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

추억을 지우면 머리가 하얀 신선이 될까?

아지빠 2016. 5. 2. 12:25





추억을 지우면 머리가 하얀 신선이 될까?

 

도교의 경전인 운급칠첨(雲笈七籤) 불노불사를 얻은 신선이 모여 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명산, 도교에서 말하는 삼신산의 하나가 바로 부산남구 용호동의 대붕산(大鵬山)이다.

시황제가 방사 서복(徐福)을 보내 불로장생의 선약을 찾아오라고 보낸 곳이다.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가 붕이다. 우선설화(遇仙說話)가 깃든 대붕산 아래 푸른 바닷가 기암절경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는 곳에 을지문덕, 연개소문, 고운 최치원, 김유신, 우륵, 의상 대사, 원효대사, 강감찬, 매월당 김시습, 북창 정렴, 토정 이지함, 망우당 곽재우, 청하 권극중 이 신선으로 화했다는 신선대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 대붕산의 기를 끊기 위해 미친 말인 용마로 이름 지어 폄훼한 곳 이기도하다.

대붕산에서 오륙도까지 주작이 날개를 펴고 있는 곳을 비용고개라 하며 신석기와 청동기 유물이 출토된 곳으로 용대(龍臺)라 한다.

무릉도원은 호리병속의 낙원과 덧없는 세상이야기 한단지몽처럼, 시간의 흐름이 없는 곳이 오륙도이다. 여섯 섬이지만 다섯 섬만 보이는 신비의 섬이다. 네 번째 수리섬은 호리병을 닮은 섬으로 불로장생의 선약 불로초가 있었다. 그리고 3번째섬 굴섬에는 신에게 바치는 정화수 부수(符水)가 떨어지는 전설의 섬이다.

있으나 보이지 않는 섬은 대조기에 길이 열리는 거미섬 이다. 그러나 거무섬으로 더 알려진 토속이름이다.

장자산의 동산(瞳山)은 용의 눈이 있는 곳이며 동산 등(嶝)을 타고 넘는 산길을 목 너머라 한다. 일제는 구리광산이 있다하여 구리산(銅山)이라 하였고, 이기대공원 갈맷길의 동산끝자락을 동생말이라 적어 웃으며 지나가는 곳이 되었다.

동명불원이 자리한 신비를 감춘 산이 수장산(水藏山)이다. 소문난 분개 소금(자염)팔러간 엄마가 이제나저제나 돌아오기를 목을 빼고 바라보는 동구 밖이 수장 끝으로 기억에 남아있는 곳이다.

옛 분개는 소랑강을 따라 4개의패가 있었다. 10호가 한패(牌) 의 단위였다 고하니 약40여 호가 마을을 형성한 것이다. 용호동과 이웃한 남천동에도 4패가 있었다고 한다. 대연동은 몇 패 이었는지 자료가 없어 아쉽다.

대연초등학교10리길 광목 책 보따리 동여매고 헐레벌떡 섶자리 밭에서 잘피 장구 만들어 허기진 배 채워주며, 파도에 밀려온 고둥껍데기로 목걸이 만들어 걸어주던 검정고무신의 코흘리개 머슴애가 걸어온 6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내 고장 신작로, 빛바랜 노란 추억을 하나둘 지워가며 걷는다. 아이들의 약속이 곱게 새겨지도록.

    



일제강점기무덤의 비석에 동산(銅山)이라고 확인

 

*수리병-호리병의 옛말

*신선대-1992년 신선대부두항만공사로 자취감춤

17회고문왕 정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