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날린 ‘자원외교’…수상한 손실액 MB 주머니로?
투자 10년째 ‘밑빠진 독’ 석유공사 등 3곳 170개 투자 43조 쏟아붓고 13조 날려
최근 3년 기업 손실만 8천억 개미들 펀드수익률도 -25.8%
의혹투성이 하베스트 졸속 인수 석유공사 이사회 의결 무시 4조5천억에 초고속 인수뒤
3년뒤 1조 손실 보고 팔아 대형부실 뒤엔 MB측근 등장
이명박 전 대통령이 110억원대 뇌물,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됐지만, 이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아직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당시 국책사업으로 추진됐다가 수십조원의 손실을 남긴 해외자원개발 사업이다. 이 전 대통령 집권 1년 차인 2008년부터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세 곳이 추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무려 170개에 이른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원개발이라는 명목의 사업들에 총 43조4천억원(2017년 6월말 기준)이 투자돼 13조6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앞으로도 부실 자산을 매각하거나 정상화하는 데 추가로 투자될 돈이 남아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기업과 함께 따라나선 민간 기업이 2014~16년 낸 손실만도 8549억원에 이르고, 펀드 역시 평균 수익률이 -25.8%를 기록했다.
(이미지)
특히 투자는 물론 투자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마저 비상식적이어서 이들의 손실액이 이명박 전 대통령 쪽에 흘러갔을 수 있다는 의심마저 나온다. 대표 사례가 석유공사가 인수한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다. 석유공사는 2009년 석유·가스 생산광구와 오일샌드 광구를 보유한 하베스트를 4조5500억원에 인수했다. 전례 없는 초대형 사업이었지만 협상 개시(2009년 9월9일부터)부터 최종 계약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44일이었다. 하베스트 쪽 요구로 함께 사들인 정유시설 날(NARL)은 1973년 완공 뒤 가동 중단과 화재가 거듭됐던 ‘문제의 시설’이지만, 현장 실사 한 번 없이 인수했고 3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보며 팔았다. 김성훈 공사 부사장은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2009년 10월22일 하베스트 인수 계약서에 서명했다. 석유공사로부터 경제성 평가 보고서를 의뢰받은 메릴린치는 단 사흘 만에 보고서를 작성해 인수 타당성을 만들어줬는데, 당시 메릴린치 한국지점 상무가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인 것이 알려져 의혹은 더 커졌다. 졸속 인수에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또 대형 부실이나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 사업들을 들추다 보면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등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 전 의원은 2009년부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을 9차례 누볐고 그중에서도 볼리비아에 5차례나 방문했지만 성과는 없다. 외려 볼리비아 우유니 리튬 개발 사업에서는 볼리비아 정부의 리튬 국유화 결정으로 4년 만에 계약이 폐기됐다. ‘미스터 아프리카’란 별명도 붙었던 박 전 차장이 관여한 2010년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은 씨앤케이(CNK) 주가조작 사건으로 이어졌다.
산업부는 민간 전문가들과 지난해 11월 해외자원개발 혁신 티에프(TF)를 꾸려 운영 중이지만, 아직 책임 소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출구전략’은 아직 구상 중이다. 석유공사의 이라크 쿠르드 사업, 광물자원공사의 멕시코 볼레오와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사업, 가스공사의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지엘엔지(GLNG)와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 사업 등 수조원이 투입된 사업들을 정리하거나 정상화하는 데 추가로 수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도 추가적인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여죄를 더 밝혀내야 한다”며 “재임 시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에 이르기까지 본격적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라”고 주장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등록 :2018-03-23 18:49수정 :2018-03-23 20:47
금강 비자금 등 MB 추가혐의 ‘산더미’…검 “끝난게 아니다”
이르면 26일 구치소 방문조사 내달 10일 전까지는 기소 방침
처남 부인이 대표로 있는 ‘금강’ 2005년부터 83억 비자금 조성 검, MB 관여했을 가능성 수사
내곡동 땅 매입비·불법사찰 등 추가 혐의들 후속 수사에 박차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구속수감되면서 검찰 수사가 ‘정점’을 찍었지만, 이 전 대통령의 추가혐의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수사팀 관계자도 23일 “구속영장은 수사를 위한 것이지 수사의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후속 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검찰은 열흘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기소 전까지 최장 20일 동안 구속수사를 할 수 있다. 검찰이 22일 밤 11시57분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집행했기 때문에 다음달 10일 전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이르면 26일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 동부구치소를 찾아 ‘방문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애초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구치소 방문조사를 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신봉수(48·사법연수원 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48·29기) 특수2부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해 3월31일 구속수감 뒤 구치소 안에 마련된 별도 조사실에서 기소 전까지 총 5차례 방문조사를 받은 바 있다.
■ 다스 협력체 ‘금강’ 비자금 의혹 수사
우선 검찰은 다스의 348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뿐 아니라 다스 1차 협력업체인 ‘금강’의 비자금 조성에도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스 비자금 조성은 2006년 초 이 전 대통령이 대선을 준비하면서 중단됐지만, 그 무렵부터 ‘금강’에서 비자금이 조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금강의 대주주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이고, 또 다른 재산관리인인 이영배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이 대표는 2005~2017년 금강에서 83억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9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씨가 개인적으로 이 돈을 횡령해 썼을 가능성은 낮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2009~2013년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과 금강에서 18억8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같은 구조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비자금 조성 지시 ‘윗선’을 따라가는 한편 사용처 규명에도 나설 전망이다.
이 밖에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5천만원)과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10억여원)이 국가정보원 돈을 받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에 대한 보강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 내곡동 자택 비용, 불법사찰 등 혐의 산더미
검찰은 2012년 내곡동 특검이 밝혀내지 못한 내곡동 자택 터 매입 비용 12억원 중 6억원의 출처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는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으로부터 6억원을 빌렸다고 했지만,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은 그 돈이 김윤옥 여사가 관리하던 불법자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된 바 있어 검찰은 조사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
이명박 정부 내내 진행된 사정기관의 불법사찰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미 드러난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외에 영포빌딩에서 압수된 문건 중에 ‘정보경찰’의 불법사찰 증거가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MB구속] MB, 영장 발부되자 “이제 가야지”…“검찰 같은 혐의 신문 거부”
구속영장 집행부터 수감까지
전직 대통령으로 헌정사상 네 번째로 구속된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구속수감을 위해 호송차에 오르기 전 담담한 모습으로 가족과 측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측근들이 23일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기 전 가족 등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호송 차량이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한 것은 전날 밤 11시 45분. 검찰이 도착하자 자택 안에 머물고 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 측근 10여 명은 밖으로 나와 도열했다. 양복을 갖춰 입은 이 전 대통령은 23일 0시 1분 자택 앞으로 나왔고 검찰은 5분 만에 영장을 집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영장이 발부되자 “이제 가야지”라고 말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검찰이 도착하기 전 자택에서 가족들을 한 명씩 끌어안은 뒤 오열하는 아들 시형 씨에게 “왜 이렇게 약하나. 강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 ‘정치보복이라 생각하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담담한 표정으로 검찰의 호송 차량인 K9 승용차에 올랐다. ‘골목 성명’은 없었다. 아들 시형 씨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배웅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의 차량은 0시 18분 서울동부구치소 정문을 통과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첫날인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변호인단과 만나 향후 변론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밤새 잠을 설친 듯 다소 피곤한 안색이었으며, 말수도 평소보다 적었지만 향후 대응 전략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충분히 받았으며 이후 입장이 변한 사안은 없다. 검찰이 똑같은 것을 물으려 한다면 그런 신문은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변호인단은 전했다. 다만 검찰이 새로운 혐의를 수사하려 한다면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에 응할 생각이라는 뜻을 표명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입감 후 구치소 측에 신문 구독도 신청했다. 외부 상황에 귀를 열고 수사·재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변호인단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와 딸 주연 씨 등 일부 가족이 구치소를 찾았으나 면회를 하지 못하고 영치금만 일부 넣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가 무산된 구체적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시형 씨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사실 중 일부에서 공범 관계로 조사된 만큼 말맞추기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만남이 제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태우 기자
[MB구속] 동부구치소 12층 나홀로 수용, 박근혜보다 넓은 4평 독거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구치소 수용자 신분으로 독거실(독방)에서 구속 후 첫날 밤을 보냈다.
지난 22일 밤 11시6분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한 후 검찰의 영장 집행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23일 0시18분 서울 동부구치소에 도착했다. 이후 일반 구속 피의자와 똑같은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됐다.
이 전 대통령은 교도관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 사항을 밝혀 신분을 확인하고, 간단한 신체검사를 한 뒤 소지품은 모두 영치했다. 샤워 후 미결수용자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왼쪽 가슴에 수용자 번호를 달았다. 수용기록부 사진(머그샷)도 찍었다. 법무부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과 다른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독거 수용했다. 전담 교도관을 지정해 계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거실은 10.13㎡(3.06평) 면적이다. 화장실 면적 2.94㎡까지 포함하면 총 13.07㎡(3.95평) 공간을 혼자 쓴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화장실 포함 면적 (10.08㎡)보다 조금 크다. 방에는 TV와 거울, 이불, 매트리스,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배정된 방은 동부구치소 최고층인 12층이다.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12층 해당 라인은 모두 비웠다. 운동시설도 이 층에 있어 다른 수용자와 마주칠 일은 없다.
법무부가 공개한 동부구치소 수용자동 주간 식단표를 보면 이 전 대통령이 받은 이 날 아침 식사는 모닝 빵과 잼, 두유, 양배추 샐러드다. 점심은 돼지고기 김치찌개, 마늘종 멸치 볶음, 조미김, 깍두기였다. 저녁은 감자 수제빗국, 오징어 젓갈 무침, 어묵조림, 배추김치였다. 식사가 끝나면 이 전 대통령이 스스로 세면대에서 식판과 식기를 씻어 반납해야 한다.
정철욱 기자 입력 : 2018-03-23 21:10:01
'신문스크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호 보고시각조작드러나 (0) | 2018.03.28 |
---|---|
요통효과없는 값비싼시술만연 (0) | 2018.03.24 |
2차 북미 하노이에서 만난다 (0) | 2018.03.10 |
방북팀성과 (0) | 2018.03.07 |
이등병에서 장군까지 계급제도 (0) | 2018.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