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올챙이 기르는 주머니 개구리 신종 발견
등록 :2021-11-10 14:45수정 :2021-11-11 10:22조홍섭 기자 사진
땅에 낳은 알 깨면 엉덩이 주머니 옮겨 돌봐…발견되자마자 보호지역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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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 엉덩이에 달린 주머니에 올챙이를 넣어 기르는 주머니 개구리 신종이 발견됐다. 스티픈 매호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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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온대 우림에서 올챙이를 주머니에 담아 기르는 신종 개구리가 발견됐다. 산 하나에만 사는 이 개구리는 발견되자마자 서식지가 특별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마이클 매호니 오스트레일리아 뉴캐슬대 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주택사’ 최근호에 실린 논문을 통해 ‘아사 월룸빈’으로 이름을 지은 신종을 보고했다. 이 개구리 서식지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곤드와나 우림에 속한 월룸빈 국립공원에 포함돼 있으며 월룸빈 산의 선선한 고산지대 2000㏊가 전체 분포 면적이다.
길이 1.6㎝로 다 자라야 2㎝에 지나지 않는 이 소형 개구리는 수컷이 엉덩이 근처에서 열리는 피하 주머니에 올챙이를 넣어 기른다. 이번 발견은 2019∼2020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를 휩쓴 대규모 산불로 인한 멸종위기종 피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미 알려진 주머니 개구리 가운데 일부가 다른 종으로 구분할 만큼 유전적으로 구별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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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주머니 개구리는 두 마리가 동전 하나에 너끈히 올라갈 정도로 작다. 스티픈 매호니 제공.
이 개구리의 번식행동은 독특하다. 오스트레일리아 박물관의 자료를 보면 번식기에 수컷은 우림의 낙엽 밑이나 돌 틈에서 울어 암컷을 유혹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소수의 알을 바닥에 낳는데 수컷은 알이 깨어날 때까지 1주일 이상 알을 품는 자세로 지킨다.
알에서 흰 올챙이가 깨어나면 꼬물거리며 수컷의 배 양쪽에 달린 주머니로 들어간다. 수컷 개구리는 올챙이가 배에 달린 노른자를 먹으며 자라 작은 개구리가 될 때까지 2∼3달 동안 주머니에 넣어 돌본다. 수컷은 번식기에 한 번 이상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주머니에는 발육 단계가 다른 여러 올챙이가 들어있다.
매호니 박사는 “이 주머니 개구리는 번식 방법이 독특한데 세계적으로도 4000종의 개구리 가운데 4종 만이 수컷이 올챙이가 발생하는 동안 데리고 다니며 돌본다”고 뉴사우스웨일스 환경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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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바닥 낙엽 위에서 뛰지 않고 기어 다니는 이 소형 개구리는 웅덩이가 아닌 수컷 주머니에서 올챙이를 기른다. 스티픈 매호니 제공.
연구자들은 이 신종 개구리의 서식지가 고립된 산 한 곳뿐인 데다 산불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 등급인 ‘위급’으로 지정할 것을 논문에서 촉구했다.
지역 보전 당국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뉴사우스웨일스 주는 신종 개구리 서식지를 ‘세대를 넘어 보존할 가치가 큰 자산’으로 지정했다. 매트 킨 주 환경 장관은 “개체수가 적어 기후변화 영향에 매우 취약하다”며 “학술지에 신종이 보고된 지 며칠 안 됐지만 신속하게 보호조처에 나선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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