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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휴게소 공사 중단… 특혜의혹 증폭

아지빠 2010. 2. 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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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휴게소 공사 중단… 특혜의혹 증폭
"100억 공사 외상결제 이해 안돼" 지역 유력 정치인 개입설 파다
시민단체·주민, 의혹규명 요구…수사촉구 진정서 검찰 제출키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부산 남구 이기대 동생말 '이기대 휴게소'(뒤편 언덕 위에 있는 건물)의 철골구조가 흉물스럽게 서 있다. 이 신축공사는 최근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10여 일간 중단됐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부산 남구청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이기대 동생말에 대형휴게소 건립을 허가해 특혜 논란(본지 지난 2일자 30면 등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휴게소 신축 공사가 열흘 넘게 중단되면서 특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검찰에 특혜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키로 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부산 남구청에 따르면 이기대 휴게소 신축공사가 지난 11일 이후 중단됐다. 시공사인 동남개발 측은 "공사대금 문제로 건축주와 이견이 있어 잠시 공사를 중단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 문제를 매듭짓고 나면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은 시공사가 밝힌 '공사대금 문제'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동남개발 측이 100억 원대의 공사를 외상으로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이 지역 유력 정치인이 중학교 동창생인 동남개발 원 모 대표를 움직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민 최모(48·부산 남구 용호동) 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건설회사가 100억 원짜리 공사를 외상으로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힘들다"며 "시공사 측을 안심시킨 든든한 보증인(동창생인 유력 정치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파다하다"고 전했다.

이이 대해 동남개발 대표 원모 씨는 "이기대 휴게소 부지는 워낙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공원 휴게소라는 점에서 공익성도 있어 외상공사를 결행하게 됐다"며 "거론되는 정치인과는 중학교 동창이라는 인연 외에 개인적인 친분은 별로 없으며, 이번 외상공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이기대 휴게소 신축공사 중단이 해당 정치인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6·2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이기대 휴게소의 특혜 논란이 계속될 경우 해당 정치인의 공천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한 주민은 "최근 이 지역에서는 이기대 휴게소 특혜 의혹의 배후 정치인에 대한 실망감이 많이 표출되고 있다"며 "신축 공사 중단은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이기대 휴게소를 둘러싼 특혜 의혹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부산녹색연합과 용호동자연생태복원추진위원회 등은 이기대 휴게소 건립 허가와 관련한 특혜 의혹에 대해 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26일 부산지방검찰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부산녹색연합 심미숙 공동대표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이기대가 특혜 의혹으로 악취를 풍기는데도 수사기관이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은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기대가 부산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행정기관과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