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동국제강 압수수색…횡령·탈세 의혹 수사
장세주 회장 출금…'횡령금으로 해외 도박' 의혹도 조사할 듯
동국제강이 국내외 사업 과정에서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28일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동국제강이 국내외 사업 과정에서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28일 서울 중구에 있는 동국제강 본사 건물인 페럼타워와 장세주 회장의 종로구 자택, 동국제강 일부 계열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동시다발로 진행한 이번 압수수색 현장에 검사 5∼6명과 수사관 50여명을 투입했다.
수사진은 동국제강의 회계장부와 세무 자료, 국내외 대금 거래 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거액의 횡령과 탈세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하고 장 회장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미국 등 해외에서 중간재 구매 등을 하면서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리는 수법으로 100억원대의 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은 빼돌린 대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법인 계좌에 넣었다가 일부를 손실처리했고, 이 과정을 문제삼은 세무당국으로부터 조사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러시아·일본 업체 등과 원자재 거래를 하면서 수입 대금을 조작했다거나 당진제철소 건립 과정에서 건설비를 과다 계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또 장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업체 페럼인프라 등 동국제강 관계사들이 본사 건물관리 거래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장 회장의 개인 비리도 단서가 나오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기업인의 부도덕한 부분이 확인된다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횡령한 금액으로 해외에서 도박을 벌였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어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한 사실 규명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진행하는 한편 조만간 동국제강 재무·회계 및 국내외 구매 관련 담당자를 불러 의혹 전반에 관해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2015-03-28 23:00:13
동국제강이 4년전 세무조사 받았던 혐의는
조사4국이 기간 연장하며 고강도 조사 진행
검찰이 28일 동국제강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횡령과 탈세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동국제강이 4년 전 받았던 세무조사의 혐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시 동국제강은 해외 구매대금 부풀리기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이번 검찰 수사가 당시의 혐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4년 전인 2011년 1월19일부터 약 8개월간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
당시 동국제강은 정기 세무조사의 일환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역외 탈세와 관련된 일부 혐의를 포착하고 착수한 조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현동 당시 국세청장이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열어 "재력가와 대기업의 국제거래를 통한 변칙거래 등 역외 탈세를 철저하게 단속하겠다"고 선언한 바로 다음날 동국제강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조사관들이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작정하고 칼을 뽑아든 기획 조사에 동국제강이 첫 사례로 걸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국세청은 당시 동국제강의 새 사옥이었던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 와서 회계장부를 가져갔고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해가며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동국제강이 그 무렵 받았던 혐의는 동남아, 미국 등 해외에서 거래 대금을 부풀려 이를 돌려받거나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었다.
당시에도 당국은 이런 비자금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게 흘러들어 갔는지 여부에 주목했고 장 회장이 이를 해외 도박자금 용도로 활용했다는 의혹도 흘러나왔었다.
조사 후 국세청은 검찰 고발 등의 조처를 하지 않고 몇 십억원 대의 추징금만 부과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특별한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검찰이 이날 동국제강에 대한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당시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단서를 포착하거나 새로운 혐의점을 발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과거 의혹과 혐의가 있던 사안에 대해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압수수색까지 진행한 것은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당시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는 특별한 위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내용을 알지 못해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2015-03-28 22:48:38
11년만에 다시 검찰 수사받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철강 경기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동국제강이 설상가상의 악재를 만났다.
검찰이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의 횡령·탈세 혐의를 잡고 공개수사에 나선 것이다. 실적 악화로 고비를 맞은 회사에 이번 검찰 수사가 심각한 파장이 미치지 않을지 회사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장 회장은 2004년 회사 예금을 일가친척들의 대출 담보로 사용하고 회삿돈으로 개인채무를 갚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및 횡령)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죄가 확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나, 3년 뒤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았다.
2011년에는 역외 탈세 혐의로 8개월 동안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는 검찰 고발 없이 추징금만 부과받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장 회장은 2000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가 금융감독원에 적발돼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회사가 무상증자를 한다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해 2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였다.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선친인 고(故) 장상태 동국제강 전 회장 시절에도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 측에 30억원의 비자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창업 3세인 장 회장은 선친이 작고한 뒤 2001년 회장으로 취임해 14년째 회사를이끌고 있다.
동국제강은 창업주인 고(故) 장경호 전 회장이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서울 당산동에 철강 선재를 만드는 철강공장을 설립한 것이 모태다.
60년 넘게 철강산업에만 전념해왔으며,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과 함께 '철강 빅3'로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고 있다.
탄탄한 경영을 유지해오다 최근 조선, 건설 경기 악화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고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685억원으로 전년보다 9.3% 감소했으며, 2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브라질에서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고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며, 올 1월 계열사인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으로 연산 1천만t 이상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추고 새 출발을 했다.
연합뉴스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2015-03-28 22: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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