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멀리, 더 정밀하게 타격하기 위해 진화하는 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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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에 장전되는 155mm 포탄
포탄은 탄약의 한 종류로서 견인포, 자주포, 그리고 박격포 등 화포에서 발사된다. 소총이나 기관총 등에 사용되어 탄환의 충격력으로 살상 효과를 내는 총탄과 달리 폭발하여 파편, 열, 폭풍압 등을 발생시켜 넓은 지역에 피해를 입힌다.
화포의 발달에 따라 포탄도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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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실학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홍이포 복원품 [출처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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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 당시 사용된 3인치포용 포탄 [출처 ima-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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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포탄들의 절개 모습 [출처 historicair at wikimedia.org]
화약 무기 초기, 대포에 사용된 포탄은 돌이나 금속 덩어리 그 자체였다. 폭발이 아닌 충격력으로 성을 무너뜨리는 공성 무기로 많이 쓰였다. 내부에 화약을 채워 넣어 목표 지점에서 폭발하게 만든 포탄은 14세기 초반 중국 명나라에서 개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한동안 화포는 주조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거리가 점차 길어졌다.
포탄은 유럽에서 화포의 표준화가 진행되던 17세기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포탄의 변화는 18세기 들어 시작되었다. 포신에 강선이 적용되면서 포탄의 형태도 원형에서 원통형으로 바뀌었다.
화약을 사용한 시한 신관이나 뇌홍을 이용한 충격 신관도 사용되면서 폭발하는 포탄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암스트롱포나 크루프포 같은 폐쇄기를 사용한 포미장전식 화포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19세기 중반부터 현대의 포탄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했다.
19세기 말부터 대포에 주퇴복좌기가 도입되면서 반동이 억제되어 연사속도와 명중률이 향상되었다. 포탄도 신관 제작 기술과 화약 기술이 발전하면서 살상력이 향상되었다. 대포와 포탄은 19세기 후반 여러 전쟁 그리고, 20세기 들어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신뢰성과 효용성을 더욱 발전시켰다.
현재는 포탄 내부에 폭약을 탑재하는 것을 넘어 목표 지역 상공에서 자탄을 뿌려 지상의 기갑차량 상부를 공격하는 상부 공격 지능탄이 개발되는 등 공격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보다 멀리, 장사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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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뒤에 로켓추진체를 사용하여 사거리를 연장하는 RAP탄 구조도 [출처 미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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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이 개발중인 XM1113 RAP탄 비행장면 [출처 미 육군]
현대 야포는 사거리가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예를 들어,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M1 155mm 견인포는 사거리가 15km 정도였다. 냉전시대 개발된 M198 155mm 견인포는 일반탄 22.4km, 로켓추진탄(RAP) 30km가 사거리였다. 현재 미 육군이 사용하는 M777 155mm 견인포는 일반탄 24km, 사거리 연장탄 30km가 사거리였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미 육군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M1299 자주포는 로켓추진탄을 사용할 경우 사거리가 70km에 이른다. 미 육군은 궁극적으로 사거리 100km를 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넬이 독일 라인메탈과 함께 155mm 곡사포를 사용하여 사거리 76.2km를 달성하였고, 라인메탈은 최대 83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우리나라 등 세계 각국이 더 멀리 나가는 곡사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장사정포는 이전에도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파리를 공격하기 위해 파리포로도 불린 베르타포를 개발했다. 구경 211mm, 포신 길이 36m, 포탄 무게 128kg이었고, 최대 사거리 130km를 자랑했다.
파리포의 경험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구경 800mm, 길이 29m, 최대 사거리 47km의 구스타프 열차포로 이어졌다. 하지만 너무 크고 무거워 이동이 자유롭지 않아 열차에 탑재되어 이동했다. 그리고, 운영에 많은 사람이 필요했고, 포신 수명도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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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사거리 연장을 위해 날개를 가진 활공유도 곡사포탄 [출처 필자] / 우 : 유럽의 나모사가 개발하고 있는 155mm 램제트 포탄 [출처 edrmagazine.eu]
현대 화포에서 더 긴 사거리를 확보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화포에 적용되는 것은 포탄의 포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 장약이 들어가는 약실 용량을 키우고, 포신의 길이를 늘리는 방법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포탄을 개조하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는 것으로, 포탄 후미에 연소장치를 달아서 추가적인 추진력을 얻는 로켓추진탄(RAP), 포탄이 날아갈 때 후미에 생기는 진공을 없애기 위해 포탄 후미에서 연소 가스를 내보내는 베이스 브리드(BB)탄이 대표적이다.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한 새로운 포탄도 개발되고 있다. 우선, 포탄에 날개를 단 '활공탄' 이 있다. 활공탄은 발사 초기에만 회전하고,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꼬리날개와 활공 날개가 펴지면서 비행기처럼 활공한다. 추진장약과 포신 길이로 달성할 수 있는 탄도곡선보다 먼 거리를 비행 가능하다. 하지만, 목표를 정밀하게 타격하기 위해서는 유도장치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연구되는 것으로 '초고속 램제트탄' 이 있다. 램제트탄은 포탄에 램제트 엔진을 단 것으로, 포탄 앞 공기흡입구를 통해 공기가 연소실로 흘러가고, 고체연료가 점화되면서 기존 포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비행하게 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 노르웨이, 독일이 램제트탄 개발에 나서고 있다.
보다 정밀하게, 유도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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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항법유도를 사용하여 정밀한 공격이 가능한 미국의 엑스칼리버 유도포탄 [출처 미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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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XM1156 탄도수정신관을 장착한 미 육군 155mm 포탄 [출처 미 육군] / 우 : 일반포탄, PGK, 그리고 엑스칼리버 유도포탄의 사거리별 CEP 비교 [출처 globalsecurity.org]
일반적으로 화포는 사거리가 길어지면 원형공산오차(CEP)라고 불리는 정밀도가 떨어진다. 현대 기술은 이런 장거리 사격에서도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스마트탄으로 불리는 '유도포탄' 을 들 수 있다. 유도포탄이란 말 그대로 포탄이 레이저의 반사광을 찾아가거나, 위성항법시스템(GPS) 및 관성항법시스템(INS)과 함께 입력된 좌표로 포탄이 날아가도록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조종장치를 더한 것이다.
레이저로 유도되는 포탄은 1980년대 중반부터 운용되었으며, 구소련의 2K25 크라스노폴과 미국의 M712 코퍼헤드가 있다. 레이저 유도라 정밀하지만, 레이저를 표적에 지속적으로 비춰줄 사람이나 장비가 필요하고, 사거리가 크라스노폴은 최대 30km, 코퍼헤드는 최대 16km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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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덱스 2019에 전시된 우리나라 업체가 개발중인 유도포탄
GPS와 관성항법을 이용한 것으로는 미국의 M982 엑스칼리버가 있다. 엑스칼리버는 원형공산오차(CEP)가 10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정확하다. 이런 유도포탄은 매우 비싸다. 그러나 핵심표적을 유도포탄 몇 발로 처리할 수 있다면 대량의 재래식 탄약을 사용하는 것보다 불필요한 피해방지, 병력운용, 군수지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도 기능을 탑재한 '탄도 수정 신관'을 사용하여 유도포탄 만큼은 아니지만 근접한 성능을 내려는 시도도 있다. 미국은 M1156 정밀유도키트(PGK)를 개발했는데, 원형공산오차(CEP)가 30~50m 정도로 엑스칼리버보다는 크지만, 기존 포탄보다는 정밀하다. 우리나라와 이스라엘도 M1156과 유사한 유도신관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찰수단 운반용으로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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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은 적을 파괴하는 목적이지만, 사용하기 전에 해야 하는 것이 정밀한 정찰이다. 정찰을 위해서 정찰기나 무인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근처에 동원할 수 있는 자산이 있어야 가능하다. 관측포탄은 포병부대에서 직접 정찰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신속 정찰 수단이다.
관측포탄은 포탄 안에 낙하산이 장착된 정찰 장비가 탑재된 형태다. 우리나라가 개발하려는 것은 포를 사용하여 원하는 지역으로 날려 보낸 후, 일정 고도에서 포탄 속에 든 관측 장비가 분리되어 천천히 낙하하면서 주변 지역을 살피는 방식이다. 여러 개의 관측포탄을 사용하면 넓은 지역을 빠르게 정찰할 수 있다.
현대전에서 야포는 다연장로켓과 함께 육군의 강력한 화력자산으로 사용된다. 야포의 발달은 포탄의 발달로 이어진다. 더 멀리, 더 정밀하게 타격하려는 세계 화포 선진국과 견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미래 포병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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