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2050년대에 '인공태양' 빛날까…핵융합 전력생산 실증 추진
이정호 기자입력 : 2021.12.30 11:00 수정 : 2021.12.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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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 올해 1억도의 초고온을 3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한국이 2050년대를 목표로 ‘핵융합’을 지상에서 재현해 전기를 만드는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핵융합은 태양이 수십억년간 막대한 빛과 열을 내는 물리학적 원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대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국가핵융합위원회를 개최하고, 제4차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기본계획에 따라 2050년대에 핵융합 전력생산을 실증한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실증은 연구 단계를 넘어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일정 규모 이상의 핵융합을 시도한다는 뜻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35년쯤 본격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정상 가동 여부를 주요한 참고자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ITER는 핵융합에너지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 한국 등 7개국이 공동으로 짓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건설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ITER 가동 여부와 함께 초고온 유지 등 8대 핵심 기술 확보, 주요 부품의 국내 조달, 핵융합 발전의 경제성 등도 고려할 계획이다. 장기 사업인데다 기술적인 과제도 많은 만큼 일단 목표를 설정해 준비를 하되 변수를 고려해 국내에 핵융합 실증로를 건설할지 최종 결정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내년에는 전문가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국이 만들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의 역할과 주요 추진 단계 등을 담은 기본 개념을 정한다. 2023년에는 장기 연구개발 로드맵을 만든다. 2026년에는 핵융합 성공의 핵심인 1억도 온도 유지 시간을 현재 30초에서 300초까지 늘린다.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ITER 건설 과정에서 기술 선도국들과의 국제 협력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주요국의 적극적인 투자, 핵융합 전문기업 출현 등 최근 나타나는 국제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우리 역량을 결집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핵심기술 확보 등 핵융합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한 준비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핵융합 세계신기록? 한국과 비교 안 된다[과학을읽다]
2022.01.05. 15:48
(융합에너지이미지)
제공: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이 인공태양, 즉 핵융합에너지 연구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해 말 자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과는 '종류'가 달라 비교 불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달 31일 안휘성 허페이 소재 중국과학원 플라즈마물리연구소가 운영하는 중국판 인공태양 'EAST(experimental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가 전날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1056초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운영된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연구소의 공셴주 박사는 "지난해 상반기에 섭씨 1억2000만도의 플라스마 상태를 101초 동안 유지했고, 이번에는 섭씨 7000도에 가까운 온도로 정상 상태의 플라스마를 1056도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융합에너지는 지구에서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하자는 차원에서 연구되고 있다. 중국은 물론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에서 화석 연료 고갈에 따른 대체 에너지로 연구 중이다. 초전도자석으로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둘 수 있는 밀폐용기(토카막ㆍtokamak)를 만든 후 중수소ㆍ삼중수소를 연료 삼아 섭씨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만들고, 거기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물을 가열시키고 전기를 생산하는 게 핵심이다. 섭씨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스마는 초전도자석으로 발생시킨 자기장으로 공중에 띄어 놓는다.
핵융합에너지 연구에서는 한국이 세계 선두에 서 있다. 한국은 지난해 말 섭씨 1억도의 초고온 플라스마 온도를 30초 동안 유지해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2026년까지 300초 이상 유지하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205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진정한 핵융합'에 성공한 것은 아니어서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의 경우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 이온 중 전자의 온도를 섭씨 7000도로 가열시켰을 뿐 이온 온도는 훨씬 낮다.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하는 '핵융합'은 이온의 온도를 섭씨 1억도씨 이상으로 가열시켜야 일어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핵융합' 상태를 구현한 것은 아니다. 또 전자의 온도를 초고온 상태로 30분 장시간 유지한 곳도 이미 프랑스 등 여러 곳이 있다.
반면 한국이 운영하는 인공태양(KSTAR)은 전자의 온도는 섭씨 6000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이온의 온도를 핵융합 발생점인 섭씨 1억도로 올리는 데 성공해 '핵융합'점을 달성했다. '핵융합'의 본질적 의미를 실행에 옮겨 세계 기록을 세운 곳은 한국 뿐이다.
물론 중국이 전자의 온도를 가열해 오랫동안 유지한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자의 온도를 초고온 상태로 장시간 유지하는 것은 핵융합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오랫동안 운전할 수 있는 핵융합로를 건설하려면 필수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시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본부장은 "중국은 EAST를 건설할 때부터 장시간 운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전자를 보다 더 잘 가열할 수 있는 장치를 선택했고 이온 가열 장치도 있지만 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반면 한국의 KSTAR는 이온 가열에 장점을 갖고 있다. 서로 집중해서 개발 중인 연구 분야가 다른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또 "현재 중국의 EAST나 한국의 KSTAR는 소형이라서 연구 분야에 제한이 있다"면서 "국제 공동으로 개발 중인 대형 핵융합로(ITER)가 완공되면 이러한 분야들을 아울러서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국제핵융합실험로 핵심부품 우리가 만든다
김만기 2021.12.29. 14:41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건설중인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들어가는 75억원 상당의 핵심 부품 제작 사업을 우리나라가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ITER는 미래 청정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의 실현 가능성을 과학기술적으로 최종 실증하기 위한 초대형 국제협력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ITER 국제기구에서 직접 발주한 '고전압 신호처리 시스템'의 설계 및 제작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컨소시엄은 ㈜모비스와 함께 이뤄졌으며, 이후 과제 수행 시 해당 시스템의 초도품 개발을 주도한 ㈜제이에이취엔지니어링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정기정 핵융합에너지연구원 ITER한국사업단장은 "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높은 기술 역량을 갖춘 국내 산업체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ITER 국제기구로부터 수주 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산업체들과 긴밀한 정부 교류,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주를 통한 국내 핵융합 기술 역량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초전도 코일은 운전 중 초고온상태가 상전도 상태로 전이되는 퀜치(Quench) 현상이 일어날 때 막대한 자기장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하면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에 고전압 신호처리 시스템은 초전도 코일에서 발생하는 전압과 온도를 정밀 측정, 퀜치 현상의 발생 유무를 측정해 손상을 방지하는 장치이다.
고전압 신호처리 시스템은 ITER 초전도 코일의 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십 kV의 높은 전압 환경에서도 퀜치 현상에 의한 수십 mV(약 10만 분의 1)의 낮은 전압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노이즈 제거 기술, 고전압 처리 기술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컨소시엄은 초전도 코일 전압을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 및 장치를 제작하고, 납품을 위한 정밀 테스트를 완료한 뒤 프랑스 ITER 건설 현장에 공급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ITER 국제기구에서 직접 공고를 낸 이번 입찰에는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컨소시엄 외에도 여러 회원국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기술 평가 및 가격 경쟁 등을 통해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 수행자로 결정됐다.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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