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스크랍

“하나님의 땅 선포” 기독교 신자들 ‘봉은사 땅밟기’ 파문

아지빠 2010. 10. 27. 07:00

 

 

슬퍼3

 

“하나님의 땅 선포” 기독교 신자들 ‘봉은사 땅밟기’ 파문

대웅전, 불탑 등에서 기도하는 장면 담은 6분짜리 동영상 제작

기독교인들조차 “씁쓸하다”…해당단체 주관 목사 사과뜻 밝혀

 서울 삼성동 봉은사 대웅전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보고 불교를 폄훼하는 장면 등을 담은 충격적인 동영상이 누리집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봉은사 땅밟기’라는 제목의 6분짜리 동영상은 20~30대로 보이는 남녀들이 대웅전을 비롯하여 봉은사 경내 곳곳에서 기도를 올리는 장면이 들어 있다.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우상을 만들지 말지니’라는 성경 구절로 시작하는 동영상은 불상, 사천왕상, 돌계단, 탱화 등을 보여주며 이를 ‘사람들이 만든 우상들…헛되고 헛된 것들’이라고 지적한다. ‘찬양인도자학교 주님의향기 6조’라고 소속을 밝힌 이들은 동영상에 ‘주님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보내소서’라는 자막과 함께 봉은사 대웅전, 불탑, 대웅전 입구 계단 등에서 두 손을 하늘로 뻗은 채 기도를 하고 요사체 기둥이나 불경 위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사진을 담았다. 동영상은 ‘주님!! 우상은 무너지고 주의 나라 되게 하소서!!!’라는 기도문으로 끝이 난다.

 이들은 이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밝히며 소감까지 찍어 올렸다. 동영상 첫 부분에 등장하는 한 여성은 “이 땅이 하나님의 땅이라는 것을 선포했다”며 “분명히 이 땅은 (하나님에 의해)파괴될 것이고 (하나님에 의해)회복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 남성은 “쓸데없는 우상이 많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고 다른 여성은 “주님을 믿어야할 자리에 너무나 크고 웅장하게 절이 들어와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동영상이 공개된 뒤 누리집은 이들의 도를 넘는 행태에 대한 비난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사이비 종교라도 다른 종교 건물 안에서는 그런 짓은 못할 듯”이라고 비판했고 “타종교에 대한 존경과 배려가 없다면 그것은 종교가 아니고 독선”이라는 글도 달렸다.“광신도는 못 말린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기독교인들조차 대부분 이들의 행동을 나무랐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진짜 이것 아닌 듯”“같은 크리스천으로써 안타깝기 그지없다”“기독교인으로서 봐도 정말 씁쓸하다” 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그대들은 믿음이라 칭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예수를 욕되게 하였다”는 준엄한 꾸짖음도 있었다. 드물지만 “자랑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강남 한복판에 절이 있으니까 강남이 환락가가 되는 겁니다. 예수 믿으면 다 거룩해집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동영상에 등장하는 이들이 자신의 소속을 밝힌 ‘찬양인도자 학교’쪽에서 공식 사과를 하고 진화에 나섰다. ‘찬양인도자 학교’를 주관하는 ‘에즈37’의 최지호 목사는 26일 ‘마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종교 시설에 가서 이런 행동을 한 적이 없었는데 우리도 당황스럽다”라며 “이미 봉은사에 연락해서 사과를 했고, 봉은사 땅밟기를 했던 분들도 함께 봉은사를 직접 찾아 사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어 “만약 불교인이 교회에 가서 그러한 행동을 하면 기독교인도 기분 나쁠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고 그래서는 안 된다”며 “그분들의 생각이 짧았고 무례했던 행동이며 신앙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 이혼율 1위가 ‘동화사’ 때문이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제작 ‘동화사 땅밟기’ 동영상 파문

한국 기독교인들이 미얀마 사찰가서 예배보는 동영상도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에 이어 대구에 있는 절 ‘동화사 땅밟기’와 불교국가인 미얀마의 사찰에까지 찾아가 기독교식 예배를 드리는 동영상도 누리집에 떠다니고 있어 불교 폄훼 동영상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동화사 관련 동영상은 대구 지역의 기독교 조직인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가 제작자로 나타나 있다.

 대기총이 만든 동영상의 내용은 교회가 부흥할 때 대구 경제가 발전했고, 불교 관련 시설이 들어선 뒤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대기총은 이 동영상에서 팔공산 자락에 창건한 북지장사가 섬기는 지장보살에 대해 “지장보살은 별의 신으로 성경에서는 계명성 곧 사탄”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동영상은 대구의 옛 지명 달구벌은 밝은 땅이라는 뜻으로 주민들이 밝게 살고 있었지만 극달화상이 지장보살을 섬기는 북지장사를 창건한 뒤 사탄을 숭배하는 땅이 되어 임진왜란까지 변방의 작은 마을로 전락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 대구는 제일교회와 서문교회 등 교회의 부흥기인 60~80년대 경제적으로 성장했으나 1992년 “사탄 숭배주”로 동화사 통일 대불이 세워지고 팔공산과 앞산에서 해마다 큰 굿판을 벌인 뒤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우상이 창궐한 결과는 참혹했다”며 1995년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대구 경제의 쇠락 등이 모두 동화사 통일대불 조성 등 우상숭배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심지어 교회의 분열과 인구 감소, 이혼율 전국 최고 기록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신자들을 불교테마공원 공사 현장에 보내 기도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봉은사, 동화사에 이어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미얀마의 한 사찰 법당에 둘러앉아 손을 잡고 기타에 맞춰 찬송가를 부르는 동영상도 누리집에 떠다니고 있다. 동영상에는 기독교인들로 보이는 이들이 우리말로 찬송가를 부르거나 기도를 하는 등 기독교식 예배를 보는 장면이 담겼다. 옆에 앉은 미얀마 승려나 현지 사람들은 이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표정이다. 법당 밖에는 동네 사람들과 아이들이 모여들어 ‘공연’을 보듯이 이들의 예배와 찬송을 지켜보고 있다. 동영상에는 김 루크 선교사 미얀마 의료선교보고라는 제목 아래 ‘기독교역사 2천 년에 불교 절의 법당에서 예배를…20일 금식하며 견고한 진을 파하고 첫 예배를 드리던 날’이라는 글이 붙어 있다. ‘동화사 땅밟기’에서 대기총은 초조판대장경 복원, 템플스테이 시설 및 운영 등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데 대해 사실상의 불교의 포교활동에 대한 지원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 혈세로 기독교 찬송가 음반이 제작 배포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불교 문화에 대한 예산 지원이 특정 종교에 대한 국비 지원이라는 기독교계의 비판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법보신문>은 25일 “전국 50여 개 지자체가 운영하는 국·시립합창단의 이름으로 제작된 찬송가 음반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며 “국·시립합창단의 활동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보도했다. <법보신문>은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 3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찬송가 음반을 조사한 결과 국립합창단을 비롯해 총 13개 국·시립합창단이 총 33종류의 찬송가 음반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들 합창단이 선교활동의 핵심 세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들 음반은 모두 현재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대부분 2007년 이후 발매된 음반들이다 신문에 따르면 “국립합창단은 ‘찬송가 베스트’ ‘찬송가베스트 2집’ ‘국립합창단 찬송가’ 등 모두 3종류의 음반을 비롯해 12장으로 구성된 ‘국립합창단이 함께하는 찬송가’ DVD까지 출시,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산 시립합창단은 교회음악과 클래식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음반업체 중앙아트에서 시리즈로 발매하고 있는 찬송가CD ‘중앙성가’의 음반 11종류를 녹음해 선교 합창단을 방불케 한다고 전했다. 이외 찬송가 시리즈 음반을 낸 합창단은 안양, 원주, 성남, 대전, 김해, 광주시립합창단 등이다.

 

울산역名 ‘통도사’ 삭제, 절밟기, 예산삭감… 佛心 끓는다

ㆍ공약사업 물거품 되고 잇단 불교폄훼에 ‘부글’

정부의 종교관련 정책 결정과 개신교인들의 잇단 불교 비방행위 등으로 불교계의 심기가 불편해지고 있다.

최근 불교계 내부를 술렁이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고속철(KTX) ‘울산역’ 명칭에 ‘통도사’가 병기될 예정이었다가 누락된 것, 대구 팔공산 일대에 조성할 계획이던 팔공산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이 백지화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 내년도 템플스테이 예산이 줄어든 것도 불교계가 정부에 불만을 품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일부 개신교인의 잇따른 불교 폄훼행위는 불교 신자 등 전반적인 ‘불심’을 자극하고 있다.

울산역의 명칭 표기를 둘러싼 불교계의 반발은 당초 울산역 청사 옥상 간판이 ‘울산역(통도사)’으로 표기될 예정이었다가 ‘울산역’으로 바뀌면서 시작됐다. 불교계는 “정부가 기독교계의 반발로 통도사 명칭을 누락시켰다”고 비판한다.

울산시는 지난 6월21일 역명자문위원회를 열고 울산역의 명칭을 ‘울산역(통도사)’으로 결정했다. 울산역과 통도사의 거리가 약 10㎞에 불과하고, 통도사가 위치한 양산 손님들이 울산역을 많이 이용한다는 것 등을 감안해서였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통도사가 단순 사찰이 아닌 전통과 역사의 산물인 만큼 역명에 함께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정해 철도공사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울산지역 개신교계는 “역명에 통도사를 함께 쓰는 것은 종교 편향적인 자세”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일부 개신교 신자는 울산시청, 대전 철도공사 주변에서 집단시위, 역명철회기도회 등을 여는 등 재검토를 요구했다.이후 철도공사는 역명심의위원회를 열어 ‘울산역’이란 역명의 아랫부분에 ‘통도사’를 부기하기로 결정, 행정안전부가 발행하는 8월26일자 전자관보를 통해 공고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울산역청사 옥상 현판에 ‘울산역’이란 이름만 내걸리고, ‘통도사’ 명칭은 역청사 내부의 플랫폼과 각종 유도로의 안내판(16개)에만 쓰여졌다.

불교계는 즉각 반발했다. 울산불교종단연합회와 불교신도회는 최근 지역일간지에 “(명칭 누락은) 철도공사가 통도사를 단순한 종교기관으로 폄훼하고 있는 일부 종교인의 이기적인 주장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며 “사안이 시정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도 “전자관보까지 게시해 놓고 이를 뒤집은 것은 분명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의 팔공산 역사문화공원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더불어 전통 불교 역사 등을 담은 공원조성 사업이었지만 역시 개신교계가 반대했고, 대구시는 사업을 전면 백지화시켰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31일 “내년도 템플스테이 예산도 정부안이 올해에 비해 약 50%나 줄어들었다”며 “개신교계가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템플스테이 예산의 감축을 요구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불교계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불교계가 정부의 정책에 대해 편향적이라는 의혹을 갖고 있는 와중에 일부 개신교 신자는 서울 강남 봉은사, 대구 동화사 등을 찾아 개신교식 예배 등을 하며 불교를 폄훼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나 개신교에 대해 비판을 자제하던 불교계는 최근 들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지난 27일 김황식 국무총리 등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정부를 비판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도 최근 성명을 통해 “멀리는 단군상 철거운동, 이명박 서울시장의 ‘서울시 봉헌’, 부산의 개신교인들이 ‘사찰이 무너지게 해달라’고 기도한 사건, 최근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해외에 홍보해온 템플스테이 예산지원 저지운동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며 “일부 개신교 단체의 배타적이고 공격적 불교 비방은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평위는 또 “(울산역과 관련해) 정상적인 국가 행정질서가 작동되지 않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며 “정부 당국은 종교갈등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통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백승목·도재기 기자>20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