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스크랍

트럼프 싱가포르.하노이 회담때 큰실수

아지빠 2019. 12. 23. 11:42




북미긴장 자초한(?) 트럼프, 싱가포르·하노이 회담때 '큰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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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비핵화' 개념정의 달라…훈련중단 약속하고 어겨 하노이선 김정은 '홀대'…"내년에도 북미관계 어렵다" (이미지)

북미 긴장 관계가 팽팽해진 가운데 북한은 미국 측에 '연말 시한'을 제시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이름의 도발을 감행할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두 군데서 가졌던 북미정상회담에서 주요한 실수를 한 것이 이유가 됐을 거란 분석이 나왔다.

사이먼 데니어 워싱턴포스트(WP) 도쿄지국장은 22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 규정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종료를 쉽게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은 것이 주요한 실수(key mistakes)였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가장 큰 실수(biggest mistake)는 김정은 위원장을 홀대한 것이었으며 결과적으로 대화는 엇갈렸다고 했다.

데니어 지국장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년 전 '화염과 분노'를 말하며 대북 강경 자세를 보였을 때 북한 정권을 흔드는 효과는 있었다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를 인용해 전했다. 허세였든 아니었든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단 믿음을 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남겼다는 것. 그리고 다른 미 대통령이 하지 못 했던 정상회담의 문을 연 것을 높이 평가했다. 적어도 김 위원장은 평화,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그 대가를 진지하게 거래하는 논의를 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했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데니어 지국장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미를 규정하도록 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은 이 문구를 '일방적으로 북한이 비핵화를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었고, 북한은 '억지력을 제거하기 전에 미국에 대한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을 완전한 비핵화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지난해 12월 "미국이 이 문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또 하나의 실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종료를 쉽게 약속한 것이란 지적이다. 자신도 돈이 많이 드는 '전쟁 게임'(war game)이라 하긴 했지만 실제 미군으로선 지킬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약속이었고 완전히 중단되지도 않았다. 북한은 여기에 배신감을 느끼고 더 이상 약속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고 데니어 지국장은 지적했다.

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범한 가장 큰 실수는 업무오찬을 취소하고 회담을 일찍 끝내는 방식으로 김 위원장을 홀대하는 것이었다고 봤다.

데니어 지국장은 "그것은 부동산 거래 성사에 있어선 잘 먹히겠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변덕스러운 독재자(김 위원장)를 상대할 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는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더 강경하게 나가라'는 북한 내부 압력이 커졌을 수도 있고, 단순하게 김 위원장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을 수 있다고 봤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김 위원장은 눈에 띄게 화가 난 듯 보였고 그 이후 관계는 급랭했다고 했다.

또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만 하면 '밝은 미래'를 주겠다고 제시했지만 북한은 '빅 딜'엔 관심이 전혀 없었고, 막연하게 (북한에)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의 대가로 체제 안보를 포기하라는 요구는 결코 매력적인 도박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니어 지국장은 내년 북미 관계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bleak) 봤다. 더 이상 2년 전 했던 군사적 위협은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얘기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허세만 부리는 종이 호랑이(paper tiger)로 성격을 규정지은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겨루고 있는 것 역시 북한으로 하여금 (대북)제재를 이전 수준까지는 다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단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은 무기 실험이나 공격적인 벼랑끝 전술의 길로 다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9-12-23 10:4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