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능소화과.능소화속의 낙엽성 덩굴식물
가지에 흡착근이 있어 벽에 붙어서 올라가고 길이가 10m에 달한다. 잎은 마주나고 홀수 1회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7∼9개로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바소꼴이고 길이가 3∼6cm이며 끝이 점차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는 톱니와 더불어 털이 있다.
꽃은 6월 말∼8월 말경에 피고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5∼15개가 달린다. 꽃의 지름은 6∼8cm이고, 색은 귤색인데, 안쪽은 주황색이다. 꽃받침은 길이가 3cm이고 5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바소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다. 화관은 깔때기와 비슷한 종 모양이다.
수술은 4개 중 2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이고 네모지며 2개로 갈라지고 10월에 익는다. 중부 지방 이남의 절에서 심어 왔으며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여름이 깊어 가는 계절에는 주변이 온통 초록의 바다가 된다. 늘 푸르름에 지쳐 가버린 화사한 봄꽃을 아쉬워 할 즈음 능소화란 꽃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아지랑이 아롱거리는 옛 시골 돌담은 물론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담, 붉은 벽돌 담까지 가리지 않고 담쟁이덩굴처럼 빨판이 나와 정답게 달라붙어 아름다운 꽃 세상을 연출한다. 가장자리가 톱날처럼 생긴 여러 개의 잎이 한 대궁에 달려있고 회갈색의 줄기가 꿈틀 꿈틀 길게는 10여m이상씩 담장을 누비는 사이사이에 꽃이 얼굴을 내민다. 그냥 주황색이라고 하기 보다 노랑 빛이 많이 들어간 붉은 꽃이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이 든다. 꽃잎은 5개씩 얕게 갈라져 정면으로 보면 작은 나팔꽃 같고 길다란 꽃 통의 끝에 붙어 있어서 옆에서는 트럼펫을 닮았다. 그래서 영어이름은 아예 'Chinese trumpet creeper'이다. 꽃이 질 때는 꽃잎이 하나 하나 떨어져 산화(散花)되는 일반 꽃과는 달리 동백꽃처럼 통 채로 떨어지므로 흔히 처녀꽃이란 이름으로도 불려진다.
꽃은 감질나게 한 두개씩 달리는 것이 아니라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붙어 한창 필 때는 잎이 찾아지지 않을 만큼이다. 벚꽃처럼 한꺼번에 피었다가 한꺼번에 져버리는 섬뜩함도 없다. 한번 시작하면 거의 초가을까지 피고 지고 이어간다.
능소화(凌 花)란 '하늘을 업신여기고 능가하는 꽃'이란 의미가 들어있다. 헷갈리기 쉬운 가운데 자를 소(宵)로 써보면 밤을 능가하는 꽃이 된다. 한마디로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하늘의 밝음은 물론 깜깜한 밤에도 화려한 꽃으로 주위를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경(詩經) 소아(小雅)편에 소지화( 之華)란 이름으로 능소화 시가 실려 있어서 적어도 3천년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던 나무이다. 우리나라의 능소화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을 알려져 있으나 기록에 남아있는 것은 없다. 19C초 유희가 쓴 물명고(物名攷)에 보면 능소화는 자위(紫 )라 하였으며 '야생의 덩굴나무로 영산홍과 같이 붉은 황색을 띠며 꽃에 작은 점이 있고 8월에 콩꼬투리 같은 열매가 달린다'는 기록이 있다. 산에서 어쩌다 만날 수도 있어서 꼭 중국수입 나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망서려 지기도 한다.
동의보감에도 자위라 하였으며 줄기, 뿌리, 잎 모두 약제로 기록되어 있다. 처방을 보면 '몸푼 뒤에 깨끗지 못하고 어혈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과 붕루 대하를 낫게 하며 혈을 보하고 안태시키며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는 내용이다. 추운 지방에서는 월동이 어려워 지금은 주로 중남부에 심고 있으며 화려하기 보다 단정한 꽃이라서 옛날에는 흔히 사찰에서 만날 수 있었다. 수술 끝에 달리는 꽃가루의 끝이 갈고리처럼 생겨서 눈에 들어가면 심한 통증을 가져오므로 유독식물로 알려져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꽃과 잎이 져버리고 겨울에 들어서면 줄기에 마치 가느다란 실을 세로로 덕지덕지 붙여놓은 것 같은 줄기의 뻗음이 세월이 그렇게 많이 지나지 않아도 나무의 무게가 느끼게 하여 한 겨울의 품위도 잃지 않는다.
흔히 보는 능소화 외에 최근에 들여온 미국능소화는 꽃의 크기가 작고 꽃이 거의 처지지 않으며 더 붉은 색을 띠는 것이 차이점이다.
중국 원산이며 낙엽활엽수 덩굴로서 중부 이남에 관상용으로 심고 있다. 다른 물체에 달라붙기 쉽게 빨판을 가지고 있어서 담장이나 벽을 잘 올라간다. 나무 껍질은 회갈색으로 길이 방향으로 잘 벗겨진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홀수 우상복엽이고 소엽은 7∼9개로 달걀모양의 피침형이며 가장자리에는 톱니와 선모가 있다. 꽃은 8∼9월경 원추화서로 나팔모양이며 꽃대는 아래로 늘어지고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고 10여 개씩 꼭대기에 나고 붉은색으로 핀다. 열매는 삭과로 네모지고 끝이 둔하여 2개로 갈라지고 10월에 익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