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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본 미 군사력

아지빠 2019. 11. 30. 08:58




중국이 본 미 군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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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전략경쟁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간 전략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십국에게 양자간 선택을 강요받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일본이 한국 정부의 안보관을 믿을 수 없다며, 반도체와 액정화면 관련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을 제한시키자, 8월 22일에 한국이 2016년에 체결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조치에 대해 미국이 매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 사례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났다. 당시 미국은 GSOMIA를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뭉쳐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발전시키는 연계라고 보았으며, 결국 한국은 지난 11월 22일에 GSOMIA 종료 유예(suspend)를 결정하였다.

그럼 동맹을 갖고 있지 않는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동맹결속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기본적으로 중국은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인정하는 시각을 갖고 있었으며, 이는 미국과 같이 군사동맹을 지향하지 않고, 중국 주변국으로서의 역사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발견되었다. 이는 중국이 일대일로의 목표를 인류공동체 형성으로 제시하는 것에서 발견된다. 여기까지는 긍정적이다.

문제는 중국 군사굴기(軍事崛起)가 탄력을 받는 지금 중국 주변국들이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점차 동아시아에서 발을 빼려는 미 군사전략에 우려를 나타내며, 그 공백을 중국 군사력이 메꾸려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양자간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의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갖고 있는 싱가포르가 지난 10월 20일에 중국과의 다양한 교류 및 협력을 지향하는 협정을 맺었고, 아세안이 지난 9월 6일 아세안이 미국과 최초로 남중국해에서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10월 22일에 중국과 처음으로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한 이중성에서도 발견된다.

더욱이 중요한 문제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현 시국을 미중 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닌, 양쪽으로부터의 동시적 협력으로 풀어 나가려는 호기(好機)로 활용하기 위해 “열세인 중국이 우세한 미 군사력을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정치에 익숙한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주로 미·중 간 군사력에 대한 정량적 평가를 통해 미·중 간 군사적 우위를 평가하며, 이를 통해 양·질적으로 우세한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과의 관계를 증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전후 냉전기, 구소련 와해 이후의 탈냉전기에 경험한 초강대국 미국의 Pax-Americna 위상을 고려시 당연한 것이었으며, 99.9% 맞는 평가로 누구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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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중국이 미국 군사력을 과거와 다른 기준과 원칙에 의해 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동아시아 국가에게 미·중 간 선택을 위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진해외기지, 전방전개 군사령부 그리고 이들을 태평양에서 지원하는 해·공군력들에 대한 정량적이고 정성적 평가를 하여 미 군사력의 우세를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군사굴기를 해도 방어적 군사전략을 채택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등 서방과 중국 내에서 『중국의 미 군사력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11월 16일~22일 자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가 중국의 A2/AD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하여, 미해군 항모타격단이 중국연안으로부터 1,500km 정도 떨어진 해역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발표한 사례와 중국 『兵工科技(Ordnace Industry Science Technology)』 2019-21號와 『無人機(Unmanned Vehicles)』 10月號가 공세적인 중국 독자형 스텔스 무인기 개발 현황을 적극적으로 밝힌 사례였다.

우선 지난 11월 16일∼22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너무 커서 실패작이다(Too big to fail?)”라는 주제로 “미 군사력의 상징이자, 동아시아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대변하던 항모가 중국의 장거리 대함 탄도 또는 순항 미사일의 표적이 되고 있어 중국 연안으로부터 무력 1,500km에서 3,000km에 이르는 해역에 전개되어 항공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그동안 제1~2도련(島連)의 정형적 범위만 강조하던 국제정치학자들의 “틀”을 깨는 주장이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 항모의 역할에 있어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면 과거 해상통제권 확보를 위한 제공권 장악에서 점차 연안으로부터 군사력 투사로 역할이 변화되고 있으나, 최근엔 무려 130억불의 차세대 제널드 포드급 항모를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대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한국전시 함재기 출격은 전체 공중작전의 41%였고, 베트남전에서는 50%, 9/11테러 이후의 아프간전에서는 33%였고 이라크전과 이슬람국가(IS) 테러격퇴작전시 사우디 아라비아와 터키가 공군기지 제공을 거부하여 무려 5척의 항모가 중동에 전개되어 약 8,000소티 대부분을 담당하였으나, 최근 이란사태에서 보듯이 미해군은 항모를 추가로 전개시키지 않았으며 당시 현장에 있는 항모만 운용하였다.

이에 군사전문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건조비와 운용비가 가중되는 항모에 대한 위협은 증가하고 있어 취약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재래식 잠수함은 소음이 적고 탐지가 어려워 항모에게 가장 큰 위협이고, 연안에서 발사하는 대함 탄도 미사일은 기존의 미해군 항모타격단의 역할인 연안으로부터 적 내륙으로의 항공작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지난 8월 13일 미국 위싱턴의 『전략/예산분석연구소(CSBA)』가 “미래에 미해군 항모는 중국 DF-21D와 DF-26 사거리 중간인 중국연안으로부터 최소 1,850km(1,000nm)) 밖에서 항모작전을 수행해야 중국 잠수함과 대함 탄도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며, 이에 따라 사거리 370km(230nm))의 JASSM을 탑재한 함재기 F-35C가 공중급유를 받아야 중국 내륙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부정적 연구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더욱이 최근 『제인스국방주간(JDW)』과 『제인스국제해군(JNI)』 잡지는 미중 간 군사경쟁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군사사태에 대한 미해군 항모타격단의 즉시 개입과 같은 양상이 아닌, 미중 간 서로 상대방의 항모를 타격하기 위한 항공기 발사용 장거리 대함 미사일 개발(LRASM) 개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들 잡지는 중국이 지난 10월 1일의 건국 70주년 기념 군사열병식에서 사거리 250∼400km인 YJ-12 대함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고 공중 급유능력을 보유한 H-6N 신형 전략폭격기를 공개하였다면서, 중국은 이를 사거리 1,500km인 DF-21D와 사거리 4,000km인 DF-26 위협의 중간에 위치할 미해군 항모타격단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미해군이 DF-21D/26에 대한 대응을 DF-21D/26이 달아 드는 약 8분간의 시간에 항모의 침로를 바꾸어 회피하는 방안만 고려하고 있으며, 중국 YJ-12 보다 긴 370~930km의 사거리로 대폭 개선한 록히드 마틴사의 AGM-158C LRASM를 도입해 중국 해군 항모전투단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것을 견제하는 미국식 A2/AD 전략만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는 향후 중국의 군사굴기 위협에 직면할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미해군 항모타격단이 자국의 인근 연해가 아닌, 동아시아 연안으로부터 1,000km 이상 떨어진 태평양에 위치하고 함재기에 의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하여 중국 항모전투군에 대응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으며, 이는 동아시아 중국 주변국에게 심각한 경종을 주는 것이었다.

더욱이 최근 중국은 미 해·공군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방어용이 아닌, 선제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는 지난 『兵工科技』 2019-21號와 『無人機(Unmanned Vehicles)』 10月號가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강조하는 군민장비기술융합(軍民裝備技術綜合: CMI) 성과로 개발된 다양한 무인기(UAV)를 소개한 사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선 미해군 항모타격단의 우세한 공중제공권을 저지하기 위해 미 노스롭 그루만사의 X-47과 X-45와 유사한 형태의 스텔스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체 표면을 고무로 처리하여 적 대공방어체계에 노출되지 않고 강력한 독자형 터보팬 엔진을 사용해 중간 공중급유없이 30,000-43,000ft 고도에서 활동할 수 있는 中國航天科工集團有限公司(CASIC)의 CH-7형 스텔스 무인기이었다.

다음으로 미공군 F-22 또는 F-35 스텔스기에 대적하기 위해 동체길이가 4.33m이나, 0.05-0.1 m2의 매우 낮은 레이더 단면적(RCS)의 스텔스 효과를 갖추고 있는 四川騰循科技有限公司(TENGDEN)의 XY-280 무인기이었다. 군사전문가들은 향후 XY-280 스텔스 무인기가 인공지능(AI)과 자율비행(AF) 능력을 갖추어 ‘유령무인기’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이 하면 중국도 할 수 있다’라는 슬로건 하에 매우 공세적인 독자형 스텔스 무인기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라고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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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의 미 군사력에 대한 시각이 미 군사력이 동아시아의 지리적 여건과 싸우는 방법에 있어 점차 태평양 쪽으로 밀리는 형국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미국은 이러한 공백을 동아시아 동맹국들이 보완해 주기를 기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는 미국이 동맹국에게 상호작전운용성을 강조하면서 미공군 F-35 스텔스기 도입을 강요하고 대만에 대한 첨단 무기 판매를 결정하는 추세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그동안 A2/AD 전략에 의해 확보한 전력들 보다, 더욱 위협적이며, 정교한 스텔스 무인기를 투입하여 미 군사력이 동아시아 연안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향후 동아시아 지역에서 점차 떠나 주기를 원하고 있다.

놀라옵게도 이러한 중국의 미 군사력을 보는 시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선언에 의한 좌충우돌식 군사전략 적용은 중국 주변국들에게 매우 심란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중국이 이를 또 다른 호기(好機)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중국 정부는 외면적으로 일대일로 등의 선의적 전략을 지향하나, 내면적으로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미국 CSBS 연구소의 연구보고서, 중국 『兵工科技』 2019-21號와 『無人機』 10月號가 주장한 바와 같이 미국이 태평양 서부(Western Pacific)에서 점차 떠나 주기를 원하며, 각종 첨단 전력을 동원해 강제적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이 제시한 각종 사례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해군 항모타격단이 동아시아 연안으로부터 무력 1,500km에서 3,000km에 이르는 해역에 전개되는 반면, 중국의 항모는 2045년까지 6척이 건조되어 북해/동해/남해함대사령부에 각 2척씩 전개될 계획으로 알려져 있어 중국 주변국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결국 이는 과거의 정형적 평가에 의해 미국과의 동맹에만 집중하던 동아시아 지역내 미국 동맹국에게 과거와 다른 전략적 유연성 또는 애매모호성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를 미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히 고려하기 보다 오히려 미국 우선주의에 의해 중국 주변국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형국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관련 이견을 두고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의 부분적 감축 언급이 나왔으며, 이를 두고 미 국방부는 공식적 의견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으나, “기여가 없으며, 안보보장도 없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교환방식의 동맹(transitional alliance)』 개념은 중국에게 미 군사력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갖도록 하는 호기(好機)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중국의 미 군사력에 대한 시각이 변화된 이유가 중국의 A2/AD 전략 성공 그리고 선제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 개발이 아닌 바로 미국 자신에게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