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발생한 쓰레기는 내가가지고 가자
열대 저기압으로 약화된 10호태풍 마트모는 중국칭다오 남쪽 해상을 거쳐 서해연안에 비바람을 몰고 왔다. 건축물을 지탱하든 철 구조물이 한순간 쓰레기로 변하였다.
매년 찾아오는 장마전선은 북쪽으로 올라가고, 남부지방에 장마다운 비를 뿌리지 못해 올해도 찜통더위와 가뭄을 예고하고 있다.
4대강에 물 부족으로 인한 괴물 동물이 번창하고 토종 물고기들은 숨을 헐떡이며 죽어간다고 신문을 도배한지도 오래다. 장마기간 많은 비가 내려 강수량이 많아지기를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들이었다. 세월호와 7,30보궐선거까지 겹쳐 종편방송은 살맛났다.
그러나 살림살이는 빡빡하여, 대통령이 수리수리 마하수리 뚝딱, 경제 개조하여 아내 몰래 비상금이라도 만지작거릴 기회가 오나싶었는데, 역시 물거품이 되었다.
이기대 갈맷길 걷기도 힘겹다. 한동안 복더위에 재대로 먹지 못해 영양이 부실한지 나무계단 오르는 한고비마다 숨쉬기도 버겁다.
그래도 바닷바람이 숲속을 비집고 드나들어, 잠시 숨고르기 한다.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얼굴에 기름기가 땀에 섞여 질퍽하게 흐른 마음을 식혀준다.
이제 가진 것은 귀찮은 쓰레기봉투가 손가락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
오륙도가 보이고 스카이 워크가 손짓한다. 걸음은 바빠지고 내리막길 마음도 가볍다. 검은 봉투가 신경이 쓰인다. 남들이 하니 나도 따라하는 부끄러운 짓들이 자행 된다 .
이렇게 쌓인 쓰레기가 넘쳐난다.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말아달라고 사정이라도 하고 싶지만, 입 바른말 몇 번 했다가, 젊은 사람들 한데“ 너나 잘 하세요” 라고 핀잔만 들었다. 그 후로 내 몸 간수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구나! 안타깝게도 배운 것이 이런 것뿐이다. 내년이면 국장(國杖)을 받을 나이다, 가르칠 것은 많아도 해줄 말은 없다.
마음으로 쓰레기 집으로 가져가거라. 아무도 듣지 못해 핀잔은 면했다.
돈 받고 청소하시는 분들, 모아둔 쓰레기 비우고 통은 엎어두셔야 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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