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金위원장에 친서 "8000만 동포 생명·안위 반드시 지켜야"
이인영 "北 신속 사과 의미 있다"... 태영호 "가해자 편이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무너진 집은 새로 지으면 되고, 끊어진 다리는 다시 잇고, 쓰러진 벼는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미지-0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너무나도 길고 고통스러운 악전고투의 상황에서 집중호우, 그리고 수차례의 태풍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에게 큰 시련의 시기"라면서 "나는 국무위원장께서 재난의 현장들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며 "부디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 전문을 공개했다. 서 안보실장은 "오늘 오후 북측에서 보낸 통지문을 공개한 이후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 문제에 국민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문 대통령은 최근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2020.09.25. 16:25
김정은 "대단히 미안" 대남 공개사과…북 최고지도자로선 파격적(종합)
‘앨리스’, 김희선·주원 로맨스만 빼면 참 괜찮은 SF 드라마
'김정은이 공무원 사살 직접 지시' 부인한 박지원 국정원장
김일성·김정일, 1·21 사태에 구두 사과…박왕자 피격사건 땐 유감표명에 그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정래원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이미지-01)
제공: 연합뉴스 (CG)
북한 통일전선부는 이날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바이러스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 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공식 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표현까지 내놓은 셈이다.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는다.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국방위원장은 1974년 공작원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및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에 대해서도 "하급자들이 관련된 것으로,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이미지-02)
제공: 연합뉴스 (PG)
북한은 그간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내놓기는 했지만,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8월 18일)이 벌어지자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구두로 전달했고, 1995년 '시아팩스호 인공기 게양 사건'(6월 27일)이 벌어지자 전금철 베이징 쌀 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1994년에는 판문점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김일성 주석은 CNN 인터뷰에서 "그 같은 발언은 잘못 전해진 것"이라면서 "개별적 일꾼의 발언이며 그에 대해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9월 18일) 석 달 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의 안정을 위해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서는 '우발적 발생'이라거나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3년에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북측 대표단이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되자 위원 접촉을 통해 "근본 취지는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 같이 잘 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남사과까지 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임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이 같은 사과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한 질문에 두고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미지-03)
제공: 연합뉴스 김정은
정래원 2020.09.25. 16:46
heeva@yna.co.kr
'기억하기싫은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스크백만장주민에게 배부 기소의견송치 (0) | 2020.10.29 |
---|---|
미국 저무는 징조 대선토론에 지구촌 실망 (0) | 2020.10.02 |
경찰에 목 눌려 사망 플로이드 (0) | 2020.06.04 |
1인당 국가채무 1천400만원 돌파 9년뒤 2배로 (0) | 2019.12.01 |
이런사람 만나지 마세요 (0) | 2019.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