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나 들에서 자란다. 굵은 뿌리줄기에서 갈라진 뿌리는 양끝이 뵤족한 원기둥 모양으로 굵어지고 원대는 곧게 1m 정도 자라며 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겹잎이며 뿌리잎은 작은잎이 7∼11개이고 잎자루와 작은잎자루가 있다. 작은잎은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줄기잎은 작아지며 대가 없어진다.
꽃은 7∼9월에 피고 검붉은색이며 수상꽃차례에 달린다. 꽃이삭은 타원형 또는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며 위에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받침조각과 수술은 4개씩이고 꽃잎이 없으며 꽃밥은 흑갈색이다. 열매는 수과로 10월에 익고 사각형이며 꽃받침으로 싸여 있다.
한방에서 뿌리를 지유(地楡)라고 하며 수렴·해열·설사·이질·지혈·월경과다·객혈·피부병·상처 및 화상과 열상 등에 사용하는데, 17%의 타닌과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다. 한국·중국·동부 시베리아·일본 및 캄차카 등지에 분포한다.
#타닌
다수의 페놀성 수산기를 가지는 방향족(芳香族) 화합물이며, 구성 성분이 단일물질로서 결정상(結晶狀)으로 분리된 것도 있지만, 제품의 대부분은 몇 종의 물질이 혼합된 것이며, 백색 또는 담갈색의 부정형(不定形) 분말로서 얻어진다. 화학적으로 말할 때는 그 주성분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분류법에는 다음 2종이 있다. 하나는 묽은 산과 가열하면 가수분해되어 갈산[gallic acid:沒食子酸]이나 에라그산 등을 생성하는 가수분해성 타닌과, 중합하여 적색 또는 갈색의 침전물인 프로바펜을 생성하는 축합형(縮合型) 타닌으로 대별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알칼리 융해에 의해서 피로갈롤을 주로 생성하는 피로갈롤계와 주로 카테콜을 생성하는 카테콜계 및 그 중간적인 것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가수분해될 때 주로 갈산을 생성하는 것을 갈로타닌, 에라그산을 생성하는 것을 에라디타닌이라고 한다. 어느 것이나 당(보통은 글루코오스)과 1개 또는 몇 개의 페놀카르복시산의 에스테르로 이루어지는 것이 많고, 알칼리나 산소의 타나아제 ·타카지아스타아제에 의해서도 가수분해된다.
피로갈롤계 타닌에는 오배자(五倍子)나 몰식자를 비롯하여 스마크 ·체스넛(밤) ·떡갈나무(材) ·발로니아 등의 타닌이 함유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수렴성(收斂性)이 강하다. 철백반(鐵白礬) 용액에 의해서 청색을 띤 다음 검은색으로 변하고, 또 브롬수에서는 침전물을 생성하지 않으나 석회수에 의해서 청색을 띤다. 이에 대하여 카테콜계에는 맹그로브 ·떡갈나무(수피) ·미모사(와틀) ·케프라코 ·갬비아 등의 타닌이 함유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수렴성이 약하다. 또, 철백반에 의해서 녹색을 띤 다음 검은색으로 변하며, 브롬수에 의해서 침전하고 석회수에 의해서는 발색(發色)하지 않는다.
식물계에서의 분포는 매우 넓어 일반적으로 덜 익은 과일이나 종자에 많고, 성숙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보인다. 이것은 타닌도 대사(代謝)될 수 있는 물질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겠으나, 생리적 기능은 밝혀지지 않았다. 용도로는 유피제(鞣皮劑)로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어망용 염료나 잉크 제조, 의약품으로도 사용되며, 이 밖에 접착제의 원료, 보일러의 관석(罐石) 제거, 금속면의 방식제(防蝕劑), 또는 석유채굴 때의 유성점토(油性粘土) 분산제 등 새로운 분야의 용도가 개척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수입 타닌엑스가 주로 사용되는데, 유피제 외에 철(Ⅲ)염과 반응하여 청색으로 변하는 것을 이용한 블루블랙잉크의 제조, 금속이온과 반응하여 착색침전물(着色沈澱物)을 생성하는 것을 이용한 금속이온의 분리나 정량(定量) 등에 사용되며, 갈로타닌을 정제한 타닌산은 수렴제 ·지혈제, 난백과 타닌산이 결합한 타닌산알부민은 정장제(整腸劑)이다.
#사포닌
당부분은 D-글루코오스 ·D-갈락토오스 ·L-아라비노오스가 잘 알려져 있으나, 메틸펜토오스 ·우론산 ·디옥시당 등의 경우도 있다. 애글리콘은 트리테르페노이드계인 것과 스테로이드계인 것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전자의 예로는 감초의 뿌리나 줄기에 있는 글리시리딘이 있고, 후자의 예로는 디기탈리스의 잎에서 추출하는 디기토닌이 있다.
식물의 뿌리 ·줄기 ·잎 ·껍질 ·씨 등에 있는데, 강심제나 이뇨제로서 강한 작용이 있어 옛날부터 한방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어느 것이나 세포에 대해서는 표면 활성제로서 작용하여, 세포막의 구조를 파괴하거나, 물질의 투과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 밖에 스테아린 ·알코올 ·페놀 등과는 난용성인 분자화합물을 형성한다. 따라서, 적혈구에 대하여 용혈작용을 보이는 것은 적혈구막 속의 콜레스테린이 사포닌과 강하게 결합하여 막구조가 파괴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