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단풍

단풍구경

아지빠 2007. 12. 8. 17:35

 

단풍은 가을에 낙엽 직전에 일어나지만 초봄에 새로 싹트는 어린 잎에서도 볼 수 있다. 가을의 대표적인 단풍 식물은 단풍나무과() 단풍나무속()에 속하는 식물들이나 진달래과·노박덩굴과·옻나무과·포도과 등에도 아름답게 단풍이 드는 것이 많다. 또, 초봄에는 남천 등의 단풍도 아름답다. 황엽()으로는 가을의 은행나무가 대표적인데, 느릅나무·포플러·고로쇠나무·피나무·버즘나무 등도 들 수 있다. 초봄에 새로 싹트는 어린 잎은 거의 다 황엽이지만 금방 엽록소가 생겨 신록으로 변하므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단풍은 잎 속의 엽록소가 분해되고, 새로 안토시안이 생성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식물의 종류가 달라도 안토시안은 크리산테민 1종뿐이다. 식물의 종류마다 단풍 빛깔이 다른 것은 이 홍색소와 공존하고 있는 엽록소나 황색·갈색의 색소 성분이 양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황엽은 카로티노이드 색소에 속하는 크산토필류 중 주로 제아크산틴·비올라크산틴 등에 의한 것인데, 이들은 이미 초봄 새싹 때 잎에서 만들어지고 여름에는 엽록소의 녹색에 가렸다가 늦가을이 되어 엽록소의 분해로 다시 표면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가을의 황갈색 잎에서는 타닌성 물질 중 주로 카테콜계 타닌·클로로겐산 등이나 그것들이 복잡하게 산화 중합된 프로바펜이라고 총칭되는 갈색 물질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황엽이나 갈엽()의 색소 성분은 많건 적건 홍엽에도 들어 있어 단풍의 색조 변이의 원인이 된다. 단풍 중에서도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홍엽()이다. 그 원인은 안토시안의 생성에 있다.

가을의 낙엽 직전이나 초봄의 새싹 시기에 어떤 생화학적 작용으로 붉은 색소가 생성되는가는 같은 안토시안으로 물드는 꽃잎 등을 써서 실험한 결과 안토시안 생합성을 하는 출발 물질은 포도당이나 수크로오스 등의 광합성 산물이며, 많은 효소 화학반응을 거쳐 이 색소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가을의 급랭하는 기온, 적당한 습기, 자외선의 양 등이 홍엽의 발현이나 그 미관을 크게 좌우하고 있다. 색소 생성의 출발 물질인 포도당이나 수크로오스가 잎에 축적되면 안토시안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 실증되어 있고, 충해나 꺾여 잎맥이 절단되면 그 앞부분에 당이 축적되어 홍엽이 되거나, 줄기를 둥글게 자르면 같은 이유로 그 위쪽에 있는 잎이 빨갛게 변한다. 낙엽수의 잎에서는 가을이 되면 잎자루 기부에 이층()이 생겨 당 등이 줄기로 이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단풍이 드는 기본적인 요인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당뿐만 아니라 단백질의 분해산물인 몇 가지 아미노산류도 또한 안토시안 색소의 생합성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이것은 늦가을의 한랭한 자연환경 아래에서 잎이 말라죽기 직전에 엽록체의 붕괴로 인하여 세포 내에 아미노산이 축적되어 홍색소의 생성을 촉진하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황엽색소인 크산토필도 원래는 광합성으로 생긴 당에서 출발하며, 해당작용의 산물인 아세트산이나 말론산이 효소적으로 많이 연결되어 생긴 것이다. 갈엽의 주색소인 타닌계 물질은 생합성적으로 보면 홍엽의 안토시안의 경우와 거의 같은 경로를 거치는데, 다만 그 도중에 다른 방향으로 분기되어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홍엽·황엽·갈엽의 차이는 당에서 출발해서 각각의 색소를 만들어내기까지 잎에서의 효소계의 차이와 기온·수분·자외선 등 외부의 자연 조건에 의한 효소작용 발현의 차이가 복잡하게 얽혀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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