 성공불융자도 그렇고 자원외교도 그렇고, 그 당시에 많은 기업들이 했었는데, 거기서 지금 갑자기 왜 경남기업을 터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서는 일단은 어제 인터뷰하실 때는 나는 MB맨은 아니다 이렇게 하셨는데 예컨대 인수위원회에는 2012년에 들어가셨죠.

“아니 그거 안 했어요.”

- 2012년에 인수위원 이름에는 올랐잖아요. 처음에는.

“어제 그거 내가 발표했잖아요. 안 들어갔다고.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 거는 우리 부장님한테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이런 거는 철저히 조사를 해서 조사하도록 해주시고요. 저 하나가 희생이 됨으로 해서, 희생이 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 안되도록. 다른 사람들이 나같이 희생이 안되도록.”

 

(3) “이완구가 자기 원래 꿈이 컸다… 정치적으로 크는 게 배아픈 거죠”

- 근데 왜 회장님을 겨냥한 겁니까. 그러면 사람들이 검찰에 충분히 소명은 하셨을 텐데 액수는 1조원이나. 300억이나.

“1조원은 말이 안되는 거고요. 이야기가 안되는 겁니다.”

- 계속 언론플레이를 하잖아요, 막 흘리듯이.

“예. 계속 흘리지 않습니까. 그건 말이 안되죠.”

- 그 300억. 1조원 부분도 설명을 할 수 있으세요. 간단하게라도 압축적으로.

“아니 300억은 어제 기자회견 때 설명 했고요.”

- 근데 기사를 보니까 간단하게만 설명이 돼 있더라고요.

“(내가) 쓴 걸 보시면 금방 이해가 될 거예요, 그거는. 그리고 분식은, 분식 부분은 그거는 그 저 회계사나 이런 사람들한테 따져보면 그건 압니다, 내용을. 어떻게 된 건지. 검찰이 어떻게 무리하게 수사하는 건지를 다 아실 수 있어요.”

- 근데 계속 묻게 되는 게 2007년 것은 ○○일보에서는 김빼기식으로 했던데. 왜 이렇게 자원외교나 이런 걸 털면서 회장님을 왜 문제 삼고 걸고 들어가는지 더 느낌이 있는 건 없으세요.

“글쎄 아까 말씀드린 대로.”

- 네. 특별히 밉보일 것은 없었잖아요. 밉보일 것도 없고. 그렇다고 MB맨도 아니고.

“나는 사실 대통령한테 밉보일 것도 없고. 대통령이 저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 안 할 겁니다. 제가 볼 때는 제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크는 게 배아픈 거죠 뭐.”

- 그걸까요? 만약에 이 자들이 왜, 어떻게 표현하면, 찍어서 들어가는데 터는지. 지금 전체적인 수사는 MB맨들 아니면 MB 쪽 수사를 시작하면서 나온 얘기라서. 근데 MB 때 뭐 하신 건 없죠. MB맨들을 아는 거지.

“아이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워크아웃당해 가지고 고생만 하고. 설명 어제 드렸잖아요. 제가 뭐 검찰에서 딜하라 그러는데 뭐 내가 줄 게 있나요.”

- 아 더 얘기하라고요?

“딜을 내놔라 이런 얘기인데 딜할 게 있어야지요.”

- 저기 좀 알고 그런 부분들 아닌가요. 만약에 이상득 큰형이나 이런 쪽에.

“아 그런 사람들이 저한테 돈을 받습니까. 그 사람 나보다 돈이 수십배, 수백배 많은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저한테 왜 돈을 받으려 그러겠어요.”

- 옛날에 회장님이랑 거기서 뵌 적도 있어요, 이상득 의원은. 근데 친했던 것 이상으로 그분들을 털고 싶은 거예요.

“아 저를 털어야 뭐 나올 게 있나요.”

- 작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기업도 하고 정치도 하고 선진통일당 이끌면서 그런 역할 하셨잖아요, 충청도에서. 그런데 왜 이분을 이 시점에 터나. 지금 (영장실질심사)느낌도 안 좋으신 거죠. 소명은 다 하셨지만.

“그럼요. 그러니까 영장치고 하는 거 아닙니까.”

- 근데 왜 딱 자르고 가는지는 모르겠어요.

“그거는 제가 볼 때는 다 제가 얘기한 게 아니라 전부 다 지방신문도 그렇고 이완구 작품이다, 이완구하고 청와대 작품이다 그렇게들 다 얘기를 합니다.”

- 이완구하고는 좀 사이가 나빠질 계기가 있으셨어요. 아까 선거 때도 좋았고 얘기를 하셨는데.

“옛날엔 좀 그랬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갑자기 그렇게 하네요.”

- 그러니까 전에 안 좋았다고 그럴 때는 이완구 한나라당하고 선진당하고 이럴 때 갈등이 좀 계셨던 건가요.

“그때는 없었어요.”

- 근데 왜 그런지. 난 진짜. 그거예요. 결국.

“제가 아까 전에 말씀드린 대로 성장하는 거 배 아파서 그런 거 아닌가 이렇게 보여요.”

- 정치적으로요?

“네.”

- 근데 객관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완구가 자기 원래 꿈이 컸잖아요. 그냥 대놓고 기자들한테는 그러면서 관리도 한다고 그랬다가 지난번에 청문회 때 털리기도 하고. 근데 정치적으로 회장님을 견제할 이유가 있을까요.

“아니 그래서 반기문을 거기다 의식해 가지고 계속 그렇게 나왔잖아요. 계속 그렇게 나왔지 않느냐.”

- 이건 꼭 쓰고 안 쓰고는 상관이 없는데, 반기문 쪽에 적극적으로 많이 하신 게 있으세요.

“아니, 다 알잖습니까. 내가 반기문을 대통령 만들어야 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지난번에도 얼마나 떠들었습니까. 그거 가지고. 내가 반기문하고 가까운 건 사실이고. 동생이 우리 회사 있는 것도 사실이고 우리 (충청)포럼 창립 멤버인 것도 사실이고, 사실이잖아요?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거 아닌가.”

- 조직 같은 거 주도하시는 것 있으세요.

“많잖아요. 우리 부장님 아시지만 포럼도 많잖아요. 많죠.”

- 제가 그 전에 ○○○ 사람 만난 적도 있는데, 저도 그냥 얘기만 들었어요. 반기문 총장 할 때 국내에도 조직들이 많이 생겨 있다, 충청권에는. 그런 조직들이 실체 있는 겁니까.

“아니 나는 다른 조직은 모르겠고 우리 포럼 조직이나 재단 조직 이런 것들이 전국적인 조직으로 돼 있는 거니까 그런 부분들 다 알지 않겠습니까. 그런 부분들 같은 것이 큰 요인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고요.”

- 뒤에 되고 나서 이완구 총리하고, 지금이야 총리지만 당시에는 의원이죠. 의원하고 그런 부분 대화 나누면서 뼈 있게 까칠하게 얘기하는 느낌 받으신 적 있으세요?

“그럼요, 그럼요.”

- 어떻게 이 총리가 뭐라 그러던가요. 그런 거 너무 하지 말라던가.

“아니 뭐 그렇게까지 얘기를 하나요. 그렇게까지 얘기는 않죠.”

- 근데 어쨌든 느낌이 오게 하잖아요. 정치인들은. 그런 표현이 어떤 거였어요. 만약에 생각해보시면.

“그 뭐 프로끼리. 프로들끼리 그거 뭐 뻔히 보면 아는 것 아닙니까. 뻔히 보면 아는 거고, 너무 욕심이 많아요 그 양반은.”

- 자기 욕심이 많다는 거죠.

“네. 자기 욕심이. 너무 남들을 이용을 나쁘게 많이 해요. 너무, 너무 이용을 많이 해서.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그렇게 이용을 많이 해서 사람을 많이 죽이고 그러네요.”

- 이완구 총리도 뭔가 맘 품었다고 느끼시는 거죠. 성완종 죽이기 이런 거.

“그 사람은 제가 뭐 때문에 그렇게 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진짜 박근혜 대통령한테 너무 실망을 했고, 아마 나 같은 사람이 앞으로 계속 나오지 않겠나. 나같이 이렇게 희생되는 게 나 하나로 희생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국민이 여망하는 개혁을 제대로 해야죠. 부장님 나가셔서 제 회견문 쭉 보시면 거기에 제가 이렇게 한 것들 쭉 나오고요. 저는 이번 수사에 있어서 제가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우리 마누라가 페이퍼컴퍼니 만들어서 처제한테 18억인가를 해줬다. 페이퍼컴퍼니 만들어서 위장으로 용역계약 해줬다 그 얘기하는데 그 부분은 내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난 전혀 몰랐지만 문제가 있다면 내가 책임을 져야죠. 사실 서민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우리나라 재벌들이 자회사 만들어서 50억, 30억 만들어서 몇조씩 다 만들어 놓은 게 우리나라 큰 회사들 현실 아닙니까. 저는 땅 한평 아파트 한채 사본 일이 없거든요. 오직 주식만 갖고 있지, 전 현금이 없어요. 이렇게 살았는데 이렇게 모함받으니까. 세상을 살고 싶은 생각이 없고, 나 같은.”

- 아니요. 마음은 강하게 두세요. 너무 저기하지 마시고.

“나 같은 사람이 하나 희생됨으로 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이런 거고. 정치는 신뢰를 중시하는 거 아닙니까. 가족도 신뢰관계 직장도 신뢰관계인데, 그냥 이렇게 이용이라고 그럴까 완전히 병신 만드는 거 잖아요.”

- 예컨대 희생양을.

“아니 내가 무슨 잘못한 게 없는데 이렇게 하니까 이건 말이 안되는 거죠. 말이 안되는 겁니다.”

- 하여간 검찰한테 소명했을 때 안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죠.

“안 받아들여지니까 영장을 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영장 치겠습니까.”

- 그러니까.

(4) “청와대·이완구, 짝짜꿍해서… 반기문 의식해 그렇게 나와”

“그리고 2000… 홍준표가 당 대표 나왔을 때, 경남지사 하는 홍준표 있잖아요.”

- 그게 2010년, 2011년쯤 됩니까?

“응, 11년쯤 될 거예요. 내가 홍준표를 잘 알아요. 잘 아는데, 내가 얼마나.”

- 그때는 새누리당 그때는 한나라당이죠. 합당했을 때인가요.

“아니에요. 그때는 출마도 안 할 때고. 2011년도일 겁니다. 5월, 6월달쯤되는데 내가 그 사람한테도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 내가 1억을, 내가 윤승모 있잖아요. 동아일보. 윤승모를 통해서. 윤승모가 그때 캠프에 들어가 있었거든요. 윤승모를 통해서 1억을 전달해줬고.”

- 저거 때인 거죠? 대표 경선할 때.

“예, 내가 뭐 그때 공천받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아무 조건 없이 아무 조건 없이 그렇게 했는데 그러고 하니까 너무 배신감이 들고. 내가 합당하면서도 백의종군한 사람 아닙니까. 뭐 장관을 달라고 했습니까. 누구 사람을 취직시켜달라 했습니까. 그런 것 안 했는데 세상에 그럴 수가 있나요. 그럴 수가 없죠.”

- 여권에 혹시 주요 인사들, 지금 나간 사람들한테 성완종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성의 베푼 게 많은 거죠.

“네, 그러믄요. 제가 다 일일이. 왜 그러냐면, 이 뭐 저 같은 경우 수사한다고 하면 대통령 재가 없이 할 수 있습니까. 조그만 기업인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내가 참여해서 정권 창출한 것은 온 시민들이 많이 알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요. 제가 하나 희생양이 됨으로 해서 깨끗한 정부, 박근혜 정부가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 희생양 삼아서요.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이번에 검찰 조사도 아니 자원이 없으면 그만둬야지. 마누라, 아들 오만 생긴 것 다 해가지고. 다 뒤집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다 가져가서 해봐도 없으니까, 가족까지 다 뒤져서. 이념을 달리하는 사상범도, 아주 요즘 무슨 뭐뭐 마약이나 폭력범도 그렇게 안 하잖아요. 이건 마약이나 폭력범보다 더 나쁜 행위를 지금 전방위로 이렇게 하고 있고. 언론에 띄우고.”

- 주변을 다.

“검찰청법에 가지치기 수사(를) 못하게 돼 있지 않습니까. 안 한다고 자기들도 숱하게 발표했고. 그런데 이런 식으로 (수사)하면 되나요. 말이 안되는 거지요.”

- 대개 검찰 가보면 이것저것 엉뚱한 것 많이 털어놓은 것 느끼시잖아요. 수사받으실 때.

“그래서 이런 분야는 충분히 깨끗한 정부를 만들고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되는데 대통령이 제대로 하셔야 돼요. 억울한 사람 있게 하지 말고, 신뢰와 의리 지키고. 이런 사람이 저 하나겠어요. 기업인들도 이런 사람이 저 하나겠습니까. 이렇게 하면 안되죠.”

- 지금 어쨌든 처음 저도 그래도 계속 보게 되는 게. 왜 경남기업을 터는지. 하나가 아니고 뭐 검찰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로 시작을 했겠죠, 자기들 내부적으로. 그런 것 보면서 포스코하고 경남기업 이렇게 세워서.

“아니 포스코는 비자금만 하잖습니까. 우리는 자원 하다 없으니까 가족관계다, 압력이다, 분식이다, 비자금이다 뭐 생긴 것 다 하잖아요. 그게 말이 되나요. 포스코하고도 우리하고 대비가 되지 않습니까.”

- 자원외교 쪽에는 아까 꽝 날 수도 있고, 성공불융자 받은 거 이런 거에 대해 법적으로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나가는 것은 없어요. 그 부분은 소명이 되는 건가요.

“그게 답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분식으로 걸어서 신용평가 좋게 해서 대출받았다 이러는데, 그것도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이쪽 다 알아보니깐. 그렇지도 않아요. 충분히 다 소명이 됩니다. 분식 부분에 대해서.”

 

(5) “의리 없이 배신하는 사람들 많아… 박 대통령, 깨끗한 사람 앞세워야”

- 느끼실 때 이완구 말씀도 하고 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결국은 쭉 돕고 의리 있게 하셨던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딱 자르고 희생양 삼는 느낌이 있으신 거잖아요.

“그렇죠. 솔직히 말해 청와대하고 이완구하고 짝짜꿍해서 하는 것 아닙니까. 부장님 보셨잖아요. 부장님도 언론사 간부시지만 1조 분식이라고 ○○일보 1면 앞에 표지로 내놓은 거. 그게 말이 되는 겁니까. 그리고 잘 아시지만 이거는 다 우리가 다 떨어낸 거거든요, 작업진행률로. 현대중공업도 3조 이상 떨어냈고 GS건설도 한 1조 떨어내고, 현대엔지니어링도 1조 떨어내고, SK건설, 대림산업 다 그렇게 떨어냈거든요. 떨어냈는데, 그거를 다른 놈은 괜찮고 어째 우리만 그중에 제일 적은 우리만 왜 이렇게 하느냐 이거야. 너무 졸렬하고 치사한 거잖아요.”

- 그런데 이제 지금은 이완구나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이완구는 반기문이나 다 의식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시는 거고. 정치적으로 보실 때.

“제가 제일 많이 느끼는 거지요. 어쨌든 제 작품은 너무 치졸하고, 대통령이나 청와대도 이렇게 하면 안되지요. 설령 이완구나 그런 사람이 그런다고 하더라도 부도덕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면 안되지요. 이게 기획수사이지 않습니까. 몇년 전부터 이렇게 하고 그러는데, 그건 아니지요. 제가 워크아웃을 현역 의원 때 들어갔는데, 현역 의원이 워크아웃 들어간 회사가 있나 대한민국에 한번 찾아보십시오. 정권에 부담을 줄까봐 내가 조용히 은행에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간 거든요. 말이 안되는 이런 짓을 하니까. 이거 뭐 다른 길이 없지 않습니까. 내가 희생되면서 사회를 바로잡아주는 그런 것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이 보도는 하시더라도 보안을 지켜서 사장님하고 상의하셔서 오늘 하지 말고 내일자로 해주시든지 그렇게 해주시고요. 이렇게 의리 없이 배신하고 그런 사람들은 사회 발전을 위해서 적절치 않다. 여러 사람 많이 있습니다.”

- 또 더 이 사람이다 생각나는 사람 없으세요. 아까 홍준표까지 얘기하셨고.

“이것만 해도 여러 사람 아닙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이제 뭐 내가 내 스스로 국민들 앞에 어제도 얘기했습니다만, 내가 무슨 대가를 바라고 내가 출세를 바라고 그랬으면 왜 이런 얘기 하겠습니까. 아무런 조건 없이 형편에 닿는 선에서 이렇게 하는 건데, 이건 아니지 않나. 도덕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습니까. 도덕성이 제일 중요한데, 이렇게 하면 안되지요. 안 그렇습니까. 지금 우리 이병기 실장, 홍성 사람이고 착한 분이에요. 그분도 참 처신을 잘해야 됩니다. 이 양반도 참 나하고도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다 여기 가까운 사람이죠. 이병기 실장이나 허태열 실장, 김기춘 실장 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인데, 이분도 처신 잘해야 해요.”

- 이병기 실장한테도 개인적으로 뭐 도움주셨던 게 있으세요.

“난 그 양반이 굉장히 정치적으로 신뢰하고 의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참 잘해야지요.”

- 잘해야지라는 게 실제로는 청와대나 총리실이나 이렇게 정리하는 거 보면서 이번에 실망하셨거나 화난 게 있으신 거잖아요.

“그렇지요. 그러면 안되지요. 신뢰를 중시해야지요. 이렇게 하면 안되지요.”

- 거기서 좀 팩트 있으세요. 더 얘기하고 싶은.

“아이고 뭐, 뭐, 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

- 얘기하실 수 있으면 해주세요. 정치인들이야 회장님이 뭐라고 하셨을 때. 이완구가 3000만원 받아서 어떻게 처리했는지 모르겠지만.

“뭘 처리예요. 지가 꿀꺽 먹었지.”

- 얼마든지 되칠 텐데.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탁탁 느낌이 올 텐데요. 해명하기 어렵고.

“아이고 내가 얘기하면 그 사람이 죽기 때문에, 그건 좀 그러네요.”

- 일본 가 있고 그런 때인가요.

“아니에요. 그 사람은 안 지 오래됐으니까요.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나 싶어 보이구요. 하여간 맑은 사회를 부장님이 앞서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이렇게 보도해주세요.”

 

(6) “25년 장학사업 해온 나를 하루 아침에 잡범 만들어… 그게 제일 가슴 아파요”

- 아까 중요한 부분들에서요. 김기춘 실장 같은 경우 팩트를 롯데호텔 헬스클럽까지 구체적으로 말씀하셨고. 허태열 실장한테 7억 주실 때 이건 몇차례 나눠준 것인가요. 리베라 호텔 얘기하셨고.

“그렇죠. 서너차례 나눠 줬지요.”

- 매번 직접 주셨나요. 누구를 통해서 주셨나요.

“내가 직접 주었지요. 거기까지 (돈을) 가져간 것은 심부름한 사람은 우리 직원들이 있구요. 이게 그것보다도 더 훨씬 많지만 그거 뭐 7억이나 10억이나 15억이나 의미가 뭐가 있어요.”

- 어쨌든 의미로는 다 남아 있는 거죠. 홍문종 본부장 2억 줬을 때는 그때는 어디서 줬는지 기억나세요.

“같이 사무실 쓰고 그랬으니까요. 어울려 다니고 했으니까요. 홍문종 아버지하고 잘 알아요.”

- (국회의원 지역구가) 의정부잖아요.

“이 양반은 국회의원 되고 알았지만, 잘 알거든요. 아버지하고 친하고. 지방선거 때도 자기는 사무총장하고 나하고 같이 선거도 치르고. 그런데 이렇게 의리 없고 그러면 안되잖아요.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 개인적으로 먹을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

- 돈은 있는 사람이고요.

“그런 거 다 신뢰를 갖고 해야 하는데. 신뢰가 안되니까 참 말을 다할 수 없어요. 말을 많이 하면 너무 지저분한 사람이 돼서. 그렇습니다.”

- 이 부분은 오늘 실질심사 받고 안 좋은 결과 나오고 하시더라도 이 부분은 마지막에 그냥 더 이상 나 같은 사람 아니면 이런 희생양 찾지 마라 하는 메시지일 텐데. 그런 메시지는 써도 되는 거죠.

“오후 한 5시 이후에, 한 7시 이후에 쓰십시오.”

- 알겠습니다. 네.

“네 그래요. 부장님 부탁합니다.”

- 팩트들을 적어놓고 안에 가서 보고할게요.

“저도 제일 마음이 아픈 게 제가 장학금을 2만8000명 이상 줬는데 이 장학생들이 뭐라 그러겠어요. 장학생들이 얼마나 실망을 많이 하고. 어제도 내가 발표문에 발표했습니다만. 사회를 3만명 가까운 사람이 가족이 세 가족이어도 10만명 아닙니까. 그런 사람들한테 이렇게 충격을 주고, 25년 동안에 내가 그런 사업까지 해왔는데 이런 사람을 매도해 가지고 하루아침에 잡범으로 만드는, 그게 말이 됩니까. 그냥 그게 제일 가슴이 아파요. 그래서 내가 희생이 되고 죽는 한이 있어도 내 목숨으로 내가 대처를 하려고요.”

- 마음은 강하게 갖고 계시고요.

“그렇지 않으면 이게 자기의 진실과 진실의 고백이 남들에게 인정이 안되지 않습니까.”

- 회장님 마음은 강하게 드셔야 됩니다. 세상 막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이 드시더라도.

“(잠시 침묵) 예, 진실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김기춘씨 거는 조선일보 9월26일자 보면 가서 VIP랑 사진 찍은 것도 있고 그렇더라고. 보니까.”

- 그건 뭐죠 9월26일자.

“2006년 9월26일자 벨기에, 독일 다니면서 활동한 것 나와요. 인터넷 들어가보면. 그거 보면 나옵니다.”

- 다른 것보다 회장님 마음 강하게 갖고 계셔야 해요.

“네, 예. 제가 왜 이런 얘기를 했나, 나중에 아실 테니까. 잘 좀 다뤄주십쇼. 깨끗한 정부, 진짜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한 사람을 앞으로 내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주십쇼.”

- 안에다 보고하고 정리는 할게요. 저는 그냥 어떻게 하여간 마음 강하게 잡수시라고 그 말씀드릴게요.

“분식 같은 거 이런 거, 우리 ○○○ 보좌관이 있어요. ○○○ 보좌관 아실 겁니다. 변호사들이 만든 자료가 있거든요. 그것을 한번 보내드리라 할 테니까, 그걸 좀 한번 보시고 참고해주시고요.”

- 사실은 그런 부분들은 검찰 기자들한테도 다 전달을 할게요. 하면 되고. 지금 얘기하고 싶었던 것들은 이렇게 신뢰나 아니면 뭐 이렇게 희생양 찾는 식의 하지 말라는 거 잖아요. 정치.

“나 하나로 희생하고 끝내야죠. 내가 시장에서 부도덕한 놈, 나쁜 놈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 마음 강하게 잡으셔야 됩니다.

“알겠습니다. 네, 네. ○○○ 보좌관에게 자료 좀 보내드리라고 할게요.”

- 10시반 (영장실질심사) 뒤로는 좀 더 바빠지시겠죠. 좀.

“예. 예. 헤헤헤. 새벽에 일찍 미안합니다.”

- 아닙니다. 얘기 듣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어제 뱅커스클럽에서 (기자회견) 하신지도 몰랐어요. 사실은.

“그렇죠. 사회정책부 계시니까.”

- 노사정위 깨지는 것 때문에 정신없어서요.

“그러셨구나. 우리 장학재단 관련된 사람들, 이 사람들이 잘 재단을 지켜주길 바라고. 또 우리 장학금 받은 학생들이 성완종이란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꼭 좀 인식시켜주도록 써주십오. 네, 네. 들어가십시오.”

- 하여간 회장님 마음 강하게 갖고 계시고요.

“예, 예. 알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인터뷰 끝>

 

 

황교안 법무 장관, ‘성완종 사태’는 언론 탓?

 

“확인 안된 의혹들 보도” 언론에 자제 요청 논란

“수사 도움 되는 자료 있으면 검찰에 제출해달라”

 

황교안 법무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며 언론의 ‘의혹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동시에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완구 국무총리의 지시를 받는 법무부 장관의 이런 입장 표현은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황 장관은 14일 ‘경남기업 의혹 관련 법무부 장관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어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지 등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고, 법무부 장관으로서도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는 메모지 등 외에 두드러진 증거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일부 정치권 등에서 특정인을 거명하며 수사 대상과 시기, 방향 등을 제시하고 있고, 확인되지 아니한 의혹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결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 부풀리기’보다는 수사에 도움이 되는 자료가 있다면 검찰에 제출하여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도록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성 전 회장의 통화 내용 파일을 가지고 있는 <경향신문>에 자료 제출을 종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황 장관은 또 “수집되는 증거와 수사 상황에 따라 소환 대상과 시기를 정하여 수사를 진행하되, 소속 정당이나 지위 등을 불문하고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이 총리를 우선 조사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보인다. 황 장관은 “검찰은 철저한 수사와 진상 규명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신속하게 해소하도록 진력하겠다”고 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사설]거짓 해명 들통난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0만달러 수수 의혹과 관련해 말을 바꿨다. 김 전 실장은 경향신문이 “2006년 9월 김 전 실장에게 10만달러를 전달했다”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인터뷰를 보도한 뒤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특히 “(2013년 8월5일) 비서실장이 된 이후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의 일정표를 근거로 “2013년 11월6일 한정식집에서 만찬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해명을 번복했다. “착각한 것 같다. 다시 기억을 되살리고, 가지고 있는 자료를 보니까 기억이 난다”며 성 전 회장과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말 바꾸기로 논란이 된 터에 김 전 실장도 거짓 해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성완종 리스트’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형국이다.

 

김 전 실장이 어떤 인물인가. 청와대 재직 중 ‘기춘대원군’으로 불릴 만큼 실세 중 실세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이라며 공개적으로 감싸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단독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이 VIP(박 대통령) 모시고 벨기에·독일 갈 때 10만불, 달러로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항공료와 체재비를 초청자가 부담해 돈 쓸 일이 별로 없었다”며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그가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거짓말을 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명도 신빙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방문 비용을 어떤 인사가, 얼마만큼 부담했는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이 총리도 거듭된 말 바꾸기로 논란을 증폭시켜왔다. ‘성완종 메모’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자 “성 전 회장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에서 추궁이 계속되자 “개인적으로 만났다”고 실토했다.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경향신문 보도를 두고도 “성 전 회장이 다녀간 건 기억 못한다” “의미 있는 날이라 인사는 했지만, 독대는 정황상 맞지 않다” “(독대했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수차례 말을 바꿔 질타를 받았다.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사들은 모두 전·현직 고위 공직자이다. 금품수수 의혹의 실체적 진실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리라 본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어떻게든 위기만 모면하려는 비겁한 처신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왜 뻔히 들통날 거짓말을 일삼아 스스로 신뢰를 깎아 먹는가.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은 떳떳하게 진실을 밝히는 게 그나마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이 될 터이다.

경향신문사설

입력 : 2015-04-17 21:03:16ㅣ수정 : 2015-04-17 21:41:18

 

청와대·국무총리실, 이 총리 사의표명 공식 확인

오늘 국무회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재 예정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여야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중남미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밤 <한겨레>와 통화에서 “이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총리직 사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순방중이고 국내 부재중이기 때문에 총리가 물러날 경우 국정공백을 우려해 고민했지만 현 시점에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총리가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도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사실을 공식 확인했으며, 뒤이어 청와대도 이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귀국한 뒤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애초 21일 이 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무회의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재할 예정이다. 최 부총리는 미국 출장을 마치고 20일 귀국했다.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들이 추가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까지 이 총리 자진사퇴론이 고조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4·29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4일 이전에 이 총리가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21일 이 총리 해임건의안 발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기로 한 터였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핵심 지도부는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회의 뒤 비공개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27일 이전에 이 총리가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당 지도부는 이 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며 여론이 악화하고 있어, 이 총리 거취 문제를 박 대통령 귀국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지켜보자”는 기류였으나, 이 총리에 관한 의혹이 매일 더해지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대통령 귀국 전 조기 사퇴’를 유도하는 쪽으로 기조를 바꿨다. 이날 회의는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지난 1년간 217회의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추가된 상태에서 열렸다.

특히 이날 새누리당은 4·29 재보선 사전투표일인 24~25일 이전에 이 총리가 결단해줘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 고위 관계자는 “수도권 세 곳의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에서 우위를 달려왔는데 이번 사태로 매우 어려운 국면이 됐다”며 “이 총리가 사전선거 전에 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당으로서는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 총리가 스스로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이런 기류는 청와대와 총리실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을 시한으로 못박아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압박했던 새정치연합은 해임건의안 발의를 기정사실화하고, 국회 제출 시기를 구체화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 중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공정 수사와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총리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내일(21일) 의원총회를 열어 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총리는 정치권의 이런 기류를 전달받고 순방 중인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준범 이세영 기자 jaybee@hani.co.kr

여야 ‘박 대통령 귀국 전 결단’ 동시 압박에 두 손 들어

새누리 기류 변화…지도부 ‘24일 이전 사퇴’ 촉구로 가닥

새정치는 23일 해임건의안 발의 공식화로 정부·여당 압박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은, 여야에서 사퇴론이 거세지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에 대해 남미 순방을 떠난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기 전에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청와대와 이 총리 쪽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이번 악재로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당장 4·29 재보선도 문제지만, 이번 파장이 장기화할 경우 여권이 재기 불가능한 수준까지 내몰려 내년 총선은 물론 다음 대선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동안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16~27일) 동안 검찰 수사 상황과 여론의 추이 등을 지켜본 뒤,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7일 이후로 판단을 미룬다는 방침이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9일 이 총리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일주일만 참아달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20일 들어 당의 기류가 바뀌었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재보선 사전투표일인 24~25일 전에는 이 총리 본인이 (자진사퇴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인식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여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도 이날 이 총리의 자진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여당의 이런 기류 변화는 야당이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추진을 결정하면서 시간을 끌다가는 향후 국정운영 주도권을 모조리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당 고위 당직자는 “박 대통령이 순방 뒤 이 총리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총리 사퇴가 기정사실화된 마당에,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면 이 총리의 사퇴가 마치 야당에 떠밀려 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총리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양파’처럼 연일 터져 나오면서 박 대통령 귀국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도 ‘조기 사퇴론’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성완종 전 회장과 “개인적인 관계는 아니었다”고 주장해온 이 총리가 지난해 1년 동안 성 전 회장과 210여차례 통화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총리의 거짓말 논란이 다시 증폭됐다.

당장 9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선도 이런 당내 기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초만 해도 여당은 광주 서을을 뺀 나머지 3곳(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에서 승리를 기대했으나, 최근 당 자체조사에서 이 지역의 지지율 격차가 줄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장기적으로 보면,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까지도 이번 파문의 영향권 안에 들 수밖에 없어 여당으로서는 조기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3일 열리는 본회의에 맞춰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 총리의 자진사퇴 결단을 재촉한 요인으로 보인다. 23일 본회의에 해임건의안이 보고되면 72시간 안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25·26일이 휴일이라 해임안을 처리할 수 있는 날은 24일 하루밖에 없다. 여당이 24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해주지 않으면 해임안은 자동폐기될 수밖에 없다. 본회의에 보고된 해임안이 처리시한을 넘겨 자동폐기될 경우 그 책임은 새누리당으로 고스란히 넘어갈 것이란 게 야당의 판단이었다.

새정치연합 고위 관계자는 “총리 해임안의 본회의 처리 여부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야당이 해임안을 내는 행위 자체가 국민을 상대로 한 고도의 정치행위이며, 총리와 정부 여당에는 실질적 압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이세영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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