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에서 자란다. 높이 3~6m. 어린 가지는 털이 없고 붉은 빛을 띠는 녹색이나, 자라면서 회흑색으로 변한다. 줄기껍질은 코르크층이 발달하였으며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4~12cm의 넓은 달걀 모양이다.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끝이 3개로 갈라진다.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잎자루 끝에 2개의 꿀샘이 있고, 밑에는 턱잎이 있다.
꽃은 무성화(無性花)로 5~6월에 피며, 꽃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처음 꽃이 필 때에는 연초록색이나 활짝 피면 흰색이 되고 질 무렵이면 누런빛으로 변한다. 열매는 둥근 모양의 핵과(核果)이며 9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꽃의 모양이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고 부처가 태어난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만발하므로 절에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한국·일본·중국·만주·아무르·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2)
백당나무에서 생식 기능을 없애버린 꽃나무가 불두화이다. 모든 나무의 특징은 백당나무와 같다. 다만 꽃에서 암술과 수술이 없어지고 꽃잎만 겹겹이 자라게 한 원예품종이다. 백당나무의 고자가 불두화이다.
메마른 사막의 선인장도 진흙구덩이의 연꽃도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긴긴 인고의 세월을 말없이 기다린다. 꽃이란 바로 식물의 생식기관으로서 암수의 화합이 이루어져 씨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암수가 서로 움직여 짝을 찾을 수 없는 식물의 입장에서는 아름다운 자태에다 향기를 내고 꿀을 만들어 곤충을 꼬여 들여야 수정이란 단계를 거칠 수 있다.
그런데 암술도 수술도 갖지 않고 꽃잎만 잔뜩 피우는 멍청이 꽃나무도 있다. 자연적으로 생기기도 하며 사람이 이리 저리 붙이고 떼고 하여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이름하여 무성화(無性花)이다.
초파일을 전후하여 대웅전 깊숙이 미소 머금은 금동 불상과 직선으로 혹은 약간 비켜서서 새하얀 꽃이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꽃나무가 있다. 사람 키 남짓한 높이에 야구공만한 꽃송이가 저들 자신조차 비좁도록 터질 듯한 이 꽃나무가 바로 불두화로서 대표적인 무성화의 하나이다. 자라는 땅의 산도(酸度)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처음 필 때에는 연초록 빛깔이며 완전히 피었을 때는 눈부신 흰색이 되고, 꽃이 질 무렵이면 연 보라 빛으로 변한다.
꽃 속에 꿀샘은 아예 잉태하지도 않았고 향기를 내뿜어야할 이유도 없으니 벌과 나비가 처음부터 외면해 버리는 꽃이다. 매년 5월이 돌아오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꽃을 피워야 할 계절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살아있는 꽃’이지만 아무래도 벌과 나비가 없는 불두화는 생명 없는 조화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서글픔이 있다.
다행이 그는 부처님과의 인연으로 석화(石花)의 서러움을 조금은 면하게 되었다. 심은 곳의 대부분이 절간이고 꽃의 모양이 마치 짧은 머리카락이 꼬부라져 나발형(螺髮形)을 이루고 있는 불상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불두화(佛頭花), 혹은 승두화(僧頭花)란 분에 넘치는 이름을 얻었기 때문이다.
씨도 없는 불두화의 자손은 꺾꽂이나 접붙이기로 퍼져나가지만 자신의 조상은 누구인가? 그는 바로 백당나무이다. 산지의 습한 곳에서 높이 약 3m 정도로 자라는 작은 나무인데 잎은 마주나고 끝이 3개로 크게 갈라져서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꽃은 주먹만한 크기로 작은 우산을 펴놓은 것 같은 꽃차례로 둥글게 달린다. 안쪽에는 암꽃과 수꽃을 모두 가지는 정상적인 꽃, 즉 유성화(有性花)가 달리고 바깥쪽에는 새하얀 꽃잎만 가진 무성화가 피어 있어서 달리 보면 전체 모양이 마치 접시를 올려놓은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백당나무에서 돌연변이가 생겼거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수꽃만 달리게 육종(育種)한 것이 바로 불두화이다.
북한에서는 백당나무를 접시꽃나무, 불두화를 큰접시꽃나무라고 부른다. 일찍부터 한글전용을 하여온 북한은 아름다운 우리말 식물이름을 많이 만들었지만 백당나무나 불두화가 북한이름보다 꼭 나쁜 이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제주도에 자라는 나무 중에 중대가리나무란 이름이 있는데 북한이름은 머리꽃나무이다. 통일의 그 날이 오면 이런 이름들은 그대로 우리가 따라야 할 것 같다.
3)
유사종: 백당나무(V. sargentii Koehne.) 민백당나무 (for.calvescens REHDER) |
잎은 길이 4-12cm정도의 크기로 달걀모양이며 넓다. 잎의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으며 잎의 끝은 3개로 갈라지고 마주난다. 잎의 형태를 유지하는 골격작용과 더불어 양수분과 동화물질의 통로인 엽신내의 유관속인 맥위에 털이 있다. 잎자루 끝에 꿀샘이 2개있고 아래쪽에는 잎자루의 기부 좌우에 달려있는 비늘 같은 턱잎이있다. |
어린 가지는 털이 없고 붉은 빛을 띠는 녹색으로 자라면서 회흑색으로 점차 변한다. 줄기껍질은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
꽃은 암컷과 수컷의 구분이 없는 무성화로 5~6월에 피며, 꽃줄기 끝에 위쪽에 난 꽃자루보다 아래쪽에 난 꽃자루가 길기 때문에 꽃차례를 이루는 꽃들이 전체적으로 거의 평면으로 배열하게 되는산방꽃차례로 달린다. 처음 꽃이 필 때에는 연초록색이나 활짝 피면 흰색이 되고 질 무렵이면 누런빛으로 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