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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 핵전략및 보유 자산분석과 의미

아지빠 2019. 6. 6. 08:23




주변국 핵전략 및 보유 자산 분석과 의미

 

김경수 국방대 국방과학학과 교수 안전보장문제연구소 국방과학연구센터장 육군 중령

권석의 국방대 국방과학학과 박사과정 해군 소령

2019년 2월 28일 북한과 미국의 회담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되었다.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 왔던 벼랑 끝 외교와는 달리 이후에도 북한은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대표팀 초청을 시작으로 남·북, 북·미 간의 연이어지는 정상회담과 고위급 회담들은 한반도에 평화를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미·중 신냉전이 점차 가속화되고 러시아와 일본의 영토분쟁과 그를 마무리 지으려는 평화협정의 노력, 그리고 중·일 영토분쟁 속에서 동북아의 정세는 하루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영향을 미치는 미·중·일·러 중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전략자산으로 핵무기와 여러 운반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심지어 비핵화 관련 핵심 당사국인 북한도 이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안보에 관하여 논할 때 정치·경제·외교·군사의 네 가지 요소들을 주로 살펴본다. 한반도의 미래와 안보에 대해 논하려면 앞의 네 가지 요소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전략자산에 대한 논의는 필수적이다.

이 글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이 핵무기를 바라보는 전략적 관점과 각국의 핵 운반수단과 탄두 변화 추이를 비교 제시한다. 또한 비교된 자료가 한반도 정세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분석했다.

 

• 국가별 분석

핵무기가 개발된 이래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한 사례는 미국이 세계대전을 종식하고자 원자폭탄을 사용 했던 경우가 유일하다. 그러나 미국이 사용한 원자폭탄의 위력을 이미 경험한 인류는 그보다 폭발력이 훨씬 큰 현대의 개량된 핵무기에 대해 이미 충분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전략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핵 강대국인 미국이 사용한 핵전략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다.

➊ 상대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당한 것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보복하는 대량 보복Massive retaliation, ➋ 상대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재래식 무기로 우선 대응 후 한계에 직면했을 경우만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신축 대응Flexible response, ➌ 핵무기를 보유한 2개국 중에서 어느 한 국가가 상대국가에 핵공격을 했으나 상대국가가 제2격이 가능한 핵전력을 보존하여 대응할 경우 쌍방이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피해를 보기 때문에 상호 핵전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상호 확증 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 등이다.

이런 핵전략들은 그 전략이 출현할 당시의 독특한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 특수성을 지님과 동시에 이후 다른 핵보유국들도 같은 논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핵능력은 선제공격과 피격 후 공격을 제1격, 제2격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앞서 살펴본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들 외에도 다양하고 유연한 핵전략을 동시에 구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1격을 위한 핵무기는 고정형 ICBM이나 전략폭격기를 이용해 탄두를 운반하고 이동형 ICBM이나 SLBM은 제2격을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핵전력 분석은 핵탄두의 종류와 개수 및 운반수단에 대해 고려가 필요하다. 분석의 신뢰도를 보장하기 위해 핵전력 운반수단과 탄두의 숫자는 IISS의 Military Balance 및 SIPRI Yearbook의 자료를 중심 으로 정리하였다.

 

 

◆ 미 국

 

 

∷ 핵전략 요약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11개월 만에 발표한 NSS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 나타난 핵전략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다소 다른 모습이다. 오바마 정부에서의 NSS에서는 미국이 세계를 어떤 방법으로 미래를 향해 이끌어 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세계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임을 명시하였다.

반면에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힘을 통한 평화의 유지’라는 다소 강한 어조의 기조 아래 핵전력의 노후화와 다른 핵보유국들의 무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 3축 중심의 핵무장 강화와 기반시설 유지에 충분한 노력이 필요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미국이 핵 의존도를 증대하고 핵전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후 발표된 미 국방부의 NPRNuclear Posture Re-view에서는 미국이 군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것에 반해 경쟁국에서는 핵무장을 강화하고 있었으며, 특히 러시아의 크림반도 사건은 러시아가 핵 문제에 관한 강대국 간의 힘 대결로 돌아가기로 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NPR에서는 미국의 핵 3축 현대화 계획을 명시하고 있는데 현재 운용중인 14척의 Ohio급 SLBM Submarine Launch Ballistic Missile 탑재 SSBN을 12척의 Columbia급 SSBN으로 대체하고 GBSDGround-based Strategic Deterrent를 통해 Minuteman Ⅲ를 대체하고 관련 시설을 현대화하며 B83-1, B61-11 폭탄을 운용하던 B-52H, B-2A 항공기를 B61-12 폭탄을 운용할 수 있는 B-21 Raider 항공기로 교체할 예정이다.

 


   

[그림 1] 미국 해군에서 도입 예정인 Columbia급 SSBN

 

또한 항공기에서 운용하던 ALCMAir Launch Cruise Missile에 대해 LRSOLong-Range Stand-Off 순항 미사일 교체 프로그램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고 항공기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 작전 능력을 향상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을 채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중국 등 핵무기 보유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경우 필요에 따라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강화된 핵 대응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러한 미국의 핵전략이 미국-러시아, 미국-중국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자산 변화 추이 분석

 

 

[표 1] 미국 핵 운반수단 변화 추이

[표 1]에서는 IISS에서 발간한 2018년 Military Balance에서 비교한 미국의 핵 3축에 대한 변화를 1987년, 2017년, 2037년을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협정에 따라 미국은 핵 자산에 대한 군축을 진행하고 이와 더불어 현대화와 첨단화를 동시에 추진하여 충분한 수준의 억제력을 보유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수의 변화는 [표 2]와 같이 정리했다.

 

 

[표 2] 미국의 핵탄두 수 비교(2017년 1월, 2018년 1월)

[표 2]에서 미국은 러시아와의 New-START(정식 명칭 : Measures for the Further Reduction and Limitation of Strategic Offensive Arms) 협정을 통해 미국의 배치된 핵탄두 수, 기타탄두와 총 비축량이 모두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2017년 SIPRI yearbook에 따르면 기타탄두 5,000발 중 2,800발이 퇴역 후 해체 대기중인 탄두이다. 미국은 군축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배치된 탄두의 숫자를 줄임과 동시에 경쟁국에 대한 ‘안정적인 억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핵자산들의 첨단화 및 최신화를 추진하고 있다.

 

 

◆ 중 국

 

∷ 핵전략 요약

중국이 2015년 공개한 국방백서에는 인민해방군의 임무에 전략적 억지력을 유지하는 전략적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핵 반격을 구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방위를 위한 핵전력 사용으로 비칠 수 있으나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내세우며 선제공격에 대한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군사력 개발 측면에서 제2포병부대의 정보화 변화 가속, 무기와 장비의 혁신을 통한 핵 자산 현대화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방위의 핵전략을 고수하며 핵무기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있으나 앞에서 살펴본 내용과 마찬가지로 이를 중국이 핵무기를 우선 사용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의 국방백서가 일본과 미국을 겨냥한 대응이라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국방백서 공개 후 2년 뒤인 2017년,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안보 협력 정책 백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에서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의 핵 보유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포함하였는데 이는 표면상 핵확산을 금지하는 UN 상임위의 나머지 4개 핵보유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에서 지역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비친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핵전략과 자산에 대한 문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2012년 국방백서를 공개하였을 때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고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에서 핵 선제 불사용을 천명하기도 하였으나, 미 정보국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중국 해군의 Type-098 SSBN

 

 

∷ 자산 변화 추이 분석

 

 

[표 3] 중국 핵 운반수단 변화 추이

[표 3]에서는 IISS에서 발간한 2018년 Military Balance에서 비교한 중국의 핵 3축에 대한 변화를 1987년, 2017년, 2037년을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표 3]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은 핵 자산의 현대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2037년에는 핵 자산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 탄두수의 변화를 SIPRI yearbook의 2017년 및 2018년 자료를 통해 [표 4]와 같이 비교했다.

 

 

 

[표 4] 중국의 핵 탄두수 비교(2017년 1월, 2018년 1월)

[표 4]를 통해 1년 사이 비축량이 10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이 핵 자산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여론은 핵 자산 대기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이 보유한 배치된 탄두 수는 없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그 이유는 평시에 낮은 상태의 대기 태세를 유지한다는 방위기조 때문이다. 중국이 여론에 따라 핵무기 대기 태세를 강화한다면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핵 선제 불사용 원칙 준수의 신빙성이 떨어질 것이다.

 

◆ 러시아

 

∷ 핵전략 요약

러시아는 핵 선제사용과 핵 선제 불사용의 입장을 번갈아 택해 왔다. 과거 소련은 미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관련 핵 정책을 유지하였으나, 1990년대 이후 소련의 붕괴에 따른 러시아의 군사력 약화는 핵전략과 관련된 개념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림 3] 이스칸데르 미사일 사정거리

 

 

 

[그림 4] 이스칸데르-M

 

2000년 1월 발표된 ‘신국가 안보개념’에서 ‘핵무기의 즉각적인 군사적 유용성’을 강조하였으며 미국과의 점진적인 핵 감축과 동시에 핵전력 현대화를 통한 핵 억제력의 지속적인 유지를 추진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2018년 발표한 ‘향후 10년간 국방 프로그램’에서 자국 내 핵 자산에 대한 첨단화 계획을 포함했다.

최대 사거리 10,500km의 3단 로켓 ICBM 야르스의 증산과 기존 ICBM 190여 기의 교체, 신형 ICBM ‘Sarmat’의 개발시도 및 보레이급 잠수함 및 보레이-B급 잠수함 제작 계획을 명시하였다.

한편 최근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대해 러시아가 표명한 재래식 무력충돌을 해소하기 위한 핵 증대(Escalate to de-escalate)는 러시아가 핵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미국과 NATO는 경고했다. 러시아는 ‘러시아와 동맹국에 대한 피침 시, 침략 격퇴와 동시에 적 섬멸’이라는 문구를 안보 목표 중 하나로 포함했는데 이는 필요하면 핵전력을 먼저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조기경보 레이다인 AN/FPS-132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보로네시 전자전 기지 6개와 보조 기지 3개의 연계를 통해 핵전 대응 타격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과 칼리닌그라드에 배치된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군사 강국을 추구하는 러시아의 국가 전략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군축협정을 위하여 핵 자산에 대한 세부적인 자료를 미국에 제공하고 있으나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자산 변화 추이 분석

 

 

[표 5] 러시아 핵 운반수단 변화 추이

[표 5]를 보면 러시아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핵 자산 숫자를 전반적으로 줄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의 핵 운반수단은 폭격기를 제외하고 미국의 ICBM 400기, SLBM 288기와 비교할 때 낮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 군축에 대응하기 위해 운반수단의 수는 줄이면서 운반수단별 탑재되는 탄두 숫자는 늘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핵 탄두수의 변화는 SIPRI yearbook의 2017년 및 2018년 자료를 통해 [표 6]과 같이 비교했다.

 

 

[표 6] 러시아의 핵 탄두 수 비교(2017년 1월, 2018년 1월)

[표 6]의 2017년 1월 기타탄두에는 예비 또는 퇴역하여 해체를 기다리는 탄두 2,700발이 포함되어 있다. [표 6]에서 볼 수 있듯이 배치된 탄두의 숫자와 총 비축량은 줄어들었으나 기타탄두는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러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핵 무장 첨단화 과정 중 핵잠수함의 퇴역과 신형 핵잠수함의 취역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나 New-Start 상대국인 미국으로서는 협정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이다.

 

 

◆ 북 한

∷ 핵전략 요약

북한은 ‘징벌적 억제’를 목표로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핵물질, 핵탄두 생산능력과 핵탄두의 운반수단인 ICBM과 SLBM의 생산능력을 갖추었다. 또한 북한은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주장하였으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핵 무력 완성에 따른 외교적 승리로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 정보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의 선제공격 징후가 포착되거나 체제가 붕괴될 수 있는 위험 상황에서 핵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5] 북한의 화성-14호 ICBM

 

 

 

[그림 6] 북한의 북극성-1호 SLBM

 

 

 

∷ 자산 현황 분석

 

 

[표 7] 북한 핵 운반수단 현황

[표 7]에서는 북한의 핵 3축에 대한 현황을 볼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ICBM은 화성 13호, 화성 13호 개량형, 화성 14호 및 화성 15호이며 신포조선소에서 건조된 것으로 알려진 고래급 잠수함은 SSB, 북극성 2호 미사일은 SLBM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실전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된 탄두는 미상이며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핵 탄두수는 [표 8]과 같다.

 

 

 

[표 8] 북한의 핵 탄두수 비교(2017년 1월, 2018년 1월)

북한의 경우 10∼20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나, 공개된 자료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배치했거나 생산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2017년과 2018년도 자료 모두 10∼20발로 추정하고 있을 뿐 정확하게 확인된 자료는 없으나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 정보 DIA의 자료를 인용하여 핵무기 60개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 한반도에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먼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간의 불안한 정세를 살펴보자. 미국과 러시아의 핵 군축은 2010년 프라하에서 체결된 New-START 협정을 근거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10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협약 불이행에 따라 레이건과 고르바초프에 의해 시작된 INF를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INF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으며 반대로 러시아는 미국이 양국 간의 PDMA협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서로에 대한 불신을 내비치고 있다.

이를 강조하듯 러시아는 보스토크 2018 훈련을 통해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중국, 몽골과 함께 실시하였고 이에 대응하여 NATO에서도 31개국 5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훈련 ‘트라이던트 정처Trident Juncture 2018’을 실시하였다.

미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은 아직도 불안정하다. 미국은 또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 연구소 연설을 통해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선언하였다.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 두 국가와 영토문제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우리나라와의 독도 분쟁도 거짓된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핵무장 강화나 현대화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상황은 어떠할까?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언급이 점차 많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전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워싱턴포스트지의 아담 테일러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당시의 정상회담만으로도 각자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북한은 강성대국을 추구하며 개발에 성공한 핵 자산 때문에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미국은 이례적으로 강력한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자신의 강점인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고 미국 또한 제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 상대에게 포기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과 그것을 위한 수단이 계속 평행선을 그리게 된다면 앞으로 협상은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과거 북·미 간의 급격한 대화 진전에 거부반응을 일으켰던 김영삼 정부 때처럼 입장을 달리한 남북 간의 급격한 대화 진전에 미국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충분히 발생 가능한 상황일 수 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완료했다고 주장하며 경제적 부흥 노선을 공표했던 것을 볼 때 북한이 한반도를 비핵화하면서 경제적인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큰 방법이다.

북한이 말하는 경제적 부흥이 과연 핵 개발을 포기하면서 생기는 미국 중심의 경제 지원을 말하는 것일까? 오히려 우리나라와 세계의 안보를 걱정하는 국가들이 가장 우려해야 할 만한 시나리오는 북한이 타국 또는 적대 단체로의 핵확산 추진을 통해 경제적 부흥을 달성하는 것이다. 과거 북한과 시리아는 탄도탄 및 관련 기술을 이전한 전례가 있었고, 북한과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기술 협력이 있었다. 이를 고려할 때 핵무기 확산의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핵확산 금지조약에 가입한 대한민국의 경우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하여 억제력을 달성할 수 없기에 동일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방안으로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제공하는 억제력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당장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동북아시아에서 핵위협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 차원의 감시체계 전력화가 시급하며 가능한 다양한 대응 능력 보유를 통해 동시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할 시점이다.

또한 그 외 안보를 위한 무기체계 도입이나 계량, 조직개편, 교리 및 전술 개발 등의 조치들도 필요하다.

일례로 THAAD, SM-3와 같은 방어형 무기들의 적극적인 도입,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과 L-SAM 개량 및 탄도탄 방어에 관련된 후속 연구 등이 있다. 핵전쟁에 이르기 전 단계의 군사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재래전력들의 첨단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북한과의 평화와 종전에 대한 언급이 언론을 많이 장식하고 있으나 대한민국 또한 북한의 핵무장 폐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데 한 축을 담당하여야 할 것이다.

• 맺는말

최근 동북아는 일촉즉발의 화약고가 되어 가고 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핵우산을 제공하는 우방국인 미국의 핵전략과 자산 현황은 물론 그와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의 핵전략과 자산 현황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함의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축을 거울삼아 한반도에 닥쳐올 군축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준비해야 할 때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부서에서는 북한의 핵 능력을 아직 미성숙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보다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