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스크랍

환관설쳐대고 받아적기만

아지빠 2014. 12. 13. 08:28

 

 

 

 

환관 설쳐대고 받아적기만” 조선일보 칼럼 맞아?

최보식 선임기자 “언론사 기자 고소 남발, 해법 아냐… 졸장부들 재집권할까 식은땀”

최보식 조선일보 선임기자가 새누리당 지도부를 ‘졸장부’라고 비판했다. 그는 12일자 <졸장부 시대>란 제목의 칼럼에서 “가장(家長)이 회사에서 아부와 순종의 ‘졸장부’로 살아가는 건 대부분 용납될 것이다. 하지만 집권 여당 지도자들은 이런 가족 부양 문제가 걸려 있지 않은데도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최보식 기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그 추종자들 사이에서 ‘무대(무성 대장)’로 불려온 인물이다. 한마디로 눈치 보는 ‘졸장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 ‘국민 여론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 청와대에 할 말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며칠 전 청와대 오찬 석상에서 ‘대통령과 우리 새누리당은 한 몸’이라며 덕담을 전했다”고 꼬집었다.

최 기자는 “다음 날에야 그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했는지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했다”며 “말하라고 자리를 깔아줄 때는 침묵하고, 돌아서서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조차 유치하게 여긴다”고 비판했다. 최 기자는 이날 칼럼에서 김무성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말하기 바랐던 민심을 이렇게 요약했다.

▲ 12일자 조선일보 최보식칼럼.

“대통령께서는 지금 상황을 안이하게 봐서는 안 된다. 민심은 그렇지 않다. 언론사와 기자에 대해 고소를 남발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 검찰 수사에서 ‘찌라시’로 결론 내도 국민 불신감은 해소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국민이 어떻게 믿느냐이다. 이번 사안은 그동안의 국정 운영 스타일과 인사 실패와 관계된 것이다. 정무적으로 풀어야지 검찰이 풀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본인들은 혹 억울해도 비서실장과 문고리 비서들은 교체하는 게 옳다. 더 확산되기 전에 조기 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

최보식 기자는 “청와대에는 ‘환관(宦官)’들이 설쳐대고 국무위원은 모두 받아 적는 데만 급급하다고 여기는 게 세상 민심이다”라며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여당 지도자들이 무엇에 홀려 있거나 취해 있는 게 틀림없다. 국민의 신임을 얻어 국민 속에서 일어서려는 게 아니라 유별난 구애(求愛)의 몸짓으로 대통령의 점지만 기다리려고 한다. 아무리 ‘졸장부 시대(時代)’이지만 새누리당이 이들을 내세워 재집권하려고 들까 봐 식은땀이 날 정도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 ⓒ연합뉴스.

한편 최보식 기자는 가토 다쓰야 전 日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소송 공판에 조만간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 기자는 지난 9월 17일 <검찰의 산케이 보도 수사와 관련된 입장>을 내고 “본인 칼럼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방식에 관한 비판이었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로 본인 칼럼을 산케이 보도와 같은 걸로 몰아가는 상황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7시간에 대한 질문은 언론으로서 당연히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더욱이 본인 칼럼에는 산케이 기사에 나오는 것처럼 남녀 관계라는 단어도 없고 특정하지도 않았다. 저질과 선정성은 본인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2014년 12월 12일 (금)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