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스크랍

IS지도자 알바그다디 사망/IS 보복경고

아지빠 2019. 10. 28. 08:40








"개처럼 죽었다? 미국, 즐거워 마라" IS 보복 경고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입장을 대변하는 아마크통신은 31일(현지시간) 이 조직이 음성 성명을 통해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특수부대를 동원해 알바그다디를 제거했다고 발표한 지 나흘만이다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음성 성명에서 IS는 알바그다디가 ‘순교’했다면서 조직의 지도부 격인 슈라위원회와 원로들이 그의 사망 소식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슈라위원회가 새로운 칼리프(이슬람 공동체의 신정일치 지도자)로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를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알쿠라이시는 그간 신상과 IS 내 역할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IS 전문가인 아이만 알타미미 스완지대학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알쿠라이시가 하지 압둘라로 알려진 IS 고위 인물일 수 있다”라며 “미국 국무부가 하지 압둘라를 알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점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쿠라이시 부족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하셰미 가문이 속했던 아랍 부족으로 7세기 이슬람의 발상지 메카를 관장했다.

IS는 새 지도자의 성씨를 통해 무함마드의 혈통이라는 점을 내세워 추종자들에게 ‘칼리프’(이슬람 공동체의 신정일치 지도자)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알바그다디도 IS의 우두머리가 된 뒤 종교적 정통성을 부각하도록 개명했다.

이들은 또 이 조직의 대변인으로 알려진 아부 알하산 알무하지르도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알무하지르는 올해 4월 공개된 알바그다디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에서 바로 옆에 앉은 최측근이다.

이날 음성 성명은 새 대변인 아부 함자 알쿠라이시가 발표했다.

IS는 알바그다디를 제거한 뒤 ‘개처럼 죽었다’, ‘마지막 순간에 훌쩍였다’는 식으로 조롱한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미친 늙은이’라고 부르면서 “우리의 지지자들이 칼리프의 죽음을 보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우리 지도부의 죽음을 즐거워하지 말라”며 “우리는 중동에 한정된 조직이 아니며 동서에 걸쳐 건재하고, 우리의 사명을 계속 수행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알바그다디의 마지막 음성 메시지(9월)에서 말한 소명을 따라야 한다”라며 “우리의 슈라위원회가 순교한 알바그다디의 유지를 받들고 새로운 칼리프 알쿠라이시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라고 선언했다.

알바그다디는 9월 음성 메시지에서 조직의 확장과 이라크와 시리아에 수감된 조직원의 석방, 서방에 대한 ‘순교 사명’을 주장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알 바그다디 사망설…트럼프 "대단한 일 방금전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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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그다디 은신처





지난 4월 공개된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모습. AP연합뉴스.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시리아에서 미군의 공격을 받던 중 사망한 것으로 26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매우 큰 일이 방금 전 일어났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지 않은채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대발표’를 한다고 예고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발표가 알 바그다디 사망 발표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IS가 2017년 ‘수도’를 자처한 시리아 라카를 빼앗기고 사실상 패망한 데 이어 알 바그다디까지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중동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날 미군 특수부대가 특급 수배자인 알 바그다디를 급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주일 전쯤 승인안 이번 작전은 IS 잔당의 마지막 근거지인 시리아 서북부 이들리브주에서 진행됐다. 미 국방부는 알 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극비리에 백악관에 보고했고, 그의 사망을 최종 확인해줄 유전자 및 생체정보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미군이 급습했을 당시 교전이 있었으며 알 바그다디는 자살폭탄 조끼를 터트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이 폭발로 알 바그다디의 부인 2명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도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알 바그다디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공격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알 바그다디의 소재지를 특정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9시 23분쯤 자신의 트위터에 별다른 설명 없이 “매우 큰 일이 방금 전 일어났다”고 적었다. 뉴스위크는 이 트윗이 알 바그다디 사살 작전이 종료된 뒤 올라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올라온 직후 호건 기들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오전 9시(한국시간 28일 밤 10시)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내용이 외교정책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 바그다디는 1971년 이라크 사마라에서 중산층 수니파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1996년 바그다드 대학교에 입학해 이슬람 율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졸업 후 지역 모스크나 학교에서 코란을 가리키다가 이슬람 단체에 가입했고, 2003년 미군 주도 연합군의 침공으로 이라크 전쟁 전후로 급진 성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2004년 미군에 붙잡혔다가 10개월간 복역한 뒤 풀려난 알 바그다디는 본격적으로 무장조직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라크 전쟁과 시리아 내전이 연이어 터지면서 중동정세가 극도로 혼미한 상황에서 조직 내 위상을 높여갔고, 2014년 6월 모술과 티크리트 등을 함락시킨 다음 이슬람국가(IS)를 선포하고 스스로를 이슬람 국가의 정치·종교적 최고 지도자인 ‘칼리파’라고 칭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 일부를 차지한 IS는 무자비한 보복과 양민 학살, 노예제 부활, 유물 파괴 등 극단적인 행태를 일삼아 전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CNN에 따르면 IS가 서방국가와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동국가들로부터도 집중적인 공격을 받게 되자 알 바그다디는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다음 잠행을 해왔다. 미국 정부는 알 바그다디에게 빈라덴과 같은 2500만달러(약 294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알 바그다디 사망설은 여러차례 제기됐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IS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이달 초 시리아 북부에 남은 미군을 모두 철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시리아에서의 일방적인 철군은 IS의 재결집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IS 지도자 알 바그다디가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IS 잔당들이 재규합될 불씨는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입력 : 2019.10.27 15:31 수정 : 2019.10.27 15:51


네이비실이 했지 오바마가 했나" 빈라덴 사살 비아냥거렸던 트럼프,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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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가 26일 저녁 백악관 상황실에서 참모들과 함께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가 미군 특수부대의 습격을 당하는 장면을 실시간 영상으로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자신을 주인공으로 부각시키기, 민감한 정보를 극적으로 포장하기, 경쟁자 깎아 내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에 대한 습격 및 그의 사망 사실을 발표하는 장면은 ‘트럼프 스타일’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생중계로 48분간 알바그다디 습격 작전 성공을 알리는 성명을 낭독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장황하게 답변했다. 작전 전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전국민의 눈과 귀가 자신의 입으로 주목되게 만들려는 의도였다. 전날 밤 트위터에 “매우 큰 일이 방금 전 일어났다”고 올려 관심을 고조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이 골프나 테니스를 치러 가거나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일요일 아침 기자회견 흥행을 위한 ‘밑밥’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는 전임자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 사실을 알린 장면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5월 1일 밤 11시 35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다”는 짤막한 성명만 발표하고 말을 아꼈다.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거나, 작전에 직접 관여한 군 당국자들이 나중에 설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빈라덴을 사살한 것으로 오바마를 축하하지 말라”면서 “네이비실이 빈라덴을 사살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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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뒤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깎아내리며 올린 트위터 글.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도 오바마 시절과 크게 대비된다. 미국 대통령 문장을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에 앉았다. 어두운 정장이나 군복을 입은 5명의 참모가 경직된 표정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AP통신은 힘과 권위를 과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등장인물들의 엄숙하고 근엄한 표정은 테이블 위의 어지럽게 널려진 케이블들과 부조화를 이룬다. 빈라덴 사살 당시 상황실에 모였던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 등 13명은 긴장한 표정과 차림새, 자세가 훨씬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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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을 지켜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참모들. 사진 백악관.

알바그다디가 “칭얼대며 울다가 겁쟁이처럼, 개처럼 죽었다”면서 작전의 극적인 장면들을 자세하게 되풀이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너무 많은 정보를 까발렸다고 경악했지만, 그는 자신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작전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과장도 동원됐다. 그는 9·11테러가 일어나기 1년 전 출간한 <우리에게 걸맞는 미국>이라는 책에서 빈라덴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그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NN 등은 그가 이 책에서 빈라덴을 테러리스트 중 한 명으로 딱 한번 거명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자 깎아내리기와 남탓도 빠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사살된 빈라덴도 큰 적이긴 했지만, 알바그다디는 ‘국가’를 참징했고 재건을 시도했던만큼 “최악의 인물”이었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자신이 잡은 적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그는 시리아 철군 결정을 변호하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비판도 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