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중증 후유증 ‘두뇌 20년 노화, IQ -10’ 맞먹는다
등록 :2022-05-04 16:10수정 :2022-05-04 20:20박준용 기자 사진
국내서도 ‘인지력 저하’ 호소 잇따라
3일 영국 연구진 연구결과서도 확인
“통계적 의미 없지만 방향은 맞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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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출처 NIAID
코로나19에 두 차례 감염됐던 강아무개(35)씨는 얼마 전 통화를 하다 하려던 말이 기억나지 않아 한참을 생각했다. 확진 이전에 없던 현상이다. 단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감염 전에는 글쓰는 데 자신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문장 구성을 하기도 어렵다. 사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강씨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지난 12월 말 코로나19에 감염돼 심한 폐렴 증상으로 고통을 겪으며 2주간 입원했다. 또 지난 3월에도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강씨는 확실히 코로나19 감염 이후 인지능력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그는 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방금 있었던 일인데도 기억이 잘 안 나는 현상이 심하다”며 “회사 생활을 할 때 기억을 잘해야 하는 업무였고, 기억력 하나는 좋았다. 이제는 글을 쓸 때 문맥을 잘 파악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강씨가 겪는 인지능력 감소와 코로나19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연구로 입증됐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와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각) <이클리니컬메디슨>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의 인지능력 손상은 약 20여년 정도 노화가 진행된 것에 상응하는 정도이며, 즉 50살이 70살의 인지능력이 되는 정도라고 발표했다. 또 두뇌 처리속도 아이큐(IQ)는 기존보다 10을 잃는 것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대상은 2020년 3월10일부터 7월31일까지 케임브리지의 아덴브룩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46명이었다. 평균 연령은 51살이고, 16명은 코로나19 치료 당시 인공호흡기를 쓸 정도로 위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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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확진 후 6개월 뒤 추론, 문제해결 능력 등을 추적 조사했다. 이를 비슷한 연령, 교육수준 등에 따라 연구대상이 아닌 6만6000여명의 대조군과 비교해봤다. 이 결과 중증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확진 후 언어 분석 추론 등에서 공통적으로 단어를 기억해내기 어려워했고,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도 느렸다. 연구진은 연구대상자들의 뇌 전두엽에서 포도당 소비가 감소했다는 점을 확인했는데, 이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인지장애가 다른 신경장애 등으로 발생하는 치매와는 다른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일부 환자가 감염 후 열달 뒤에도 인지력은 매우 느리게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어 연구진은 이 사례를 두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지만 방향은 맞을 것”이라며 “환자 중 일부는 완전히 인지력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인지력 감퇴를 두고 바이러스 감염도 직접적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더 큰 원인은 △뇌에 부족한 산소 또는 혈액 공급 △혈액 응고로 인한 크고 작은 혈관의 막힘 △미세 출혈 등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새롭게 신체의 염증 반응과 면역 체계로 인한 손상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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