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의 천연 소금(플뢰르 드 셀)
박상현 맛칼럼니스트 | 입력 : 2022-02-22 19:38:32 | 국제신문 본지 21면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광안리와 해운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다. 한편 이곳은 2013년 국내에서 세 번째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해안산책로 일대는 약 8000만 년 전 격렬했던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용암과 화산재에 파도의 침식이 결합돼 해식애, 파식대지, 해안동굴 등 천혜의 절경을 이룬다.
(이미지)
이기대 창바위 돌개구멍 속 소금 결정.
이 가운데 바다와 접한 해안 곳곳에서 마치 공룡 발자국처럼 움푹 파인 구덩이를 볼 수 있는데 이를 ‘돌개구멍’이라고 한다. 돌개구멍은 화산재가 쌓여 이루어진 퇴적층의 빈틈에 자갈이나 모래가 들어가 파도에 의해 회전하면서 만들어졌다. 파도가 거센 날이면 육지와 접한 돌개구멍으로 바닷물이 조금씩 고인다. 고이기만 할 뿐 파도에 쓸려나가지 않는 돌개구멍 속 바닷물은 서서히 증발한다. 그럼 바닷물은 돌개구멍 속에서 소금이 된다.
바닷물에는 약 3.5% 내외의 염분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얻는다 함은, 96.5%의 수분을 날리고 3.5%의 소금을 얻는 매우 지난한 작업이다. 바닷물을 일정한 공간에 가두고 오래 두면 염분은 가라앉고 수분은 위로 뜬다. 위에 뜬 수분이 증발하면 아래에 가라앉은 염분이 결정을 맺으면서 소금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소금이 천일염이다. 그런데 자연 상태에서는 천일염 이전에 한 번 더 소금이 만들어진다. 바닷물이 염분과 수분으로 나눠지기 전 바닷물 표면에는 마치 살얼음이 얼 듯 얇은 소금 결정이 형성된다.
프랑스 서부 게랑드(Guerande) 해안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세계 최고 품질의 소금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게랑드 소금 중에서도 바닷물 표면에 살얼음처럼 생긴 소금 결정은 ‘소금의 꽃’이라는 뜻의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이라 부른다. 부드러운 짠맛에 감칠맛과 단맛 그리고 기분 좋게 녹는 식감 덕분에 고급 요리에만 쓰이는 가장 비싼 소금이다. 이기대 돌개구멍에서는 소금의 꽃이라는 ‘플뢰르 드 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이기대 동생말 전망대 입구 용호만 매립지 일대에서는 분포초등학교 분포도서관 분포우체국 등 유난히 ‘분포’라는 지명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분은 ‘동이 분(盆)’자를 쓴다. 용호만 일대는 조선시대 우리나라 최대의 소금 산지였다. 조선시대 소금은 바닷물을 끓여서 얻는 자염이었다. 자염의 관건은 얼마나 염도가 높은 바닷물을 얻느냐에 달렸다. 그래서 바닷물이 들고나는 개펄에 수많은 항아리(동이)를 묻었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면서 항아리 아래에는 염도가 높은 물만 고였고 이 물을 끓여서 소금을 얻었다. 용호만 매립지 일대의 옛 지명이 ‘분포’ 혹은 ‘분개’인 이유다. 때문에 용호만 개펄에 묻었던 항아리와 이기대의 돌개구멍은 결국 ‘바닷물의 밀도 차에 의해 소금을 얻는’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걸으시다 돌개구멍에 쌓인 소금 결정을 보시거든 맛을 한번 보시라. 특히 깨진 유리처럼 얇고 네모난 조각을. 그것은 미식의 나라 프랑스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게랑드의 플뢰르 드 셀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가장 순수한 소금이며, 600년 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 드셨던 바로 그 소금이다.
(줄친부분은 분깨염전 설명과는 사실과 다름)
섯등은 염전의 면에 개흙(살토撒土)을 살포하여 여기에 해수를 흡수시켜 햇빛이나 바람으로 수분이 증발, 건조되어 염분이 개흙에 부착되면 이것을 끌어 모으는(채함 採鹹동이)곳이다. 염정의 채함에 해수를 부어 함수를 채취한다.그래서 분(盆)은 섯등이다. 분은 염전의 넓이와 관계없이 한 뙈기에 한 개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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