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존재하는 '제2의 지구'를 찾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다. 지난 7일(한국 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발사했다. 케플러 망원경은 앞으로 3년 6개월, 최대 6년간 우리 지구와 유사하게 표면에 물이 존재하는 외계 행성을 찾는다. 망원경의 이름은 17세기 태양계 행성의 공전운동을 처음으로 밝혀낸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따왔다.
■항성계 15만 개서 지구형 행성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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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스위스 제네바 천문대 연구진이 페가수스자리에서 처음 외계 행성을 발견하고 나서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340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지상 망원경으로 발견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목성형 행성으로 지구와 유사한 크기의 작은 행성은 하나도 없었다. 이들 행성은 태양계의 목성과 같이 가스로 이뤄진 거대행성으로 항성에 아주 가까운 궤도를 공전해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하기에는 너무 뜨거운 곳이다.
케플러 망원경은 약 450만 개의 별이 있는 북쪽 하늘, 우리 은하계의 백조자리와 거문고자리 일대를 조사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15만 개의 별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이 별들은 우리 태양과 흡사한 크기와 나이로 행성이 있다면 생명이 탄생했을 가능성이 큰 곳이다.
만일 항성계마다 지구 크기의 행성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특정 궤도에 일반적으로 존재한다면 케플러 망원경은 수십 개 이상의 지구형 외계 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 반대의 상황도 가정할 수 있다. NASA 과학자들은 케플러 망원경의 탐사로 30~50개의 지구형 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러한 행성이 희귀하다면 하나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케플러 망원경의 임무를 통해 고대 그리스인들이 제시한 질문의 해답에 한층 가까이 다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과연 우리 지구를 닮은 세상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이 우주에 우리 혼자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이다.
■9500만 화소 감지기로 관측
케플러 망원경은 어떻게 행성을 찾을까. 케플러 망원경 감지기는 항성에 생기는 행성 그림자를 순간적으로 포착한다. 이는 외계 항성계에 속한 행성이 그 항성 앞을 지날 때 순간적으로 별이 흐려지거나 깜빡거려 밝기가 감소하는 것을 탐지하는 것이다. 미묘한 밝기의 변화를 포착하면 행성의 크기와 질량, 밀도, 공전주기를 분석할 수 있다.
케플러 망원경에는 9500만 화소의 빛 감지기 21개가 장착돼 있다. 이 감지기로 망원경에 감지되는 항성들의 밝기 변화를 30분 단위로 추적하게 된다. 민감한 감지기는 빛의 밝기가 0.002%만 변해도 포착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앞을 지나가는 벼룩 때문에 생기는 밝기 변화를 수 ㎞ 밖에서 측정하는 것과 같다.
항성으로부터 지구와 유사한 거리의 궤도를 도는 지구 크기의 행성은 공전하는데 이론적으로 대략 1년이 걸린다. 따라서 한 행성을 탐지할 기회도 1년 중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케플러 망원경은 행성의 존재를 확인하도록 현재 예정된 임무기간인 3년 6개월 동안 동일 지점을 계속 모니터하게 된다. 케플러 프로젝트에는 6억 달러가 투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