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미세 플라스틱' 공포···韓 면적 15배 쓰레기 섬
미세먼지만큼 무서운 미세 플라스틱 섬, GPGP를 아세요
북태평양에 있는 미국 하와이섬과 캘리포니아 사이,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 약 155만㎢ 넓이의 거대한 섬이 있습니다. 화폐에 여권, 국기까지 있는 ‘준비된’ 나라지만, 사람은 살지 않습니다. 아니, 살 수 없죠. 그런데 이곳을 국가로 인정해 달라고 유엔에 청원한 사람들이 3월 말 기준으로 2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전 부통령이 자발적으로 이 섬의 시민이 되겠다고 나섰죠.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세계뉴스]
북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에 감춰진 비밀
이 섬에는 대체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 걸까요. 사람들은 왜 이 섬을 나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일까요.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세계뉴스]에서 이런 의문들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쓰레기가 인생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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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 뜬 쓰레기 사이를 배가 지나고 있다.
.1997년 여름, 한 남자가 바다에서 힘겹게 요트를 타고 있었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찰스 무어. LA에서 하와이까지 요트로 횡단하는 경기에 참가 중이었죠. 바람도 파도도 없는 적막한 바다에서 홀로 사투를 벌이던 그는 이상한 느낌에 휩싸입니다. 수면 바로 아래에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수없이 떠있었던 겁니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수평선으로 향하자 해조류처럼 바다를 뒤덮고 있는 플라스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태평양 위에 존재하는 거대 쓰레기 섬 ‘GPGP’가 처음 발견된 순간이었습니다.
무어가 발견한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는 ‘태평양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쓰레기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섬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뤄져 있단 걸 알아챈 찰스 무어는 요트 대회가 끝난 후 GPGP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며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해양 환경오염 전문가가 됩니다. 이런 그의 이야기는 LA타임스에 실리게 됐고, 이 기사는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합니다.
쓰레기 섬 지분의 3분의 1은 일본, 3분의 1은 중국
쓰레기들은 왜 이곳으로 몰려와 거대한 섬을 이루게 된 걸까요. 추측만 난무하던 섬의 정체는 최근에야 자세히 밝혀졌습니다. 비영리 연구 단체 오션클린업파운데이션이 세계의 여러 과학자들과 협력해 3년 간 GPGP를 추적해 2018년 3월 23일 그 결과를 공식 발표한 겁니다.
조사팀에 따르면 섬을 이루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개수는 약 1조 8000억 개, 무게는 8만 t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는 초대형 여객기 500대와 맞먹는 무게로, 당초 연구진이 예측한 것보다 4~16배 정도 큰 수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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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의 아담 월터스가 북태평양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걷어 올려 보여주고 있다.
.예상치보다 쓰레기가 늘어난 이유는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해양대기청이 2015년 내놓은 보고서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450만 t에 가까운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됐고, 그 중 140만 t은 먼 바다까지 퍼져나가 북태평양을 떠돌고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GPGP 내에서 쓰레기를 대량 수거해 부착된 라벨을 확인한 결과, 일본어로 쓰인 것이 30%, 중국어로 쓰인 것이 29.8%였습니다. 원산지 표기를 확인해 보니 역시 일본 제품이 34%로 가장 많았습니다. 아시아에서 북태평양 방향으로 흘러가는 쿠로시오 해류가 이를 실어 나른 것이죠. 이 외에도 원산지 표시에서는 12개의 다른 언어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세먼지만큼 무서운 ‘미세 플라스틱’의 공포
연구팀은 보다 세밀한 조사를 위해 채집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크기와 용도에 따라 각각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봤습니다. 0.05~0.5cm 크기의 소형 플라스틱, 0.5~5cm 크기의 중형 플라스틱, 5~50cm 크기의 대형 플라스틱, 그리고 50cm이상인 초대형 플라스틱으로 나눈 겁니다. GPGP에는 초대형 플라스틱 쓰레기가 4만2000 t으로 가장 많았고 그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고기를 잡을 때 쓰는 그물이나 양식 어망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거대 플라스틱이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입니다.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는 제거하기가 오히려 수월하지만 5mm 미만의 무수히 많은 미세 플라스틱들은 걷어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처음엔 대형이었던 플라스틱도 아주 미세한 입자가 될 때까지 바다에서 살아남습니다. 해류에 의해 마모되거나, 태양열에 의해 부스러지면서요.
바다를 근거로 살아가는 해양 생물들은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이를 먹은 동물들은 성장과 번식에 장애를 겪거나, 장폐색, 섭식 장애 등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되죠.
.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몸 속에 축적되어 있던 미세 플라스틱은 인간의 체내로 옮겨갑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중해에서 어류 표본을 채취해 플라스틱 부스러기의 유무를 조사했죠. 그 결과 18% 이상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습니다. 그 중에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황새치, 참다랑어와 같은 인기 어종도 있었고 북해에서 양식된 홍합과 대서양에서 기른 굴, 심지어 소금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미세 플라스틱이 독성 화학 물질을 옮기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나일론과 같은 석유화학 물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주변의 유해 화학 물질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특성이 있습니다. 유독 물질을 흡수한 미세 플라스틱이 물고기의 몸을 거쳐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이죠.
플라스틱 섬을 국가로 인정해주세요
이 쓰레기 섬에 국기와 화폐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말씀드렸죠. 이는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과 GPGP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환경 운동입니다.
GPGP 外
태평양 한가운데에 쓰레기 섬이 있다. 아니 섬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땅덩어리에 가깝다. 면적이 한반도의 7배가 넘는다니까. 전문가들은 이를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즉 '북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지대'라고 부른다. 하와이를 중심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사이의 동쪽과 일본 해안 사이의 서쪽 두 군데로 나뉘는데, 소용돌이 해류와 바람이 없는 북태평양 아열대 수렴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곳 쓰레기의 총량은 약 1억t. 그 가운데 80%가 육지에서 떠내려 온 것이다. 페트병, 장난감, 쇼핑백 등 플라스틱 제품들이 주종(90%)을 이룬다. 뭍에서 버려진 쓰레기는 해류를 타고 GPGP에 유입되어 제자리에 맴돌며 떠 있다. 그 모양이 마치 걸쭉한 죽 같다고 한다. 1950년대부터 10년마다 10배씩 불어나 오늘에 이르렀다. 문제는 새나 어류 등 해양동물들이 이 쓰레기를 먹이로 오인해 삼켰다가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 생물들이 사람의 식탁에 오를 위험성도 있다. 결국 사람에게 화가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 디지털 원주민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휴대전화나 마우스를 가지고 논다. 인터넷, MP3플레이어, 온라인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과 문자메시지와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성장한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디지털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이런 신세대를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고 부른다. 마치 원어민이 모국어를 구사하듯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대략 1980년대 이후 출생한 30세 미만의 세대가 디지털 원주민에 해당한다. 이들은 새로 나온 기기나 기술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장난감 다루듯 손쉽게 익힌다. 실제 세상보다는 가상의 세계에서 생활하고 교류하는 시간이 많다. 디지털의 편리함과 스피드에 익숙해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디지털 기기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말 그대로 디지털이 토착화된 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