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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휴게소 공사장 안전불감

아지빠 2010. 2. 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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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휴게소 공사장 안전불감
커져가는 특혜의혹 논란
대형 공사트럭 산책길 점령, 날림먼지에 안전사고 위험 커
관리감독 손놓은 시·남구 질타…부산지검, 의혹 사실확인 나서

 
  26일 오후 부산 남구 이기대 휴게소 신축 공사장을 오가는 대형트럭이 먼지를 날리며 달리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부산 남구청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이기대 동생말에 민간사업자의 대형휴게소 건립을 허가해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는 지적(본지 26일자 10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공사 현장에 대한 관리·감독마저 제대로 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6일 오후 4시께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해안산책로에는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산책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안산책로에 들어서는 입구 반대편 오르막길에서 용호성당 방향으로 이어지는 이기대 산책로도 붐볐다. 그런데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신축 공사가 한창인 이기대 전망대 공사장과 산책로 경계지점에 공사차량이 뿜어내는 날림먼지 때문이었다.

동생말 입구에서 50m 거리인 공사장과 산책로가 나눠지는 경계지점에서는 대형트럭이 비포장도로를 지날 때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날림먼지가 쏟아졌다.

게다가 경계지점은 곡각 정도가 심해 공사장을 오가는 대형트럭들은 이곳에서 후진과 전진을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 관계자들이 안전요원 배치나 안전장치를 하지 않고 있어 산책객들은 안전사고 위험에 시달리고 있었다.

매일 오후 산책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하남수(66·부산 남구 용호3동) 씨는 "지난해부터 공사장을 지나는 트럭이 뿜어내는 날림먼지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특히 하루에 몇 번씩 대형트럭이 산책객들을 덮치기 일보 직전의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는데도 남구청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3층 높이의 철제구조물이 들어선 이기대 해안산책로 입구 동생말의 이기대 휴게소 신축공사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왕정문(64·남구 용호3동) 씨는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이기대에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자연경관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특정 사업자를 위한 건축허가라는 의혹이 많은 만큼 부산시를 비롯해 사정기관이 나서 철저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부산녹색연합 이남근 대표는 "지난 수년간 이기대 휴게소 건립 반대 활동을 벌이면서 시민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큰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또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사업에 대해 관리·감독관청인 부산시와 남구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항간의 '유력정치인 배후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날림먼지와 안전사고 우려에 대해선 현장 점검한 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검은 남구 이기대 동생말 입구의 휴게소 신축 허가와 관련한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고위 간부가 직접 해당 부서에 토착 비리 근절 차원에서 구체적인 법률 위반 여부 등을 알아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본격적인 내사 착수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최정현 장호정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