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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진 “코로나19, HIV와 유사한 변이”

아지빠 2020. 2. 20. 09:19




중국 연구진 “코로나19, HIV와 유사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이미지).


중국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에볼라 바이러스와 유사한 유전체 변이가 관찰됐다고 주장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롼지서우(阮吉壽) 교수가 이끄는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 연구팀은 중국과학원 과학기술논문 예비발표 플랫폼(Chinaxiv.org)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지난 14일 게재했다. 이 플랫폼은 전문가 심사를 거치기 전 단계의 논문들이 사전발표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사스는 바이러스가 인체의 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인 ‘ACE2’와 결합하면서 발생한다. 2002~2003년 사스 확산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건강한 사람들은 ‘ACE2’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HIV나 에볼라 등의 바이러스는 인체에서 단백질 활성화 역할을 하는 ‘퓨린’이라는 효소를 표적으로 삼는다.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게놈(genome·유전체) 서열에서 HIV나 에볼라와 유사한 유전체 변이가 관찰됐다. 코로나19는 ‘스파이크 단백질’(돌기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세포에 붙는데, 일반적으로 이 단백질은 비활성 상태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정 지점에 대한 ‘절단’이 필요하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에 ‘분할지점’(cleavage site) 구조를 생성할 수 있다. 이 분할지점 때문에 ‘퓨린’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절단’해 활성화시키고, 바이러스와 세포막이 ‘직접 결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스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는 코로나19의 감염 경로가 사스와 명확히 다를 것임을 시사한다”면서 “코로나19는 HIV의 결합 메커니즘을 쓸지도 모른다”고 했다. 초기 연구에서는 사스와 유전자 구조가 약 80% 유사한 코로나19가 사스와 비슷한 경로를 따를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또 이러한 결합방식을 쓰면 “사스보다 100배에서 1000배 더 강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CMP는 이 논문 내용이 화중과기대학 리화 교수 연구팀의 후속 연구에 의해서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리 교수는 ‘퓨린’ 효소를 타깃으로 한 HIV치료제 등의 약물이 인체 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과학원 소속 베이징 미생물연구소의 한 연구진은 관련 연구들에 대해 “모두 유전자 서열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바이러스가 예상처럼 움직일지는 실험 등 다른 증거가 필요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신천지 '마지막 보루' 위장문화센터는 숨겼다

신천지 측, 센터·문화센터·복음방 주소는 다수 누락

신천지가 밝히지 않은 위장시설, 부산·대구에서만 23곳

일반인, 신천지 시설인지 구분 못해..취미 위주 프로그램 운영

간판도 '문화센터', '아카데미', '스터디룸' 등으로 달고 있어

이단상담가 "센터·문센·복음방, 포교 위한 신천지의 마지막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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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 지역 신천지 위장시설. (사진=부산성시화본부 제공)

이단 신천지가 전국 시설 리스트를 공개한 가운데 포교 활동을 위한 센터, 문화센터, 복음방 일부는 여전히 숨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천지는 지난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천지예수교회 전국 교회 및 부속기관 주소지 현황'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전국 1100개 관련 시설에서 방역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새로운 신자를 포섭하는 위장센터와 위장문화센터, 복음방 일부는 신천지가 발표한 시설 현황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천지 측이 발표하지 않은 위장시설은 부산∙김해 및 대구에서만 23군데에 달한다.

'슈퍼전파'의 근거지가 된 대구에서는 위장센터 3곳, 위장문화센터 1곳, 복음방 2곳 등 총 6군데가 공개되지 않았다. 사람들의 이목이 대구에 쏠리자 최소한의 시설만 남겨두고 대부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소 이목이 집중되지 않은 부산∙김해의 경우는 달랐다. 신천지 측이 발표하지 않은 위장시설은 총 17군데로 위장센터 3곳, 위장문화센터 6곳, 복음방 8곳에 달했다.

문제는 일반인은 이 시설들이 신천지 관련 시설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신천지 교인과 접촉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위장문화센터의 경우 인문학 강의, 천연비누 만들기, 캘리그라피 등 취미생활 위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놓고 포교 대상을 기다리고 있는 셈. 간판도 'XX 문화센터', 'XX 아카데미'와 같은 이름을 달고 있어 일반인은 신천지가 운영하는 곳이란 점을 의심하기 힘들다.

익명을 요구한 신천지 신도 A씨는 "문화센터는 보통 소그룹으로 진행된다. 다들 처음 만난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은 신천지 3명, 일반인 1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증언했다. 또 "최근엔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사람들을 모으기도 한다. 방제에 '술X, 이성교제X' 이런 조건을 달고 있으면 신천지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복음방도 마찬가지. 복음방은 소그룹으로 성경 공부를 하는 곳이다. 복음방의 경우 '스터디룸'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이 많아 스터디룸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젊은 층은 이곳에서 포교되기도 한다.

부산성시화본부 이단상담실 권남길 실장은 "문화센터와 복음방은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한 곳"이라며 "이곳에서 어느 정도 본인들에게 넘어온 사람, 또는 성경 공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위장센터로 불러들인다"고 말했다.

센터는 100~1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의실 같은 장소인데, 집단으로 성경 공부를 하는 곳이다. 이 센터에서 2~3개월 본인들의 교리대로 성경 공부를 시킨 뒤에야 신천지 모임인 걸 밝힌다는 게 권 실장의 설명이다.

권 실장은 "신천지는 특성상 정체를 드러내고 포교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센터나 문화센터, 복음방 등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2~3달 세뇌시킨 다음에 신천지 모임이란 걸 밝힌다. 이미 세뇌 당한 상태에서 신천지란 사실을 알게 되면 거부감이 덜하다. 신천지가 세뇌한 교리가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예수님도 진리를 말했지만 다 이단 취급하지 않았냐', '우리도 예수님처럼 핍박 받는다' 이런 설명이 통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천지 측이 발표한 신천지 관련 시설 주소록에는 부산∙대구 기준 위장문화센터, 복음방 등이 다수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천지가 포교 활동을 위한 마지막 보루는 남겨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권 실장은 "개강한 지 얼마 안 된 센터나 복음방이 드러나게 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겨우 사람들을 속여서 공부시키고 있는데 여기가 신천지 시설이란 게 밝혀지면 한창 작업 중이던 예비 신도들을 다 놓치게 된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진 이후도 생각한다면 감출 수 있는 곳은 최대한 감추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신천지 시설인지 모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기회에 본인이 다니는 복음방, 문화센터, 스터디룸 카페 등이 신천지 관련 시설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신천지 측이 밝히지 않은 부산∙김해 및 대구 지역 위장 시설 주소

-대구 지역(6곳)

그린존 : 대구광역시 중구 경상감영길 136(성내동) 2층

명문화센터 : 대구광역시 중구 달구벌대로 415길 54(성내동) 3층

신천지센터 : 대구광역시 남구 현충로 100(대명동) 2층

경산센터 빛나는인 : 경상북도 경산시 하양읍 대학로 1517-9(금락리) 3층

경산센터 : 경상북도 경산시 진량읍 대구대로 252-2(내리리) 4층

극단나비 : 대구광역시 남구 중앙대로 31길 205(대명동) 3~4층

 

-부산 지역(17곳)

기장센터 :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차성로 436번길 19 3~4층

정관센터 :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정관로 387 8층

부암센터 : 부산광역시 진구 신천대로 167 2층

가람문화센터 : 부산광역시 남구 수영로 200 3층

배움의 터 : 부산광역시 진구 부전로 75-5 2층

행복포럼 : 부산광역시 진구 전포동 전포대로 230-1 3층

리더스 아카데미 : 부산광역시 진구 중앙대로 960-1 3층

나눔문화센터 : 부산광역시 연제구 거제천로 230번길 61 3층

윈즈 :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정로 89 2층

스터디룸 채움 :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산단4로 159 2층

서면쉼터 : 부산광역시 진구 새싹로 28번길 27 3층

모임톡 : 부산광역시 진구 서전로 37번길 25-9 예일프라자 3층

더타임 : 부산광역시 진구 신천대로 50번길 70 4층

채움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 391-1 2층

복음방 : 김해시 가락로 37번길 5 2층

마루문화센터 : 김해시 함박로 119번길 23 7층

윙스터디룸 : 김해시 우암로 100 3층

 








대구 신천지 교인 9336명 중 1261명 의심증세





대구 신천지 교인 161명 연락 안돼… 지역사회 ‘추가 확산’ 공포


[코로나19 확산 비상]市, 31번과 함께 다닌 1001명 조사 705명 “증상 없다”고 답변… 증상 보인 135명에 자가격리 권고 교인들에겐 외출금지 등 요청…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사도 신자 호흡기내과… 발열-두통에도 근무, 내원 환자에 영향 끼쳤을 가능성 70번 환자는 대구와 포항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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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9명 더 늘어 이 교회에서만 31번 환자(61·여)를 포함해 모두 44명의 환자가 나왔다. 보건당국은 31번 환자와 같은 예배에 참여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1001명의 명단을 받아 자가 격리 조치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경북 청도나 대구시의 경우 워낙 신천지교회와 관련된 분들이 많고 가족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노출된 분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대구교회) 교인 전체에 대해서도 명단을 공유받고 있다”고 말했다.

○ 신천지 대구교회 161명 연락두절

대구시는 31번 환자가 다닌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1001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증상이 있다”고 답한 교인이 135명에 달해 확진 환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705명은 ‘증상이 없다’고 답했고 연락이 닿지 않은 교인은 161명이었다. 대구시는 증상이 있다고 답한 교인 135명은 자가 격리를 권고했다. 환자로 판명된 교인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은 좌식 예배실에서 매우 가깝게 붙어 앉아 예배에 참여한다. 대부분 남녀가 따로 나뉘어 모인다. 여성인 31번 환자 주위에는 대부분 여성 교인들이 앉았다. 이 때문에 신천지 대구교회에선 대부분 여성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시는 교인들에게 외출 금지 조치와 실내 마스크 착용, 자가 격리 등을 요청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증상이 확인된 신천지 교인은 검체 조사를 하고 교인들을 대상으로 전담 콜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학생 강모 씨(27)는 “31번 환자와 같은 시간, 공간에 있던 교인 가운데 상당수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 불안하다”면서 “자가 격리 등의 조치도 잘되지 않을 수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의료전문가들은 연락이 닿지 않는 유증상자가 숨어버릴 가능성이 있어 환자가 스스로 진료를 받고 확산을 막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입장문을 통해 “전국 모든 교회와 부속건물에 대해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당국의 조치에 따라 방역 등 모든 활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철저한 조사와 진단이 이뤄질 수 있게 하고,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입원 및 자가 치료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교인 간호사는 발열에도 병원에서 근무

대구가톨릭대병원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에 출석하는 간호사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20일 오후 1시부터 응급실과 호흡기 병동 1개 층을 폐쇄했다. 이 간호사는 전날 오전부터 두통과 발열 증상을 보였지만 밤 근무를 마치고 다음 날 오전 응급실에서 독감 검사를 받았다.

그는 독감 음성 결과를 받고 퇴원하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코로나19 검사를 추가로 요구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선별진료소 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해당 간호사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그는 ‘호흡기 내과’에서 외래 업무를 담당했다. 호흡기 내과는 폐렴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린 환자들이 찾는다. 그가 근무하는 동안 호흡기가 약한 환자들에게 노출돼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다른 교인은 최근 대구와 경북 포항을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70번 환자는 31번 환자가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16일 낮 12시 교회를 찾았고 이후 대구 남구 대명동 자택에 도착했다. 17일에는 대구 서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해 포항 남구 대잠동의 한 학생 집에서 과외수업을 했다. 18일 다시 학생 집을 찾았고 오후 2시 한 이비인후과를 방문했다. 그는 발열과 몸살 증상으로 진료를 받았다고 조사 과정에서 밝혔다.

대구=강승현 byhuman@donga.com·이소정·김태성 기자






대구시 모든 유치원 휴업령… 택시운전사 “손님이 타면 무섭다”

[코로나19 확산 비상]인적 끊긴 대구-영천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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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대구 시내가 이렇게 텅 빈 건 평생 처음 봅니다.”(시민 A 씨)

19일 하루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명이나 나온 대구경북 지역이 대혼란에 빠졌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시와 영천시는 백화점 등 다중시설 폐쇄가 줄을 이었고, 시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18일 31번 환자(61·여)가 나오기 전까지 감염자가 1명도 없었던 지역이라 충격은 더욱 컸다.

이틀 내내 대구는 휑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특히 19일 주요 번화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택시를 운전하는 김모 씨(62)는 “먹고살려니 영업을 나오긴 했는데, 막상 누가 타면 무서워 움츠러들었다”고 토로했다.

○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은 대구

확진자 15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는 초토화된 분위기다. 중구 동성로에 있는 대구백화점은 그야말로 하루 종일 ‘개장 준비 중’ 같았다. 가장 고객이 붐비는 점심시간 동안 1∼8층 모든 층을 돌아봤는데, 매장 직원 말고는 텅 비어 있었다. 1시간 동안 마주친 고객은 딱 2명뿐이었다. 한 직원은 “오전부터 손님을 한 명도 못 봤다. 취재진만 왔다 갔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근 신세계백화점과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 한일점도 마찬가지였다. 영화관 매표소 직원인 B 씨는 “영화 관람객을 하루 종일 거의 보질 못했다. 예고편 상영 소리만 요란하게 울리니까 괜히 겁이 난다”고 했다. 영화관을 찾았던 김인석 씨(21)는 “여유가 생겨 영화를 보러 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으니 불안하다”며 그냥 발길을 돌렸다.

31번 환자가 방문했던 호텔은 종일 전화가 빗발쳤다. 예식장은 현재 문을 닫았지만, 방역 뒤 20일 오전부터 정상 영업을 할 계획이다. 예식장 관계자는 “매주 방역을 실시하고 열화상카메라 등도 설치해 안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며 “그래도 께름칙하다며 취소를 고민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바깥 거리는 더욱 분위기가 험상궂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터뷰를 시도하면 깜짝 놀라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한 남성은 “더 상황이 악화되면 정부가 대구를 봉쇄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가족이 다른 지역에 산다는 한 직장인은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여줬다. ‘당분간 대구에 오지 마. 여기 진짜 위험해.’

3명의 확진자가 나온 영천시도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 가장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영천공설시장’은 사람들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고객들 그림자조차 찾을 길 없다 보니 상인들은 잔뜩 얼굴을 찌푸린 채 TV와 라디오만 쳐다봤다. 민모 씨(83)는 “이런 광경을 내 평생 처음 본다”면서 “환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오늘보다 내일이 걱정이다”고 했다.

○ “오늘보다 내일이 더 걱정이다”

다음 달 개학을 앞둔 학교와 공공기관들은 더 큰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이동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정보가 ‘깜깜이’인 탓에 대응 전략을 짜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당장 대구시교육청은 19일 부교육감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시내 모든 유치원(343개)에 휴업 결정을 내렸다. 현 상황을 위기대응단계 가운데 ‘심각’ 수준으로 보고 강은희 교육감이 책임을 맡는 비상대책반도 꾸렸다. 다만 맞벌이나 한 부모 가정의 부담을 고려해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돌봄교실은 유지하기로 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초중고교 개학은 일단 한시적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학교별로 진행하고 있는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은 전면 중단한다. 기숙사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운영하지 않도록 했다. 외부에 학교 시설을 개방하는 것도 전면 중단한다. 중요한 시험 장소 제공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 사설학원도 가능한 한 휴원하도록 권고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 지역에서는 사회 시스템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경제는 물론이고 행정, 치안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깊숙이 퍼져 자체 역량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반을 파견하고, 심층 역학 조사와 의료 인력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대구=강승현 byhuman@donga.com·박종민 / 영천=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