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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이번엔 도로에서 석면 검출

아지빠 2010. 2. 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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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이번엔 도로에서 석면 검출

내일신문 | 기사입력 2007-09-05 17:33
 
[내일신문]

이기대공원 도로확장과정서 유해폐기물 다량 노출돼

시민단체 “정밀토양조사”… 남구청 “임의검사 인정 못해”

 

부산시민들이 또다시 석면 유출로 건강에 위협을 받게 됐다.

최근 이기대공원(남구 용호동 이기대 입구) 도로확장 공사과정에서 석면포는 물론 폐선박 해체 폐기물 등 각종 유해물질이 다량 노출된 것으로 드러나 시민단체가 민간인 출입통제 후 정밀 토양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인 남구청은 “비전문가의 임의검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쇠찌꺼기만 매립됐다더니 = 1980년대 말 동국제강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이었던 이기대공원은 30만~40만톤 규모의 폐슬래그(쇠찌꺼기)만 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도로확장 공사과정에서 석면포는 물론 폐선박 해체 폐기물 등 각종 유해물질이 다량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도 얇은 천막으로 폐기물 단면을 살짝 덮기만 한 상태에서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천막을 들추자 검은 폐슬래그 더미 속에 석면포와 폐고무, 각종 전기전자제품 폐기물 등이 손쉽게 확인됐다.

부산대 광물학연구실 황진연 교수는 3일 엑스선 분석결과 이곳에서 나온 석면포는 100%에 가까운 순수 온석면(chrysotile)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온석면은 입자가 매우 미세해 분진이나 지하수에 녹아든 후 인체에 흡수될 경우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 지역에 대한 시민출입을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곳은 부산 최대 아파트단지인 엘지메트로시티가 지척이다. 7400세대가 입주해있는 단지에서 평일에도 주민 1000여명이 산책과 등산을 위해 드나든다. 공사 관계자와 인근 주민들은 “평상시 공사현장을 지나면 고무타는 냄새가 나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호흡기 질환이 생긴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부산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는 당장 공사를 중지하고 산책로를 폐쇄한 뒤 정밀토양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왕정문 용호동자연환경복원 추진위원장은 “석면 노출은 빙산의 일각이며 각종 중금속 오염물이 바다로 직유입되는 등 오염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도로 이외에 지자체가 공원 자체에 대한 토양오염을 묵인했다는 감사결과도 나와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감사원은 최근 사업부지에서 카드뮴과 아연, 니켈 등 4종의 중금속 물질이 허용기준치를 1.9~2.5배 초과한 것을 알면서도 해당 지자체가 오염토양 정화조건을 달지 않은 채 실시계획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와 남구청 직원 6명이 ㅇ개발이 신청한 ‘이기대 도시자연공원 내 동생말지구 개발사업(전망대 음식점 등 건축연면적 3866㎡건축)’ 실시계획 인가를 부당하게 처리한 혐의로 징계처분을 받았다.

 

◆구청, 폐기물 불법처리 부추기나 = 그러나 관할 지자체인 남구청은 “비전문가들의 임의검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관련 기관에서 분석한 결과 석면으로 확인된다 하더라도 소량일 뿐이고 옹벽공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처리된 만큼 출입통제나 정밀조사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남구청은 사실상 폐기물 불법처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석면포 등 지정폐기물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사발주당시부터 폐슬래그 이외의 처리는 설계에 반영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현장 사무실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 4월 이후 폐슬래그 3271톤을 처리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석면이나 각종 지정폐기물 등에 대한 처리기록은 없었다.

구청에서는 공사과정에서 각종 유해성 폐기물이 드러나도 ‘알아서 처리하라’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ㅂ건설 공사관계자는 “안전장구 착용이나 차단막 설치 등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구청에서 별다른 지시가 없어 어쩔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현재 추진 중인 도로공사가 이곳을 유원지로 개발하려는 특정업체의 진입도로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남구청은 시비 5억원을 투자하는 길이 76m, 폭 10m의 도로확장공사에 이어 15억원을 더 들여 추가공사(200m)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강지윤 부산녹색연합 국장은 “폐기물 매립장에 대한 전면 오염조사와 원상복구는 물론 도로개설공사 전반에 대한 감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원종태 기자 jtw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