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 정상회담]“
에너지·철도 수주” 30건 중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 6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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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란, 54년 만에 첫 정상회담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환담을 하고 있다.
ㆍ인프라·플랜트 사업 추진…청 “구두 합의까지 52조원”
ㆍ이란 재정 고갈·저유가…무산되거나 액수 줄어들 수도.
청와대는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 이란 방문을 계기로 8000만명의 내수를 갖춘 시장을 선점하고,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하는 초석을 다졌다고 밝혔다. 인프라·에너지 재건 등 30개 프로젝트에서 양해각서(MOU) 및 가계약 체결 등을 통해 371억달러를 수주할 수 있으며, 구두합의 사업까지 합치면 수주액은 456억달러(52조원)에 달한다고 안종범 경제수석은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분야 59건을 포함해 모두 66건의 MOU를 체결하는 등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이 참여한다고 청와대가 밝힌 주요 사업은 철도 노반 건설 및 차량 공급을 담은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사업, 테헤란과 카스피해(海)를 연결하는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사업 등이다. 대(對)이란 경제제재로 중단됐던 사우스파 LNG 플랜트 건설 사업은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바흐만 정유시설 프로젝트, 콘크리트 아치댐 및 1000㎿ 수력발전 건설을 담은 박티아리 수력발전 등도 포함됐다. 보건·의료 분야에선 17억달러 규모의 6개 병원 건설 사업 등이 추진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포스코건설은 이란 교원연기금공사와 한류 문화복합공간인 ‘K-Tower’를 설립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란 측이 서울에 ‘I-타워’ 설립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977년 양국이 테헤란 시장의 서울 방문을 계기로 서울·테헤란 거리를 각각 ‘테헤란로’와 ‘서울로’로 명명한 데서 아이디어를 빌린 것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250억달러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 체결을 두고 청와대가 성과를 부풀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청와대가 371억달러 수주가 가능하다고 발표한 30개 프로젝트를 뜯어보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가계약 2건(이스파한·아와즈 철도 사업, 박티아리 수력발전)과 일괄 정부계약(GA·government agreement) 1건, 업무협력 합의각서(HOA) 3건 등 30개 프로젝트 중 6건에 불과하다. 대다수 사업은 구속력이 없는 MOU(13건), 합의각서(MOA·4건) 등이었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액수까지 첨부해 “역대 최대 경제외교 성과를 창출했다”(안종범 경제수석)고 홍보하는 것은 부풀리기라는 것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도 자원외교 등으로 96건의 MOU를 맺었다고 선전했지만, 이 중 본계약으로 이행된 것은 16건에 불과해 ‘뻥튀기 자원외교’를 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이란이 37년간 경제제재로 재정이 고갈되는 등 경제상황이 바닥이어서 최종 계약까지는 장애물이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MOU 체결 이후에도 협상 과정에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이란)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양국 간 교역·투자 복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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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로하니·하메네이 연쇄 회동…한반도 비핵화 원칙 공감대
이란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란 권력서열 1·2위와 연쇄 회동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한·이란 정상회담을 열어 정치, 경제, 한반도 문제 등 각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과 제도적 틀을 담은 ‘대한민국과 이란이슬람공화국 간 포괄적 파트너십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란이 조속히 경제를 재건하고 경제성장이 다시 정상궤도에 복귀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복원하는 데 상호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고, 로하니 대통령은 “두 나라 무역관계를 전략적으로 바꾸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란은 인프라, 관광 등 분야에 엄청난 프로젝트들을 발주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맺어온 이란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공감 입장을 표명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한반도와 중동에서 위험한 무기,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기본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열쇠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있음을 강조했고, 이란 측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의 열망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조속한 시일 내 상대국 내 문화원 개설, 2017년 한·이란 문화교류의 해 지정, 유학생 교류 확대 등 문화·교육 분야 교류 증진에 합의했다. 양 정상은 서울과 테헤란 간 직항 비행기 개설에도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 말미에 “두 나라가 평화와 번영을 향한 여정에서 두스트 바 함라헤 쿱(친구이자 좋은 동반자), 서로 도우며 함께 전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란어를 직접 사용해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 정상회담 등에서 히잡의 일종인 흰색 ‘루사리’를 착용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란 고유문화를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와 만났다. 두 사람은 하메네이 집무실에서 면담을 통해 큰 틀에서 양국관계 발전 방안 및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이란 문화공감 공연’을 관람했으며, ‘K-컬처 전시’도 참관했다.
이란 간 박 대통령 “371억달러 확보”
ㆍ경제 59건 등 66건 양해각서…청 “제2의 중동붐 발판 마련”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면담 및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한·이란 정상회담은 1962년 수교 이후 54년 만에 처음 열린 것이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경제공동위원회 및 외교장관회의 연례화 등 각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대한민국과 이란이슬람공화국 간 포괄적 파트너십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관계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선 양국 간 협력의 제도적 틀을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현재 60억달러 정도인 교역 규모를 양국 노력으로 5년 내에 3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불용 및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였고 최근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란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했으며,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에서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어떤 핵개발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후 핵무기 개발은 절대 안보를 강화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북한의 오랜 전통적 우방인 이란이 북핵 개발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와 집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 및 북핵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분야 59건 등 모두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제2의 중동붐’ 선점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프라 및 에너지 재건 등 30개 프로젝트에서 MOU 및 가계약 체결 등을 통해 371억달러(42조원)를 수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제2 중동붐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가 실제 본계약 체결로 이뤄질지는 미지수여서, 청와대가 방문 성과를 ‘과대 포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란서 수주 확실하다더니…2조원 넘는 ‘철도 공사’ MOU 무산
ㆍ성과 부풀리기 후유증…국토부 “포함 안 한 MOU도 많다”
ㆍ박 대통령은 내일 ‘순방 성과’ 민관토론회 주재 ‘홍보 올인’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371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양해각서(MOU) 체결조차 실패한 사업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설익은 사업 추진까지 모두 긁어모아 순방 성과를 부풀린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이란 방문 경제 성과 확산을 위한 민관 합동 토론회를 직접 주재하기로 한 상황에서 순방 성과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9일 현대로템과 공동으로 박 대통령 순방 기간 중 이란 교통인프라개발공사(CDTIC)와 맺을 예정이던 17억달러 규모의 ‘차바하르~자헤단 철도 공사’와 6억달러 규모의 ‘미아네흐~타브리즈 철도 공사’에 대한 MOU가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 때문에 체결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정부가 박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 중이던 지난 2일은 물론, 4일 박 대통령의 귀국 기내 간담회에서도 순방 성과라고 밝힌 철도·도로·수자원 프로젝트 중 일부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2일 “371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30건에 대해 MOU와 가계약 등을 맺었다”며 “이 사업들은 수주가 확실시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MOU가 무산된 두 철도 공사의 사업비를 합치면 총 23억달러로, 정부가 발표한 순방 성과의 6.2%가 벌써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발주처와 협의해 MOU 체결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정부가 성급하게 MOU 추진 단계에 있는 사업들까지 수주가 확실시되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발표한 순방 성과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들만 고른 것이어서 부풀린 것은 아니다”라며 “MOU 체결이 지연된 것도 있지만 당초 성과에 포함시키지 않은 사업들 중 체결된 MOU도 많다”고 말했다.
이란 기업들이 한국과의 계약 파기 가능성을 거론하는 상황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이란 타스님뉴스에 따르면 이란 교통인프라공사는 지난 3일 ‘테헤란~쇼말 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MOU를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교환한 지 닷새 만에 다른 곳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알리 누르자드 최고경영자는 “한국 컨소시엄이 4개월 안에 MOU가 실제 실행될 수 있도록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란 카탐 알안비아 건설과 계약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이란 방문 경제 성과 확산을 위한 민관 합동 토론회를 직접 주재한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박 대통령은토론회를 통해 순방에서 체결된 각종 MOU 등의 차질 없는 이행, 관련 산업으로 성과 확산 및 이란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방안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총선 참패 후 잃어버린 국정 동력을 이란 마케팅을 통해 회복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총선 직후 제기되는 쇄신 여론을 이란 효과로 덮으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김준기·이용욱 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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