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5월야생화

밤나무

아지빠 2008. 5. 28. 07:05

 

 

 

 

 

 

 

 

 

쌍떡잎식물. 참나무목 .참나무과.밤나무속의 낙엽교목

밤나무 만큼 우리와 친근한 나무도 흔치 않다. 옛 사람들의 모자라는 식량자원을 보완하는 열매를 달고 있으므로 당연히 재배를 장려하였으며 3-4천년전의 주거지에서 밤알은 흔히 출토된다. 구체적으로는 낙랑고분 및 의창다호리 가야고분에서는 밤알이 출토된 바 있다. 율곡 이이가 임진왜란을 예견하고 10만 양병론을 제창할 때 식량자원으로 밤나무 식재론을 제창한 것은 선각자의 혜안을 보는 것 같다. 특히 율곡(栗谷)은 그의 호에 밤율자가 들어가 있으며 우리가 흔히 아는 나도밤나무 전설에도 등장하는 밤나무의 선비이었다.
고려 때에도 밤나무의 재배에 대한 기록이 있고 조선왕조에 들어와서는 경국대전에 밤나무의 재배방법을 지시하고 있으며 특히 조선왕조 초기에는 밤나무식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흔적이 조선왕조실록의 곳곳에 보인다. 또 밤나무 목재는 사당의 위패(位牌), 제상 등 조상을 숭배하는 기구의 재료로 흔히 사용하고 있다. 숙종44년(1714) 2월17일조를 보면 예장도감(禮葬都監)에서 아뢰기를,“ …우주(虞主)는 뽕나무를 사용하고 연주(練主)는 밤나무를 사용할는지의 여부를 대신들에게 의논하게 하였는데, 우주에 바로 밤나무를 사용하기로 정하였으며, 우주의 법식은 한결같이 주자가례(朱子家禮)에 의거하였습니다...'라는 기록이 있다. 밤나무를 조상을 섬기는 제사에 쓰는 이유에 관하여 임경빈 교수는 다음과 같이 재미있는 해석을 하고 있다.
<나무 종자나 열매는 땅속에서 싹이 틀 때 그 껍데기를 머리에 덮어쓰고 땅위로 올라오는 잣나무와 같은 수종이 있는가 하면 땅속에다 껍질을 남겨놓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밤나무는 종자 껍질을 땅속에 남겨두고 싹이 올라오는 나무인데, 더욱이 껍질은 오랫동안 썩지 않고 붙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까닭에 밤나무는 근본, 즉 조상을 잊어버리지 않은 나무라고 알려져 있다>. 또 밤알이 보통 3개씩 들어 있으므로 조상을 열심히 모시고 학덕을 쌓아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으로 대표되는 3정승을 하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관혼상제나 재삿상에 감, 대추와 함께 밤은 3대 과일로 빠질 수 없었으며 나무는 단단하고 잘 썩지 않아 제상, 제기등의 재료로 선호하였다.

삼국유사 제4권 의해(義解) 원효 이야기에 <그는 처음에 압량부(押梁部, 지금의 경산군) 남쪽 불지촌(佛地村) 북쪽 율곡(粟谷) 사라수(裟羅樹) 아래에서 태어났다. 사라수라는 것은 민간에서 이르기를 '스님의 집이 본래 이 골짜기 서남쪽에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가 태기가 있어 이 골짜기 밤나무 밑을 지나다 갑자기 해산하자, 너무 다급해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그 남편이 옷을 나무에 걸어 주어 거기에 누웠으므로 이 나무를 사라수라 했다'고 한다. 그 나무의 열매가 또한 이상하여 지금도 사라율(裟羅栗)이라 한다. 고래로 이렇게 전한다. 옛적에 절을 주관하는 자가 절의 종 한 사람에게 하루 저녁 끼니로 밤 두 개씩을 주었다. 종이 너무 적다고 관청에 호소하자 관리가 괴상히 여겨 그 밤을 가져다가 검사하니 밤 한 개가 바리 하나에 가득 차므로 도리어 한 개씩만 주라고 판결을 내렸다. 그래서 그곳을 율곡이라고 했다 한다. 스님은 이미 출가하자 그 집을 내놓아 절로 삼고 이름을 초개사(初開寺)라 하고, 또 사라수 곁에 절을 세우고 사라사(裟羅寺)라고 했다>고 하였다.
또 여름이 시작되는 6월초에 피기 시작하는 밤꽃은 초록색 잎에 연한 노랑색 가발을 쓴 것처럼 온통 나무를 뒤덮고 있다. 그래서 밤꿀을 생산하는 밀원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꽃의 냄새는 향기로움으로 가득찬 다른 꽃들과는 달리 시큼한 냄새가 남자의 정액과 같아 양향(陽香)이라고도 부른다. 옛 부녀자들은 밤꽃 냄새를 부끄러워하여 한창 꽃이 필 때는 출입을 삼가하였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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