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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후보제,단가8센트vs정가 19달라

아지빠 2020. 4. 11. 18:35




코로나19 치료후보제, 단가 8센트 vs. 정가 1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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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후보제의 제조 단가는 1달러 안팎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료후보제의 단가가 높지 않아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가는 매우 높은 수준에 책정돼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요 폭증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실제로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치료제 가격 최대 1.45달러

약물 가격정책 전문가인 앤드루 힐 영국 리버풀대학 선임 연구위원의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바이러스퇴치저널(Journal of Virus Eradication)'에 9가지 코로나19 치료 약물들의 가격 등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실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 국은 기존 시판 중인 약물로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 재창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약효가 우수한 9개 약물에 대한 제조 단가, 최고와 최저시장판매가 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9개 치료후보제의 제조단가는 1달러 안팎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화학연구원이 기존 약물 중 코로나19 치료 효능이 가장 높다고 분석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제조가는 93센트 정도였다. 성인 한 명이 하루 치료할 양을 제조한다는 가정 하에 제조 단가다.

일본 신종플루 치료제로, 미국에서 임상실험에 들어간 아비간(Favipiravir, 600mg)의 경우 1.45달러 정도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게임체인저'라고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400mg)은 8센트 정도로 분석됐다. 유사약물로 코로나19 치료제로 꼽히는 클로로퀸(Chloroquine, 155mg)의 단가도 2센트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10~28일간 치료를 진행할 경우 약물 제조 단가는 최소 30센트에서 최대 31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제조 단가가 비싸지 않으며 치료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제조가 낮아도 시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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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퇴치저널(Journal of Virus Eradication)에 실린 앤드루 힐 영국 리버풀대학 선임 연구위원의 연구팀의 연구 결과표

다만 코로나19 치료후보제의 각 국가별 정가는 단가보다 상당히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렘데시비르는 임상 실험 단계로 시장 판매가가 잡히지 않았지만 예상 가격은 9달러로 정도로 추정됐다. 아비간의 경우 가장 낮은 가격(중국)이 231달러로 잡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중국에서 19달러로 가장 비싸게 판매되고 있으며, 인도는 2달러면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로퀸의 경우 가장 높은 판매가가 93달러에 달했다.

이 약물들의 판매가는 코로나19 치료제로 확정되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각 국에서는 이 약물에 대한 동물실험이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으면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게 된다. 이 경우 넘쳐나는 수요로 인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힐 연구위원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단가와 시장가의 차이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치료제로 쓰이게 될 약물은 수요가 엄청날 것이기에, 공급난이 발생해 원래 용도로 쓰기에도 부족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