河口(하구)에서 부산녹색연합 이 남근 대표
태초에 네가 산에 있었을 때 나는
그 기슭에 꽃을 심던 소년이었나 보다
내 맑은 산골 물의 노래가 스스로
시냇가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너는 내 꿈 실은 종이배를 띄워 보내던
자갈과 해감 섞인 모래톱 이었을 게다
홍역 같은 큰물 지면 격류에 휩싸이며
어둠 속 추락으로 하얗게 울기를 몇 번
더 이상 꽃을 심을 수가 없게 되던 날
날이 개고 바람 부는 고립된 어느 웅덩이에서
깊이 모를 절망으로 출렁이기도 했을게다
시간의 자잘한 마디들 모여 한 세월로 흘러사듯
바람이 출렁이는 물결 저절로 깊어갈 때쯤
너와 나 끝내 불태우지 못한 뼈마디들
힘에 겨운 놈부터 차례로 내려놓았다
그리하여 우리 함께 온 숱한 시간들이
영원 속으로 잠적한 여기
바다에 이르지 못한 너와 나 꿈의 잔해들이
찢어지는 아픈 가슴처럼
갈래갈래 섬으로 아득히 쓰러져 누워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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