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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휴게소’ 특혜…유력 정치인 배후설

아지빠 2011. 4. 13. 16:02

 

부산 ‘이기대휴게소’ 특혜…유력 정치인 배후설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자리잡은 이기대 공원은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전망 좋은 곳’이다. 그런데 이 천혜의 절경에 휴게소가 들어서면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는 “휴게소 신축허가와 휴게소 입구 아스팔트 도로공사는 개인업자를 위한 명백한 특혜”라고 비판하고 있다.

두 명의 기생 무덤이 있다고 해서 ‘이기대(二妓臺)’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원의 동쪽 끝은 ‘동생말’이다. 특히 이곳은 광안리 해변과 광안대교, 해운대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고, 뒤로는 해안절벽과 산을 끼고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동생말은 1980년대 채석장이었다가 동국제강에서 98년까지 슬래그(철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매립장으로 사용했다. 동국제강은 슬래그를 처리하고 남구청에 무상양여하기로 했으나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이후 2003년 지역 유력 정치인의 후원회장으로 알려진 하모씨가 동국제강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했다. 그런 뒤 2007년 ‘이기대 휴게소’를 허가받았다. 부지 2만여㎡에 전망대와 음식점이 들어서는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였다.

그런데 시민단체가 폐기물 처리 문제와 건축허가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자 사업은 진척되지 못했다.

이후 시공사인 동남개발의 대표 원모씨가 부지를 인수, 지난해 5월 본격 공사를 시작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슬래그 문제는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해결하려 했으나 흐지부지하게 처리되고 말았다. 그런데 최근 휴게소 입구에 폭 2~3m의 흙길을 길이 355m, 폭 8m의 아스팔트 도로로 확장하는 공사가 시작되자 다시 특혜의혹이 불거졌다.

공사계획대로라면 확장한 도로는 휴게소 진입로와 맞닿아 사실상 휴게소 주변 도로를 구청이 정비하는 모양새다.

원씨가 유력 정치인의 중학교 동창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원씨는 “그 분과 동창인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 친분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부산녹색연합은 12일 “논란 속에 건립되는 휴게소와 곧바로 연결되는 도로가 개설되면서 대규모 녹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시민이 필요한 것은 한적한 숲속 산책로”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구청의 도로공사는 휴게소의 차량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한 특혜공사”라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도로공사 중단과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용호동 주민들은 “도로공사를 하는 길은 등산객이 많이 이용하는 산책로인데 예산을 퍼부어가면서까지 차량을 위한 도로를 만드는 것은 누구를 위한 공사인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부산 남구청은 “1997년 마련한 도시계획상 동생말에 편의시설이 계획된 만큼 특혜로 볼 수 없고 새로 확장하는 도로는 오래돼 훼손되고 배수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권기정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