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시신을 거름으로”… 美 여론 갈린 ‘퇴비장’
문지연 기자 - 2022년9월21일
사람의 시신을 거름용 흙으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장례 방식이 미국 곳곳에서 허용되고 있다. 기존의 매장·화장과 달리 자연을 조금도 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고인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부정적 여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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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시신을 거름으로”… 美 여론 갈린 ‘퇴비장’
20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날 개빈 뉴섬 주지사가 ‘인간 퇴비화 매장’(Human Composting Burial)을 2027년부터 도입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의 이번 결정은 △워싱턴 △콜로라도 △오리건 △버몬트주에 이어 미국 내 다섯 번째다.
인간 퇴비화는 시신을 나뭇조각·짚·약초 등으로 가득 찬 특수 용기에 넣고 30~45일간 분해하는 과정이다. 미생물에 의해 빠르게 분해된 시신은 퇴비용 흙이 된다. 이는 일반 매장이나 화장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방부 처리를 위해 화학물질을 사용하거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장지가 필요 없어 토지 부족 문제를 야기하지도 않는다.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주 하원의원은 “퇴비장은 1톤 이상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대도시의 토지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인을 흙으로 돌려보내는 환경친화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특히 종교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퇴비장이 ‘인간을 일회용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매장이나 화장이 고인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보편적인 규범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퇴비화 과정에 드는 비용은 5000~7000달러 정도(약 695만~973만원)로 알려져 있다. 퇴비장 전문 업체 리컴포즈는 “유족은 거름으로 돌아간 고인의 유해를 돌려받거나 공공 토지에 퇴비로 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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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시신을 거름으로”… 美 여론 갈린 ‘퇴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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