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정보.기상/사랑과믿음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어진곳

아지빠 2016. 1. 20. 10:17


1955년 서울근교 한센인 마을



6.25 남침으로 주검이되어 안장된 비목없는 공동묘지 자투리에 움막같은 집을짓고 구차한 희망의 끈을 섶에 메달고 숨소리만 들으며 살아간다

                                             그 곱디곱든 분바른 얼굴은 뉘의것이되고 문둥이가 되었다

   하늘처럼 버틴 엄마를 빼닮은 딸    그래도 사랑하는 내딸 귀여운 내딸



                                       보고싶은 어머니  이몸 으로 차마 죽어 어머님을 만날 수 있을까?  용서하소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긴지 얼마나 되었는지 잊고 살았다.

문둥이 동네라고 아이들은 이곳을 찾아오지 않아 아이 구경은 할 수 없었다.

보리깜부기가 생길 때쯤이면 성가시게 구는 손주들에게 보리밭에서 문둥이가 아이들을 잡아먹는다고,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선 명종(1546~66)과 선조실록(1576)에 보면 7~8세의 아이들과 걸인의 간과 쓸개를 추출하여 명약이라며 환자에게 거액에 팔았다는 기록과 살인자들을 엄벌하였다는 기록에서 구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연한 기회에 바람 한 점 없는 이곳을 지나면 한집건너 마다 기르는 배터리 케이지 양계장과 돼지 울에서 가축 분뇨의 악취가 진동하고, 죽 달라고 고래고래 질러대는 돼지의 울음소리, 알을 낳았다고 주인에게 알리는 조잘거림도 한몫을 한다.

아이는 나환자들의 굽고 떨어져 나간 손가락과 몰골을 바라보고 겁에 질려 울지도 못하고 어른들의 치마폭에 얼굴을 파묻고 재촉하며 도망 걸음을 한다.

금은보화를 준다고 해도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