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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산큰고개 주차장 행사용잔디밭으로

아지빠 2017. 6. 12. 17:00






이기대공원 잔디밭' 잘 만들었다 vs 왜 만들었나

부산의 관광 명소인 남구 이기대공원 진입로 한복판에 갑자기 생긴 '잔디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남구청은 지난 3월 이기대공원에서 장자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예산 2200만 원을 들여 502㎡의 잔디밭을 설치했다. 이 부지는 삼성문화재단이 소유한 사유지이지만 산책로로 바로 갈 수 있는 마지막 주차장으로 수년간 이용됐다. 산책로 입구에는 '큰고개쉼터'라는 표지판도 있다. 구청은 이기대공원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를 위해 잔디를 깔았고, 본래 해당 부지가 공원 조성계획상 공원 부지라고 설치 이유를 밝히고 있다.

구청, 광장 기능 목적 조성

"기능 못해 전시행정" 맞서

"주차장보다 낫다" 반응 상반

하지만 이달 초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청 고위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큰고개쉼터 잔디밭이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행사가 상시적으로 열리기 힘든 접근성 떨어지는 곳에 예산을 들여 잔디밭을 설치한 것이 구청의 '보여주기 식 행정'이라는 것이다.

남구의회 유장근 부의장은 "잔디밭이 설치된 이후 잔디밭을 없애라는 민원 전화만 하루에 수십 통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민 의견은 엇갈린다. 쉼터 앞 주차장 탓에 자욱했던 자동차 매연이 없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주말이면 일대 불법 주차가 더 심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이기대공원을 1주일에 4번꼴로 찾는 김진호(67·수영구 망미동) 씨는 "주민 봉사활동, 어린이 견학단 등이 큰고개쉼터에 내려 산을 찾곤 했는데 여간 불편해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민 박창수(55) 씨는 "잔디밭을 잘만 활용하면 주차장보다는 나은 시설이 되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남구청은 잔디밭이 광장으로 기능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지난 10일에는 반딧불이 체험행사도 열렸고, 앞으로도 많은 행사를 열 계획"이라며 "주차장 20면가량이 없어졌다고 해서 전시행정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정대현 기자 jhyun@busan.com

입력 : 2017-06-11 [23: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