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신나는 춤판이 벌어진다. 제물을 차려놓고 칼을 들고 여러 가지 타악기 소리에 맞춰 신명나게 한판 춤을 추는 미얀마 무당(낫거도)의
춤사위가 어디서 많이 본 것처럼 낮설지가 않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이곳 미얀마에서도 게이 등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은 매우 심하다. 게다가 호르몬 주사도 맞고 수술도 하고 조금이라도 더 여성스러운 외모를 꾸미려 돈을 들이고 노력하는 외국의 게이들과는 달리 이곳 미얀마 게이들은 그런 것은 꿈도 못 꾸는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게이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어떻게 보면 정말 혐오스럽기까지 한 외모를 지녔다. 하지만 이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인 것을 알게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주류 신앙이 아닌 무속정령신앙을 주관하는 사제로서의 무당은 천대받기 쉬운 직업이다. 여기에 성적 소수자로서의 멸시까 지 합쳐져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들은 인생의 굴곡을 넘나드는 미얀마 사람들에게 조언자가 되어주고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 테라바다 불교를 보조하는 자신들의 역할을 기쁘게 수행하고 있었다.
이때 37위의 낫이 처음으로 고착화하게 되는데 이러한 융합은 미얀마의 토착신앙인 낫 숭배가 새로운 통치이념인 불교의 그늘아래서 보호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과 동시에 신흥종교인 불교가 기존 토착신앙과 융합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이때부터 낫신앙은 대중들에게 더욱 널리 퍼져 미얀마인들의 생활에 밀착됐다. 37위의 낫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그들에게 현세에서의 복을 기원하는 것은 대승불교를 믿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낮설지만 현실세계에서의 부와 건강 그리고 기타 물적인 욕구와 정신적인 위로를 겸하는 낫 신앙 숭배는 미얀마 사람들의 생활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이 때문에 낫신앙 숭배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무당 낫거도는 때로는 일반인들이 두려? 置求?모습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들을 위무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만나본 미얀마 무당인 낫거도들은 이러한 천대와 멸시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일반대중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줄 수 있는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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