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부위별 ‘코로나 감염 위험 지도’ 나왔다
최대 전투장은 코 점막…진입-차단 인자 치열한 승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호흡기뿐 아니라 여러 장기 조직에도 해를 끼친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인체의 어느 조직이 바이러스에 취약한지를 파악하고, 바이러스의 그 다음 목표 부위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독일 신경퇴행성질환센터와 미국 코넬대 연구진이 이와 관련한 종합 참고자료가 될 수 있는 신체 부위별 감염 위험 지도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부위별 감염 위험을 측정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데 직접 작용하거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28개 유전자를 선별했다.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함께 병원체의 세포내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 병원체의 세포 침투를 방해하는 효소 등이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것들을 한마디로 ‘스카프’(SCARF=SARS-CoV-2 and coronavirus associated receptors and factors)로 명명했다. ‘코로나19 및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수용체와 인자들’이란 뜻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ACE2 수용체 단백질이지만 이것 말고도 세포 감염에 관여하는 인자들은 매우 많다.
연구진은 우선 코 점막, 폐, 위, 신장, 심장, 뇌, 생식기 등 다양한 조직의 인체 세포 40만개에서 유전자가 어떤 발현 양상을 보이는지 분석했다. 어떤 세포에서 스카프가 발현되고 해당 조직 내 세포 가운데 몇%가 이 인자를 발현하는지 등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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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부위별 코로나19 감염 위험 지도. 각 부위별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개입하는 인자들과 이 인자들이 발현하는 세포 유형을 표시했다. 화살표 그림은 진입 인자, 병 모양은 진입 보조 인자, 비강의 홈 파인 원은 차단 인자. 셀 리포트 제공
장, 신장, 고환, 태반도 감염 취약한 ‘핫스팟’
그 결과 바이러스와의 가장 큰 전투장은 이미 알려진 대로 코 점막이었다. 바이러스 감염 과정에 가장 먼저 벌어지는 이곳의 전투 결과는 이후 감염의 전개 양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코 점막 세포에는 ACE2 수용체처럼 감염을 촉발하는 인자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 인자(IFITM3, LY6E)도 있다. 예컨대 IFITM3은 체내 면역계의 1차 방어선을 구성하는 선천 면역 물질의 하나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서 바이러스가 세포막을 뚫지 못하게 하는 단백질로 확인된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같은 작용을 할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일단 바이러스와 접촉하게 되면 코 점막에서는 진입 인자와 차단 인자 사이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그렇다면 누가 이 줄다리기에서 승자가 될까? 연구진은 나이에 따라 코 점막 조직 진입 인자의 발현 수준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젊은이(30세 미만)에 비해 기성세대(50세 이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진입 인자를 발현하는 비강 세포가 훨씬 더 많았다. 이는 노인들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이유 가운데 하나를 설명해준다.
장(소장·대장)과 신장, 고환, 태반도 감염 취약 부위, 즉 핫스팟으로 분석됐다. 고환은 특히 ACE2가 가장 많이 발현되는 조직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조직들에서는 ACE2와 단백질 분해 효소인 TMPRSS2가 함께 발현한다. TMPRSS2는 ACE2 수용체에 달라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세포내 진입을 돕는다. 생식기 조직의 경우 여성의 난소 세포는 바이러스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남성의 정자 세포는 매우 취약해 보인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정자 세포가 바이러스에 친화적인 ACE2와 TMPRSS2는 높은 수준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IFITM와 LY6E는 낮은 수준으로 발현하는 것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태반에선 영양막이라고 불리는 세포가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양막은 배반포의 외형을 형성하는 세포다. 연구진은 그러나 자궁에 있는 동안은 태반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임신 3기(임신 7~9개월) 중 감염된 산모와 아기 사이의 전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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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감염 위험 분석에 사용한 코로나19 및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세포 수용체와 관련 인자들. 셀 리포트 제공
폐·심장·중추신경에선 ACE2 수용체 대체 인자들이 활약
연구진은 또 폐, 심장, 중추신경계에서 ACE2 수용체를 대신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진입에 기여하는 세포 인자들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 중 하나로 BSG라는 이름의 수용체를 지목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독일 신경퇴행성질환센터의 비카스 반잘(Vikas Bansal) 박사는 "코로나19는 신경 장애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신경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신경 시스템에는 혈뇌장벽(뇌와 혈류 사이를 차단하는 조직)을 제어하는 성상세포, 내피세포 같은 세포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 이 세포들도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분석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실제로 이렇게 감염이 진행되는지에 대해선 추가 실험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9월3일치에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진입 인자들의 단일세포 RNA 발현 지도'(A Single-Cell RNA Expression Map of Human Coronavirus Entry Factors)란 제목으로 실렸다. 애초 지난 5월 사전 출판논문집 ‘바이오알카이브’에 실린 뒤, 동료 학자들의 검토를 거쳐 이번에 논문집에 정식 등재됐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
코로나19 중증으로 악화되는 원인 찾았다
MoneyToday 코로나19 중증으로 악화되는 원인 찾았다 지난달 수도권발 집단 감염이 시작된 이래 코로나19(COVID-19)로 위중, 중증 상태인 중환자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중증, 경증 환자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표시물)를 발견했다.
MoneyToday 코로나19 중증으로 악화되는 원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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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KAIST)는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호중구’와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연관성을 밝혀 코로나19 중증도를 결정짓는 인자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호중구’는 병원체 감염 시 가장 최전선에서 먼저 반응하는 선천 면역세포 중 하나다. 혈액 내 백혈구 중 50~70%를 차지할 만큼 흔한 세포다. 사이토카인(과잉 염증반응) 등을 통해 주변 면역반응을 활성화 시키며 직접 병원체를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호중구의 과한 활성으로 인해 주변 조직의 손상이 야기되기도 한다. ‘당질코르티코이드’는 콩팥 근처 부신에서 생성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으로 덱사메타손 등이 잘 알려진 약물이다. 다양한 신체 기능 조절에 관여한다. 특히,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과한 염증 등을 동반하는 질병에서 치료제로 쓰인다.
코로나19는 사람마다 증상이 판이하다. 이 때문에 환자의 중증도를 예상·판별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마커 활용이 중요하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은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 증상을 보이고 특히 폐 조직에 심한 손상이 관찰된다.
호중구 등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숙주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보이지만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염증반응)처럼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오히려 장기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생물정보 관련 공공 데이터베이스인 유전자 발현 옴니버스(Gene Expression Omnibus·GEO)에서 코로나19 감염 경증·중증 환자의 기관지 폐포 세척액에 존재하는 단일세포 전사체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증 환자들은 폐 조직 상피세포에 큰 손상이 있음을 발견했고, 이는 호중구 유입과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 연구진은 “그동안 곰팡이나 세균 감염에서만 중요성이 알려졌고 바이러스 감염 시에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알려지지 않았던 호중구의 과활성화로 인해 중증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증 환자의 면역세포들이 호중구 유입에 중요한 CXCL8을 많이 발현하고 있어, 많은 호중구가 유입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대식세포 등 골수 유래 면역세포 내에서 발현하는 CXCL8과 같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인 케모카인에 의해 호중구 유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증 환자의 폐조직에 유입된 호중구들은 항바이러스 면역에 관련된 유전자 발현은 낮았지만, 과도한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유도돼 폐 조직 손상을 야기했다.
또 중증 환자의 폐 조직에 존재하는 골수 유래 면역세포들은 경증 환자에 비해 당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NR3C1)의 발현이 낮게 나타났다. NR3C1은 CXCL8의 발현을 억제하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호중구의 유입을 조절했다. 연구팀은 “중증 환자들은 낮은 NR3C1 발현에 의해 높은 CXCL8이 발현됐고 이 때문에 호중구 유입이 증가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중증도를 결정하는 바이오 마커를 발굴한 것 뿐만 아니라 덱사메타손 등의 당질코르티코이드 억제제를 활용해 중증도를 개선할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면역학회연합에서 발간하는 면역학 전문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비타민D 부족, 코로나19 감염 위험↑"
비타민D가 부족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데이비드 멜처 교수 연구팀이 남녀 4천314명(평균연령 49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UPI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중 7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혈중 비타민D가 20ng/mL 이하인 사람은 22%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비타민D가 정상 수준인 사람의 12%보다 감염률이 7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비타민D는 선천면역(innate immunity)과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 모두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들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선천면역은 부모로부터 자연적으로 타고난 면역, 적응면역은 출생 후 획득한 후천성 면역을 말한다.
비타민D는 또 코로나19 위중 환자에게서는 나타나는 과잉 염증 반응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의 혈중 비타민D 수치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 이들의 전자 건강기록을 참고로 했다.
그러나 비타민D의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조군을 설정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레녹스 힐 병원 폐 질환 전문의 렌 호로비츠 박사는 비타민D가 면역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온라인판에 실렸다.skhan@yna.co.kr(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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