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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흡착물질은 세상에 없는 물질

아지빠 2015. 1. 16. 09:20

 

 

합조단 위원 “천안함 흡착물질은 세상에 없는 물질”

[천안함 공판] 이근득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성분 파악 못했다… 이슈화되는 게 싫어 덮어놓고 싶었다”

천안함 침몰 이후 인양한 함미와 함수 등 선체와 어뢰추진체에 붙어있는 흡착물질의 성분에 대해 당시 민군 합동조사단 흡착물질 책임자가 “성분 분석 결과 전세계에 없는 물질이어서 무슨 물질인지 결론내지 못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런데도 국방부와 합조단은 지난 5년 넘게 이 흡착물질이 폭발재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해왔다.

당시 합조단에서 흡착물질 분석만 총괄했다는 이근득 국방과학연구소(ADD) 고폭 화약개발 담당 수석연구원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합조단 민간조사위원)의 천안함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천안함 함수와 함미, 어뢰추진체에 붙어있던 백색 흡착물질의 주성분이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면서도 폭발재로 결론내린 이유가 세상에 없는 물질이 선체와 어뢰추진체에 붙어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 특히 이 물질의 성분이 ‘비결정질(성)’이라는 것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비결정질’ 물질은 분명히 ‘브로드한 피크’(가장 높은 성분값이 폭넓게 나타나는 현상-필자 주)이 를 나타내는데, (실제 분석결과에서 나타난) 이런 이 정도 피크(가 나타나는 비결정성 물질)는 세상에 없다”며 “XRD(X선 회절 분석)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특히 이에 대한) 증거가 될 만한 정보가 없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흡착물질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합조단 보고서-1

 

이 연구원은 수중폭발시 이 같은 백색물질이 생긴다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이다. 전 세계에서 처음 발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신상철 대표 법률대리인인 이강훈 변호사가 ‘논문, 학계 보고가 없을 정도의 희한한 연구를 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후에라도 논문이 수십편은 나왔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이근득 연구원은 “(논문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인지에 대한 변호인 신문에 “폭약에 일반적으로 (연구자가) 접근하기 힘들고, 대부분 (폭발후 물질) 현상이 바닷속에 가라앉는다”며 “더구나 이 물질을 처음 봤다. 그러니 어떻게 생겼는지 (조사하면서 연구해)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폭약이 터지면 이런 물질 생긴다’고 미리 가정해놓고 갖다 끼워맞춘 것 아니냐는 신문에 이 연구원은 “아니다. 이 물질이 뭔가. 전세계 없는 물질이다. 뭔지를 모르니 당연히 논문을 못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흡착물질의 기원과 실체에 대한 재검증은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이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천안함 발표에 대해) 30%가 안믿는 추세”라며 “이미 책자로도 나가지 않았나.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더구나 (각종 여론과 언론으로부터) 비판도 받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폭약이 폭발할 경우 폭약에 섞여있던 알루미늄 100% 모두 비결정질로 변한다는 선행 연구결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이 연구원은 “(그런 게 있었는지) 따로 채집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100% 비결정질로 바뀌는 것에 많은 학자들이 동의를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알루미늄 판재에 소량이 붙어있기 때문에 XRD에 일부 (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나왔다. 이것 때문에 제가 혼이 났다”며 “그래서 고성능 ‘마이크로 XRD’ 분석기를 들여왔다. 이 문석기로는 흡착물질 알갱이 하나도 촬영할 수 있다. 수조 폭발실험 때 나온 흡착물질을 걷어낸 알갱이를 찍었다. 그랬더니 ‘(알루미늄 산화물) 피크’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알갱이 하나갖고 실험했다는 얘기를 일반화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왜 당시엔 반박을 안하다 이제와서 그런 주장을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이 연구원은 “이런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함미와 함수에 있는 흡착물질이 XRD(X선 회절 분석) EDS(에너지분광기 분석) 데이터 두가지가 다 동일하다는 것인데, 약 7.4km 떨어진 곳에서 인양된 뒤에 같은 성분의 물질이 있으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흡착물질의 성분을 두고 ‘바스알루미나이트’(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 ‘비결정성 알루미늄 황산염 수산화수화물’(AASH·‘아시’라고도 함=정기영 안동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로 분석됐다는 학계의 반박에 대해 이 박사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이 박사는 산소와 알루미늄의 성분비가 알루미늄 산화물에서 나타나는 비율과 다르다는 반박을 두고도 “어떤 형상으로 있느냐에 따라 ‘피크’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어떤 것을 통해 수산화알루미늄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럼 무슨 성분인지에 대해 이 박사는 “우리는 명시를 못한다는 것이며 이 물질을 명명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황산염 수산화 수화물’이라는 분석에 대해 “화학적 결합으로 수화물이 됐을 가능성이 낮다”며 “알루미늄과 황의 비율이 4대 1이어야 하는데, 전자투과현미경으로 찍은 결과 4.47대 1로 나왔는데 4대 1이라면서 ‘알루미늄 황산염 수산화 수화물’이라고 하는 것은 오차가 10% 이상이다. 화학적 결합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시하지 않았는데, 그 증거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알루미늄에서 나온 ‘녹(부식)’일 가능성에 대해 이 박사는 “알루미늄에 녹이 생성되려면 90년 정도 바다에 있어야 한다”며 “1년에 몇 마이크로미터 밖엔 안생긴다. 녹이 잘 슬면 절대 알루미늄을 배로 안 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침전물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박사는 “바다의 침전물 중 알루미늄이 그렇게 많이 들어간 침전물이 없으며, 바스알루미나이트 역시 실험실에서조차 만들기 어렵다”며 “산에서 광물질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선체에 붙은 흡착물질을 채취한 세부 장소. 사진=천안함 합조단 보고서-2

이 같은 주장 대부분은 법정을 통해 처음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이강훈 변호사가 “왜 이런 반박 논리를 공표 안했느냐, 지금이라도 검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이근득 박사는 “하고 싶은데, 국방부 통해서 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게 되더라”라며 “현재로서는 이것으로 고생을 좀 했고, 이슈화되는 게 싫어서 이를 잊고 살려고 했다. 덮어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합조단이 흡착물질에 대해 알루미늄 황산염 수화물인지, 알루미늄 산화물인지 그 성분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면서도 폭발재라고 분석됐다고 발표한 것이다. 합조단은 최종보고서에서 “선체 및 어뢰의 부품에 흡착돼 있는 흰색 분말은 알루미늄 소재의 부식물이 아니라 알루미늄이 첨가된 수중폭약의 폭발재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수중에서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성될 어떠한 요인도 없다”고 밝혔었다.

피고인인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1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폭발이 발생하면 반드시 알루미늄 산화물이 검출돼야 하는데, 채취한 흡착물질이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고 하니 이제와서 ‘전세계에서 처음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러니 ‘알루미늄 산화물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보고서를 썼다는 비판을 받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근득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이날 법정 진술 가운데 그동안 제시되지 않았던 내용이 많아 이 박사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을 오는 10월 12일 오전에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2015년 09월 16일 (수)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천안함1번어뢰 사고지점서 90m떨어져…사고와 무관”

김황수 교수 유실물·어뢰 위치분석 “잠수함충돌론 설명가능” 군 “절대 불가능, 용골 왜 위로 휘였나”

천안함 5주기를 맞아 여러 침몰원인 가운데 잠수함 충돌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는 김황수 경성대 명예교수가 이번에는 폭발원점(사고원점 또는 반파원점)으로부터 약 90여m 떨어진 곳에서 1번어뢰가 발견된 점을 들어 천안함 사고와 1번어뢰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여러 가능성을 따져봐도 천안함 침몰원인은 어뢰밖에 없으며, 잠수함 충돌론은 의문을 위한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김황수 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천안함 폭침론을 부정하는 사건현장의 유실물 분포현황과 충돌론을 뒷받침하는 합조단 보고서 내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천안함 합조단 보고서에 있는 그림(보고서 108쪽 <그림 3장-2-6> ‘1구역 선체 식별 및 인양 현황’)에 적시된 폭발원점의 위치와 실제 좌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림을 보면, 천안함 단정엔진커버(인양)와 게 통발(미인양) 사이의 지점이 폭발원점으로 표기돼 있으나 실제 좌표는 그보다 약 93m 위쪽인 가스터빈 및 가스터빈실 발견지점이라고 김 교수는 지목했다. 가스터빈실 좌표는 지난 2010년 5월 24일 박정이 합조단 군측단장이 국회 천안함 특위에 나와 박영선 당시 민주당 위원의 질의에 대해 “가스터빈의 위치는 북위 37도55분45초, 동경 124도36분02초”라고 밝혔다. 이 좌표는 폭발원점의 좌표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위치이다. 보고서엔 가스터빈실의 좌표를 기록해둔 것은 없으나 유실물 그림(108쪽)에 그 위치는 표기돼 있다. 여기에 따르면 가스터빈실은 선체를 포함한 여러 유실물 가운데 가장 위쪽에 있다. 그러므로 가스터빈실의 위치가 곧 천안함 폭발원점의 위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합조단은 약 93m 아래 유실물 사이로 폭발원점을 뒤바꿔 보고서에 기재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 그림의 폭발원점을 가스터빈실 발견지점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1번 어뢰 잔해의 발견 지점에 대해 김 교수는 이른바 폭발원점과 거리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보고서 195쪽(그림 3장-8-2 ‘증거물 수거지역’)에 나와있는 어뢰 수거 작업 좌표와 어뢰발견추정 지점을 각각의 좌표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 북위 37도55분42초, 동경 124도36분02.5초로 나오며, 이는 폭발원점으로부터 약 98m 아래 쪽에 떨어진 장소이다. 이렇게 떨어진 곳에서 어뢰가 폭발해서 천안함을 두동강 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천안함 합조단 보고서 108쪽. 1구역 선체 식별 및 인양현황. 김황수 교수가 일부 표시

사진

 

이른바 천안함 1번어뢰를 수거했다는 좌표 구역과 이를 방향을 정확히 수정한 좌표(아래). 사진=김황수 교수

김 교수의 분석은 어뢰의 발견장소가 곧 폭발장소라는 것을 전제로한 것이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15일 미디어오늘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어뢰 폭발장소와 발견장소가 정확히 일치할 필요는 없지만, 기껏 10여m 안팎일 것”이라며 “작용 반작용 법칙에 의해 폭발순간 그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진행하던 운동량과 폭발했을 때 뒤로 밀리는 운동량이 상쇄돼 거의 그 자리여야 천안함에 적용이 가능한데, 100m 가까이 떨어져 있다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쌍끌이 작업을 통해 어뢰를 수거한 것과 관련해 작업장 부근에 가스터빈, 가스터빈실, 가스터빈 덮개 등 수십톤의 철구조물이 있는 곳에서 작업했는데도 그물이 멀쩡한 이유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의문을 제기했다. 1번어뢰는 2010년 5월 15일 인양한 반면, 가스터빈실은 그달 19일에 인양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가스터빈실이 그대로 있는 자리에서 쌍끌이 작업을 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현재 천안함 선체의 손상형태를 두고 어뢰폭발 보다 잠수함 충돌론으로 설명이 더 잘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어뢰폭발로 생긴 버블제트와 물기둥에 의한 충격힘은 물기둥 원 중심에 대해 대체로 대칭적이며 수직 상방향(上)이나 함수와 함미를 이어주는 갑판 구조물들이 부분적으로 붙어있는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며 “솟구치는 물기둥은 부채꼴 형태로 위로 퍼져나가므로, 이 타원 안 부분 형체들은 당연히 양 옆 갑판 쪽으로 젖혀 있어야 하지만, 실제 천안함 상갑판은 일부 이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한 천안함 선저 절단면이 한 곳이 아니라 가스터빈 외파의 길이인 10m 간격으로 두 곳에서 절단된 점을 들어 “정작 합조단 보고서에서 ‘버블제트에 의한 소성파괴 시물레이션’을 보면 절단면이 대체로 단일면으로 나오는데, 이와 천안함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우현쪽 함수와 함미에 선체 변형주름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난 점도 폭발이 대칭적으로 구조물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다르다고 제시했다.

이에 반해 잠수함과의 충돌로 상정할 경우를 두고 김 교수는 “잠수함 충돌에 의한 ‘충격힘’은 상방향과 선체길이의 수직방향 및 평행방향으로 작용하며, 충돌시간에 따른 함수(값) 즉 동적으로 나타난다”며 “천안함 가스터빈실 중앙선저 바닥 가까이 잠수함이 밀고 들어와 천안함이 잠수함 위에 걸쳐질 때 소성파괴(변형이 커지다가 파괴되는 현상)와 절단된 뒤 상부 갑판은 찢어지는 형태로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실제 천안함 상태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함수의 함교 쪽의 견시데크 부분에 둥그렇게 찌그러진 것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함수가 잠수함위로 걸쳐지는 와중에 충돌 힘을 받아 눌린 흔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폭발로는 (옆에 있는) 이 곳이 찌그러질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천안함 함수가 TOD 상에서 사고 직후 200도 가량 회전한 이유와 관련해 김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 지형의 조류는 남동쪽 한 방향”이라며 “회전각은 최대 90도이며, 여러번 실험해보니 실제로는 30~40도 정도”라고 말했다.

사진

천안함 함수의 견시데크에 있는 찌그러진 모습. 사진구성=김황수 교수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폭침론이 완벽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다른 가능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잠수함 충돌은 절대로 가능하지 않은 가설이라고 군은 전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어뢰폭침론이 100% 증명안된다 치더라도 다른 가능성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며 “잠수함 충돌론은 의문을 위한 의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천안함 사고 당시 중앙일보 군사전문기자를 했던 김 대변인은 어뢰발견위치와 폭발원점에 거리차가 있는 것에 대해 “당시 취재하기로 천안함이 샤프하게 확 잘리고 배가 뒤집어졌다”며 “그 이후 위치에 따라 조류에 밀려서 끌려내려가 (어뢰발견) 위치가 조금 바뀌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그 쪽 주장이 맞다면, 미국의 가장 작은 잠수함이 8000톤 짜리인데 이런 규모의 잠수함은 깊이가 30m 정도 되니 47m 정도의 수심에선 제대로 잠수하지 못해 옆으로 기동하다 들이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옆에서 들이받은 흔적이 어디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더구나 용골대가 하늘로 휘어져 있는 것을 잠수함 충돌로 어떻게 설명하느냐”며 “그런데 어떻게 용골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느냐. 절대 잠수함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사람들이 주장하려는 것은 어뢰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고, 결국 어뢰가 가짜다, 자작극이다 라고 하고 싶은 것 아니냐”며 “그 말이 맞으려면, 북한이 과거에 쐈던 어뢰를 우리가 우연히 건졌거나, 우리가 급조해서 만들어 건졌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해역의 바닷 속에서 은밀히 어뢰 실험을 했을 리 없으니 결국 우리가 조작했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최소 조작과정에 50명은 동원돼야 하지 않느냐. 이들의 입을 닫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황수 교수는 김 대변인의 주장을 두고 “내가 상정한 충돌 모형은 잠수함 안 부분이 선저를 들어 올리는 충돌로, 옆구리 충돌이 아니다”라며 “들어올리니 용골이 휠 수 있는 것이며, 충돌의 경우의 수는 무한대 가지수가 나온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어뢰잔해는 작은 무거운 쇠덩어리이므로 조류에 떠내려온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정 주장하고자 한다면 실험해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2015년 01월 14일 (수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안수명 박사

[짬] 세계적인 대잠수함전 전문가 재미과학자 안수명 박사

“내가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으면 내가 나 자신을 싫어할 것이다.” 재미 과학자 안수명(72·오른쪽) 박사는 지난 2011년 이렇게 다짐했다. 그는 대잠수함전에 관한 한 미국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손에 꼽히는 전문가다. 왜 그런 다짐을 했는지를 설명할 때 안 박사는 늘 당시 있었던 이런 일화를 얘기한다.

“나는 같이 일하던,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엔지니어들과 토론을 했다. 2011년 초다.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의 ‘천안함 보고서’가 진실을 말하는가? 모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때부터 그는 천안함과 관련된 모든 것(인물, 발표 자료, 발언, 언론 기사, 논문 등)에 매달렸다. 만나고 조사하고 읽고 묻고 따져본 뒤 그는 이런 판단을 내렸다. 합조단의 보고서는 ‘비과학적이고 비양심적’이다. 그리고 2012년 2월 그런 의문과 판단을 담은 소책자 <북한 잠수함이 남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를 펴냈다. 전자책(ahnpub.com)으로도 펴내 내려받을 수 있다.

‘천안함 거짓과 진실’ 유료 사이트 개설

3년여 10억들여 수집한 모든 자료 공개

미정부 정보공개소송 이겨 2천쪽 받아

“한많은 민족 위해 당연히 치러야할 몫”

합조단 보고서는 근거 없어 ‘비과학적’

‘북한 소행’ 증오심 유도는 ‘비양심적’

최근 안 박사는 “한국 정부와 합조단 등이 싫어할 큰일을 저질렀다”고 알려왔다. 지난 3년 남짓 각고의 노력과 소송 끝에 미국 정보공개법에 따라 확보한 2천여쪽의 천안함 관련 자료와 100쪽에 걸쳐 정리한 자신의 보고서를 <천안함의 거짓과 진실> 제목으로 온라인에 공개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16일(현지시각 15일)부터 안 박사가 설립한 회사인 안텍의 누리집(ahntech.com)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단 돈을 내야 한다. 한달에 1만5천원 정도다. 그의 말로는 미 해군에 지급한 자료 구입비만 100만원이 넘었으며 3년간 소송 등 변호사 비용을 따지면 100만달러(10억원) 이상의 경비가 들어갔다고 한다. 유료화는 최소한의 예의인 셈인데, 그는 정색하며 “이걸로 돈을 벌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뉴스타파> <민중의 소리> 등에서 제기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의혹도 실은 안 박사가 입수한 미군 쪽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1차 자료들인 셈이다.

애초 ‘천안함의 거짓과 진실’ 안에 포함시켰다가 별도로 소개한 그의 자전에세이도 흥미롭다. 서울공대를 다니던 1960년대 초반 학보 <불암산>의 편집인으로, 5·16과 박정희 소장을 깎아내리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 지하실에 끌려간 사건, 여호와의 증인이었던 부모로 인해 고교 때 밴드부에 들어가게 된 사연, 그리고 미국 유학 시절의 연애 등 평범치 않은 그의 칠십여년 인생 역정이 담겨 있다.

안 박사가 합조단 보고서를 ‘비과학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매우 많다. 그 핵심은 ‘합조단에서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근거와 논증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또 이처럼 어떤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천안함이 북한에 의해 침몰됐다’며 증오심을 일으키는 확정적 결론을 내린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자 미국의 한 엔지니어가 물었다. “합조단이 과학적인 증거 없이 같은 동족(북한)에게 증오를 일으키고 있다고 네가 생각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안 박사는 이렇게 답했다. “그래, 내가 하려는 게 그거야.”

그는 미 정보공개법의 유용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 “정보공개법에는 내가 왜 그러한 정보를 요구하는가를 설명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정부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려면 왜 그런가를 나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법이 훌륭하다고 해도 현실은 달랐다. 안 박사가 2011년 6월 미 해군당국에 공개를 요청한 문건은 에클스 제독이 이끄는 미국 조사팀의 활동을 거의 망라한다. 이에 대해 해군의 담당 부서는 1년이 지난 2012년 5월 초에 처음으로 에클스 제독이 작성한 보고서, 그리고 6월11일에는 합조단의 미국 주도 다국적 정보지원팀이 작성한 보고서 등 겨우 30쪽의 정보만을 줬다. 그러고는 묵묵부답이었다. 이 과정에서 겪었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이야기는 길고 길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두번의 공식 이의제기를 했고 법원에 소송을 했다. 안 박사는 공소장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내 나이 칠십이오. 미 해군은 내가 죽기를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아니 당연하게도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미 해군에 2014년 8월15일까지 답하라고 명령했다. 그 시한을 한달 남짓 넘긴 지난해 9월 하순 안 박사는 드디어 미 해군으로부터 2천쪽에 이르는 천안함 관련 자료를 담은 시디와 문건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2013년 9월 초 귀국하려던 그는 한국 정부로부터 기피인물로 분류돼 인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미국 정보 관련 기관원들에게 몇시간 동안 구금당한 채 휴대전화, 서류, 노트북를 압수당했다.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와 협조요청에 따른 것으로 본다”는 게 안 박사의 얘기다. 이명박 정부 때만 해도 그는 자유롭게 한국을 오갔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방문에서 입국이 거부된 것이다. 그 뒤 안텍은 미국 정부와의 계약도 못하게 됐다. 안 박사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단 대표에서 사퇴하고 안텍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했다. 그는 이 모든 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 많은 우리 민족을 위해 칠순 넘은 내가 당연히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한다.”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1@hani.co.kr

 

천안함 가스터빈 가운데에 10cm 크기 파공 확인

 

[현장취재-동영상] 4년만에 공개된 평택 2함대 가스터빈 “파공-침수-좌초 보고와 연관성있나”

천안함이 침몰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충격을 받은 선저 가스터빈 외판의 가운데 부분에 가로 세로 약 10~13cm 크기의 파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터빈 잔해는 2010년 5월 20일 천안함 사건 중간조사결과 발표 하루 전날인 그달 19일에 인양된 것으로, 그 이후 4년 여 동안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 공개전시됐던 함수와 함미와 달리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해군은 지난해 12월 평택 2함대 사령부에 별도로 조성된 안보공원에 함수, 함미, 연돌과 함께 공개전시하기 시작했다. 가스터빈 외판과 가스터빈 등 가스터빈 잔해는 일부 언론인들과 블로거들에게 중간 조사결과 발표 이후 일부 공개된 적이 있었으나 선저 중앙에 이처럼 선명한 파공이 있었는지에 대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6일 미디어오늘과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민군합동조사단 민간조사위원),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블로거 김경석씨(블로거 닉네임 ‘지수바라기’) 등 4명이 해군본부의 협조를 얻어 실시한 현장견학에서 가스터빈 외판 잔해의 선저 중앙에 가로 약 13cm, 세로 약 10~13cm의 마름모꼴(사각형) 파공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파공은 가스터빈 선저 가운데의 프레임과 프레임을 싸고 있는 철판이 움푹 들어가 접혀있는 틈새에 있었다. 무언가 솟아오른 물체에 찍혔거나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어간 형태였다. 사진 정면을 볼 때 파공의 우측 20~30cm 지점에는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 방향의 사선으로 나타난 스크래치도 보인다.

(파공사진)

 

평택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가스터빈 외판 선저 중앙의 파공(확대). 사진=조현호 기자

이 정도의 규모의 파공이 침몰과 관련성이 있는 것인지, 침몰 이전에 있었던 것인지, 침몰 후 해저에 가라앉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는 아직 밝혀져있지 않다. 다만 사고 전에 이만한 크기의 파공이 발생했다면 배의 운항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침수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 선박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또한 사고 후 해저에 가라앉는 과정에서 해저바닥의 암석과 부딪힌 것이라기에는 파공의 위치가 안쪽으로 들어가있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사고 당시에 있었던 것이라면 어떤 과정에서 무엇과 부딪혀 생겨난 파공인지 분명하지 않다.

이날 함께 현장조사에 동행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가스터빈 파공의 형태는 아마도 이번이 자세하게 발견된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가로 세로 약 10cm 이상 규모의 파공이 있다는 것은 아마도 상당한 침수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특히 천안함이 최초에 파공으로 인한 침수 후 두동강 났다는 보도(2010년 3월 27일 중앙일보 1면 등)처럼, 최초의 군내 보고상황과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도 17일 이 같은 형태의 파공을 촬영한 사진 등을 본 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어디 걸려 눌려서 찢어진 것으로, 불규칙적으로 튀어나온 암석과 같은 자연적인 물체의 일부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파공이 사고전에 있었을 수는 없다. 이보다 훨씬 작은 파공도 운항시 침수가 일어나 난리가 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마도 천안함 침몰사고와 동시에 생겨난 파공이며, 사고 원인의 한 부분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추정했다.

이 대표는 폭발로 인한 파공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인공적인 물체가 인위적으로 박은 자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파공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에 대해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촬영된 주요 사진들을 국방부 대변인실에 보내 견해를 요구했다.

김태호 국방부 대변인실 총괄장교(해군 중령)는 1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메일로 보낸 파공이 촬영된) 사진을 봤다. 그런데,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그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어떤 상황에서 생긴 파공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4년 여 동안 가스터빈 외판 등에 대해 담장을 쳐놓고 일반인에 공개하는 것을 제한하다 지난해 12월부터야 완전 공개한 것이 이 같은 파공의 노출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중령은 “담장이 쳐놓여져있어도 노종면 전 천안함 언론검증위 검증위원 등 원하는 사람은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번에 완전공개가 된 것이지 그전에 일부러 감추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초 상황보고부터 이명박 대통령한테까지 파공으로 인한 침수 또는 좌초 등으로 보고된 것의 근거가 이 같은 파공에 있었는지도 다시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침몰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이종헌 전 행정관은 최근 집필한 ‘스모킹건’이라는 천안함 비망록에서 “21시51분 청와대 위기상황센터상황 담당이었던 공군 김아무개 중령은…해작사 지휘통제실 상황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천안함이 파공되고 침몰하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며 “청와대 위기상황센터는 합참 지휘통제실로부터 ‘21시45분 서풍1 발령, 천안함 선저 파공으로 침수 중’이라는 2차 보고를 접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21시45분 합참의 지휘통제반장은 2함대사령부로부터 ‘원인 미상 선저 파공으로 침수중’이라는 상황 보고를 접수한 뒤 상황 파악을 더 하다가 합참의장에게는 22시11분, 국방부장과에게는 22시14분에 휴대폰으로 보고했다”며 “군 최고 지휘부에 대한 최초 보고는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에게는 ‘파공으로 침몰’로, 대통령에게는 1차 ‘서해에서 초계함이 침수’, 2분 뒤 2차 보고에는 ‘천안함, 파공으로 침몰 중’이란 내용으로 각각 보고됐다”고 상세히 기록했다.

[0호] 2015년 04월 17일 (금)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